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 원전과 뜻풀이로 읽는 유학 사상의 진수 현암사 동양고전
이동환 역해 / 현암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서삼경>의 하나로서 유학의 기본적인 틀을 설명해주는 책. 굳이 이야기해보면, <대학>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지선(止至善)의 '3강령'과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8조목'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한 판타지가 유학에 존재함을 느꼈다. '아니 유학에 무슨 판타지가 있냐?'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해 말해보겠다. 유학에서는 한 개인이 자기자신을 갈고닦아 도덕적으로 이상적인 모습에 도달하면 다른 이들도 거기에 감화되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와 천하의 사람들까지 감화되어 더 좋은 세상이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궁금한 건, 과연 '그게 진짜 가능하냐'는 점이다. 내가 어떤 도덕적인 이상에 도달한다고 해서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따라 도덕적인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국가와 천하의 사람들이 나를 따라 어떤 도덕적인 이상 상태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건 마치 '도덕의 마법' 같다. '도덕'이라는 어떤 '마법의 주문'이 내 몸에서 품어져나와 다른 이들을 감염시키고, 더 나아가 국가와 천하의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마법의 상태. 판타지로서나 가능한 이상의 상태를 설정해놓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당위'의 논리를 설득하는 느낌이랄까. 차라리 개인의 도덕이나 윤리에 대한 지나친 강요보다는 그런 것들이 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체계에 대한 논의가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양보해서 우리 모두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논리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식의 논리는 현대적인 독법이 만든 논리이고, 실제로 과거에 유학을 공부한 이들은 저런 판타지를 현실로 받아들였을 것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아직도 유학은 관심을 가지고 읽는 텍스트 속의 사상이지만 현실로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철학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