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록과 마굴리스의 가이아 이론이 지구 행성을 "살아 있는체계"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체온과 혈액의 화학작용과 조절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듯이, 지구의 조절도 지구에 거주하는 생물들 사이의 수십억 년에 걸친 상호 작용에서 진화한 것이다." 그렇기에 "당연한 추론으로 생물이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표면이 곧 생물이다. [……] 생명은 지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지구는 살아 있다. 이것은 철학적 주장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에 관한 생리학적인 진실이다"
생명을 환경과 생물권의 얽힘과 상호 작용 관계로 바라보는가이아 이론의 관점은 인간 활동으로 지구 환경이 파괴되면서 그영향이 생물권과 인간에게로 되돌아오는 기후 위기의 시대, 인류세‘의 시대에 다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가이아 이론에서 보면, 생명의 ‘살아 있음‘은 지구 행성의 ‘살아 있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실상 같은 문제로 인식된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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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의 앞쪽에서 슈뢰딩거가 말한 ‘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자. 나는 자연법칙 안에서 존재하며 살아간다. 내 몸은자연의 원리와 법칙을 어김없이 따른다. 나는 지각하고 판단하고예견하며 책임을 생각하는 의식적인 정신으로서 그런 몸을 제어하며 살아간다. 너와 나는 본디 같은 의식으로 각자 삶의 경험과기억을 담으며 각자의 나를 만들어 간다. 나와 세상은 모두 동일한 요소로 구성된 하나이다. 나와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며, 나와다른 이, 다른 생물, 다른 사물도 역시 근본적으로는 하나로 연결된다.
그런 나는 내 몸의 삶과 세상의 변화와 더불어 늘 ‘됨’으로서변화한다. 새로운 경험과 기억은 나를 새롭게 하지만, 나는 경험과 기억의 총합 그것만이 아니므로 기억 상실로 나를 상실하지는않는다. 그렇게 보면 나를 이해하는 데에는 내가 지금 어떤 경험과 기억을 쌓아 가고 있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할 터이다.
기계적인 결정론이 지배하는 자연법칙, 그 법칙을 따르는 내몸은 고도의 질서를 유지하는 유전자 분자가 톱니바퀴처럼 작동하는 시계 장치와 같다 하더라도, 그런 내 몸에서 나는 여전히 자유의지로써 새로운 경험과 기억으로써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간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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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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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는 의복을 음미하는 것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통해서 지연에 수반되는 이득을 예시했다. 알베르틴과 게르망트공작부인은 모두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알베르틴은 돈이 없었고, 공작부인은 그야말로 프랑스의 절반을소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공작부인의 옷장에는 옷이 넘쳐흐를지경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뭔가를 볼 때마다, 그녀는 재단사를 불러왔고, 그녀의 욕망은 사람 손으로 바느질이 가능한 속도로는 최대로 신속하게 충족되었다. 반면 알베르틴은 거의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으며, 뭔가를 사기 전에는 오랫동안 생각을 거듭해야 했다. 그녀는 옷을 연구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들이며, 특정한 코트나 모자나 실내복을 꿈꾸었다.
그 결과 알베르틴은 비록 공작부인보다 옷은 더 적었지만,
옷에 대한 이해나 음미나 사랑은 훨씬 더 컸다.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방식에서의 모든 장애물과 마찬가지로……… 가난은 부유보다 더욱 너그러운 것이며, 차마 구입할 수 없는 옷들보다도 더 많은 뭔가를 여성에게 제공한다. 그 뭔가는 바로 그 옷들을 향한 욕망이며, 그 욕망은그 옷들에 대한 진정하고 세부적이며 완전한 지식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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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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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는 의복을 음미하는 것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통해서 지연에 수반되는 이득을 예시했다. 알베르틴과 게르망트공작부인은 모두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알베르틴은 돈이 없었고, 공작부인은 그야말로 프랑스의 절반을소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공작부인의 옷장에는 옷이 넘쳐흐를지경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뭔가를 볼 때마다, 그녀는 재단사를 불러왔고, 그녀의 욕망은 사람 손으로 바느질이 가능한 속도로는 최대로 신속하게 충족되었다. 반면 알베르틴은 거의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으며, 뭔가를 사기 전에는 오랫동안 생각을 거듭해야 했다. 그녀는 옷을 연구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들이며, 특정한 코트나 모자나 실내복을 꿈꾸었다.
그 결과 알베르틴은 비록 공작부인보다 옷은 더 적었지만,
옷에 대한 이해나 음미나 사랑은 훨씬 더 컸다.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방식에서의 모든 장애물과 마찬가지로……… 가난은 부유보다 더욱 너그러운 것이며, 차마 구입할 수 없는 옷들보다도 더 많은 뭔가를 여성에게 제공한다. 그 뭔가는 바로 그 옷들을 향한 욕망이며, 그 욕망은그 옷들에 대한 진정하고 세부적이며 완전한 지식을 만들어낸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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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환대가 재분배를 포함한다는 점을 확인하기로 하자.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것 또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 그가 편안하게사람을 연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하여 그를 다시 한 번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회 안에 자리를 갖는다는것 외에 다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연기하려면 최소한의 무대장치와 소품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는 공간, 갈아입을 옷, 찻주전자와 차를 살 돈 같은 것 말이다. 그러므로 환대는 자원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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