카미유를 살해한 후 새로운 정욕에 몸이타올랐을 때는 신혼의 첫날밤을 기다리면서, 신변의 안전이 보장된 다음의 미칠 듯한 환락을 기대하면서 견뎌왔다. 그러다가마침내 첫날밤이 온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별안간 거북해져서불안하게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팔을 뻗어서 정열적으로 껴안기만 하면 되는데, 그들의 팔은 이미 사랑에 지치고 포만해진 듯이 힘이 없었다. 낮의 심한 피로가 그들을 더욱 짓누르고 있었다. 그들은 그처럼 말없이 냉정하게 있는 걸 괴로워하면서도 욕망을 느끼지 않고 두려움이 섞인 거북한 태도로 서로 바라보고있었다. 그들의 불타는 꿈은 이상한 현실에 부딪혔던 것이다. -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