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 좀비 섬의 비밀 마인크래프트 공식 스토리북
맥스 브룩스 지음, 손영인 옮김 / 제제의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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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아이는 전부터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몹시 좋아했지만, 시력문제 때문에 제재를 하고 있는 중이라 요즘은 티비로 마인크래프트 유명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고 있어요. 처음에는 게임이니까 그냥 좋아하는가 싶었는데 주변 아이들도 마인크래프트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픽셀로 만들어낸 세상이 뭐가 그렇게 재미있을까 궁금했지요. 그래픽 좋은 게임도 많은데 왜 아이들이 마크마크 하는걸까? 하고요.

아무튼 마인크래프트 관련서적이 요새 많이 보이길래 책을 권해서 아이가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살살 달래주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스토리북이 새롭게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았답니다.

 

[제제의숲 / 마인크래프트 - 좀비 섬의 비밀]은 《월드워Z》의 세계적인 작가 맥스 브룩스(Max Brooks)와 마인크래프트 제작사인 모장(MOJANG) 스튜디오가 함께 손을 잡고 만들어낸 판타지 시리즈 중 제 1권이예요.

일단 그냥 마인크래프트 스토리북이라고 해서 선택했는데, 책을 받아보니 이건 동화책이 아니라 거의 소설책 수준이네요.

생각보다 글밥이 꽤 된답니다.

안그래도 올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기에 이제는 학습만화책이나 그림책 대신 글밥이 좀 있는 책을 읽혀주려 했는데 주제가 아이가 마침 좋아하는 아이템이기도 해서 그냥 좋았어요.

책 속 이야기는 물에 빠진 주인공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마치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마인크래프트 게임도 혼자 시작해서 혼자 막 돌아다니면서 하는거니까요. (아이에게서 게임을 멀티로 할 수 있다고는 듣기는 했었는데..)

아무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물 속 깊이 빠진 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수면 위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험이 시작한답니다.

어느날 갑자기 홀로 섬에서 깨어났다고 상상하면 무척 외롭고 끔찍하잖아요. 주인공도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힘들게 헤엄쳐서 겨우겨우 어떤 섬에 도달하게 되는데 어머나, 이곳은 우리가 알던 세계와 전혀 다른 곳이예요.

바로 마인크래프트 세상속으로 들어선게 된거지요!

책을 읽다보면 정말 상상력의 세상은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아이 말에 의하면 모두 마인크래프트에서 친숙한 모습이래요.

실상 마인크래프트가 애초에 어떤 스토리가 있는 게임도 아니잖아요.

헌데 제가 보기엔 이야기가 꽤 디테일하고 재미나더라구요. 물론 마인크래프트를 잘 알고 플레이 해본 적이 있다면 더 재미나게 읽을수 있겠구요.

아이는 마치 자신이 게임 속 세상에 들어선듯 '아 그래서 그랬구나!' '맞아 거기서 이게 나오지!' 하면서 혼자 중얼중얼 이야기하면서 책을 읽어 내려 가더라구요. 기존 게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험이지만 그래도 아이가 글을 머릿속에 그림 그려가며 읽는다는게 엄마는 크게 합격점을 줬네요.

'어머나 세상에, 우리 아이가 이 긴 긴 내용을 지루해하지도 않고 계속 읽네!' 하면서 놀랐지요.

저희 아이는 마인크래프트 책이 아니라면 글밥이 이렇게 많은 책, 절대 쳐다보지도 않았을게 뻔하거든요.

근데 정말 재미나는지 잠에 들기전까지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어요.

아직 어휘력이 부족해서 가끔 모르는 단어나 문장이 있어서 읽다 막히기도 하는데 몇 번은 그 단어가 무슨 뜻이냐고 묻다가 나중에는 그냥 본인이 이해하는 만큼만 읽겠다면서 혼자 의자에 앉아 조용히 독서했어요.

저는 처음에 솔직히 글밥은 좀 되지만 재미는있을지라도 이 책이 내용면에서는 어떤 감동이나 교훈이 있을거라 기대하지 않았어요.

헌데 뒤로 갈수록 책이 주는 교훈도 좀 있긴 하네요.

마인크래프트 게임 속 세상이나 책 세상에서는 주인공이 홀로 고군분투 해요. 위험에 쳐했을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모습도 나오구요.

