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을 위한 학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8
사샤 소콜로프 지음, 권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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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을 위한 학교-사샤 소콜로프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살아가는 곳을 낯설어했던 작가는, 그 낯선 곳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다 진짜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그가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자신의 고향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에너지를 듬뿍 모아 쓴 소설이 <바보들을 위한 학교>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곳곳에 낯설은 에너지가 가득하다. 언어는 표류하고,이미지는
확실성없이 끊임없이 변하고,현실과 상상은 서로 교류하며,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이념과 철학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정신을 못차리고,정치는
휘발되어 사라진 상태로 잠깐의 냄새만 남긴다. 사람들도 그 혼란 속에 헤매다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 모르고,주인공 나는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다 자신이 정상을 아님을 공표한다.
기억은 자신이 기억이라 주장하지만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시간은 역류하며 세상을 뒤집는다.
역사도,예술도,모더니즘도 사라진 이 이상한 소설의 대지에 오직 바보들을 위한 학교에 대한
이야기 또한 확장과 축소와 변화를 계속한다.
여기에서 무엇이 진실이고,무엇이 거짓인가. 아니 여기에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있기는 한가.
여기에 있는 것은 오직 불확실성뿐이 아닌가.
이 포스트모더니즘의 대지에 무엇이 남아있을까.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이 꽃핀 현대야말로
진짜 바보들을 위한 학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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