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미학 에세이 - 예술의 눈으로 세상 읽기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

1.
진중권의 정치평론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다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저랑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요. 젊었을 적의 저는 그의 정치평론도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치평론에서 들리는 그의 말에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정치평론에서 보이는 공격성을 감당하지 못한다고나 할까.

2.
그런데, 그의 미학 관련된 글은 좋아합니다.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미학관련 글을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잘 쓰는 작가이기도 하고,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구축하려는 모습도 좋아 보이고, 무엇보다도 꾸준하게 미학 관련된 글을 쓴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제 머리속에서는 한국의 미학관련 글중에서 진중권 책은 읽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3.
저의 사고체계에 따른다면 <미학 에세이>도 읽어야 하는 당위가 성립됩니다. 그 당위에 따라 읽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미학적인 이론과 사고를 바탕으로 세상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듯한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아놓은 책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당혹스러움이 찾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예술이나 미학관련 책을 읽으며 제가 이해가 힘들었던 건, 사도-마조히즘이나 분변증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이라서 그랬던 것인데요, <미학 에세이>를 읽으며 어느 순간 무언가가 확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 분변증은 제가 알 수 없는 것이라서 미지의 영역이지만, 사도-마조히즘 관련해서는 이 책을 읽고 조금 더 관찰의 대상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넘겨버렸다면, 이제서야 들여다보고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제가 그쪽 관련 성향이 있는 건 아닙니다.(^^;;)

4.
책을 다 읽고 나서 갑자기 묵혀두었던 신체 어느 일부분의 통증이 밀려옵니다. 위에서 적은대로 이 고통을 견디면 쾌락이 올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통증이 사그라드네요. '어~~ 그러면 이걸 쾌락으로 느낄 수 있는 것 아니야?' 하는데 다시 통증이 밀려옵니다. 아~~~ 아파서 눈물이 납니다. 쾌락은 개뿔!!! 아파 죽겠는데 무슨 쾌락이야. 오직 고통이 사라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직 저에게 사도-마조히즘은 알 수 없는 영역인가 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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