그런면에서 아이도 조금 느끼고 깨닫는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집에 혼자 있는것도 무서워하고 낯선 활동은 무조건 싫다는 말부터 하는 아이들에게 '모험' 만큼 용기를 주는 스토리도 없어서 이 책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거나 한번쯤 마인크래프트 세상이 궁금했던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어요.

매일 방과후에 3일동안 읽고나서 책 너무 재미있었다고, 다음권은 언제 나오냐고 궁금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책이 주는 즐거움은 덤으로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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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상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4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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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칼데콧 상을 여섯번이나 수상한 그림책의 거장이 만들어낸 책은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시간상자'는 오래전 인터넷에서 책소개를 읽고 우리 아이들에게 한번 보여줘야지 했던 책인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어요.

가로로 커다란 그림책은 펼치는 순간 시원한 바다와 함께 한 소년이 등장해요.

밀려오는 파도에서 수중카메라 라고 적힌 오래된 사진기를 발견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현상을 해보고 그 안에 들어있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답니다.

왜냐하면 그 사진안에는 기계로 작동되는 물고기, 책을 읽고 있는 문어, 기구를 타고 나르는 물고기, 게다가 작은 우주생물들까지!! 신비한 바닷속 세상이 다양하게 찍혀 있었기 때문이였어요.

우와~ 과연 이 카메라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소년은 다른 사진들을 보고 또 한번 놀라는데, 사진을 들고있는 소녀안에 다시 다른 아이가 사진을 들고 있는 사진, 그 안에 또 다른 아이가 사진을 들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거든요! 그리고 현미경을 통해 최초로 찍힌 아이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어요!

이 소년이 최초 이 카메라의 주인공이였을까요? 그건 알 수 없지만 이제 소년은 할 일이 생겼어요.

바로 자신이 소녀의 사진을 들고 사진을 찍는 일이요. 그리고 카메라는 다시 바다로 보내주며 이야기가 끝난답니다.

 

책 이야기를 하다보니 줄거리를 다 적어버렸는데, 사실 이 책은 대화 내용이나 지문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아요. 말 그대로 '그림만 있는 그림책'이죠.

그래서 그림을 쭉 이어보면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혼자만의 상상력을 더 넓은 내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멋진 책이랍니다.

저는 책을 본 뒤에야 왜 이 책의 제목이 '시간상자'인지 알 수 있었어요.

모두 다른 시간대에 다른 지역에서 각자 다른 모습으로 만난 아이들이지만 카메라 안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했기 때문 아닐까요.

하교를 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보았어요.

처음에는 책에 글씨가 없어서 동생이 보는 책 아니냐며 의심하다가 글씨가 없어서 좋다고 했고, 카메라가 찍은 사진들을 보고 한번 웃었어요.

책을 다 보고 난 뒤에는 재밌는 내용이네~라는 짧은 감상평을 남겼어요.

그런데 왜 소년이 카메라를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바다로 다시 던졌는지, 카메라는 바닷물에 왜 고장이 나지 않은건지 이상한 부분을 짚어가며 엉뚱한 호기심을 갖더라구요. ^^

그리고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들고 사진을 찍고 하는게 신기하다면서 자기도 해보고싶다고 하는데 즉석 사진기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위해서는 책을 많이 보여주라고 하지만, 정형화된 그림과 글은 아무래도 상상력의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시간상자] 책은 스스로 지문과 줄거리를 만들어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였어요.

유아들부터 초등학교 고학년도 어른들도 보기 재미난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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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김재식 지음, 김혜림 그림 / 쌤앤파커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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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by 김재식

 

SNS을 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책 소개에 의하면 저자는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대표 커뮤니티 같은 SNS에서 꽤 유명한 분이였다. 솔직히 나는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전작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도 무척 유명했던 책인 모양이다.

책을 펼쳐보니 총 8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목차만 보고 이 책 시집이였나? 했는데 사랑에세이란다.

시작은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나눌 게 없고 바람 불어 차가워진 그 마음에 사랑을 주기는 커녕 주는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며 버리지 못한 마음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리고 이어진 '어떤 날의 생각'이라는 편에서 '만약 그때 그 사람을 그렇게 놓쳐버리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라고 묻는데 이건 가끔 한번씩은 생각해봤던터라 다음을 진지하게 읽었더니,

'미련은 되돌리지못할 그때의 시간을 억지로 끌어와 지금에 두려 하기 때문에 힘겹다'라고. '그리고 그 대가로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하고 나를 꾸짖었다. 그러게.. 나는 이미 지나버린 것에 대한 미련이 뭐 그리 많이 남았던걸까.

가끔은 사랑하기 너무 좋은 나이인 친구들이 '지금은 연애를 쉬고 있어요.' '사랑할 시간이 없어요' '사람 만나기 어려워요' 라고 고민을 털어놓는데 나는 그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사랑은 시간맞춰 오는것도, 내 상황을 봐주며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저자의 생각도 나와 같은것 같다. 사랑의 아픔으로 혹은 두려움으로 사랑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과감하게 '이별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며 사랑하기 앞서 이별을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니 말이다.

맞다! 읽다보니 이 책은 사랑 에세이라기 보단 사랑 치유서에 가깝다.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고, 사랑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딱 좋은 문구를 담아본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만이

사랑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지난 일들을

붙잡고 있다 보면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놓치게 된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다.

 

나를 울게 한 것도 사랑이지만

다시 웃게 하는 것도 사랑이기에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책은 사랑하기 좋은 청춘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였다.

나이가 들었다고해서 사랑에 대한 설렘과 열망이 없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스무살도 아닌데' 왜이러고 있는지가 아니라 '스무살이 아니기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분히 시작해도 좋다고 말한다.

또, '그 사람 잘못은 아니다' 편에서는 기혼자가 읽어도 좋은 내용이였는데,

나에게 꼭 맞는 사람을 만날수는 없다며 포기할것은 포기하고 지켜야 할 것은 맞서 싸우면서 그렇게 맞춰가라고 말한다. 가끔 생각이 너무 다를땐 이 사람과 내가 잘 안맞는거 아닌가? 싶을때도 있지만 서로 조율하며 맞춰가는 과정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였다.

매일 가족에게 사랑해라고 버릇처럼 말하고 드라마나 연애소설을 읽고 좋아하면서도 진지하게 사랑에 대한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어머, 나에게도 사랑에 목을메고 가슴 두근거리고 아파하던 때가 있었지! 라고 돌아보게도 만들고 우리가 아프고 다치면서도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하는 이유가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이 메마른 사람, 사랑에 목마른 사람,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람 모두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스스로 연애를 쉬고 있다는 친구들에게 더욱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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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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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럽게도 이 소설 이야기는 한 남자가 시체 유기를 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정확히는 시체의 일부분 '머리' 뿐이지만.

또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책 제목만큼 엽기적인 이 사건의 범인은 시체를 유기한 당사자 '시라이시 가오루' 라고 처음부터 시원하게 밝히고 시작한다. 

(어라? 신기하게 작가의 이름과 주인공의 이름이 같네!)

그런데 초반을 읽으면 자꾸 의문이 든다. 그는 정말 그의 머리를 자른게 맞을까?

시라이시 가오루는 대기업에 다니고는 있지만 그는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다.

물론 사이코패스처럼 겉과 속이 다른 살인마들도 많지만 이상하게도 시라이시 가오루는 전혀 그런쪽으로 보이지 않는다. 분명 본인의 손으로 머리를 자르고 자신의 집 냉장고에 나머지 시신을 두었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동료와 술 한잔 걸치기도하고, 당돌한면이 있긴하지만 회사내에서 자신의 일도 똑부러지게 해내며, 나름 여자에게 좋아한다는 고백도 받는 그가 사람이 많은 곳에 일부러 머리를 갖다 놓았다. 헌데 자신이 그 범인임을 밝히고 싶은것 같으면서도 반대로 방문했던 경찰에게 잡힐까봐 걱정하는 말투도 나온다.

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왜 그녀의 머리를 잘라야 했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주인공이였다.

 

이곳에 있는 것은 나와 머리 없는 시체인 그녀뿐이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눈치가 빠른 동료 노다와 비서실장은 그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긴 하지만 설마 그가 살인을 저지를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집이 비워져있는 사이 냉장고 속 그녀의 손가락이 잘리고 또 한번 시체 일부가 유기 사건이 보도 된다. 헌데 이번 일은 그가 한 일이 아니다.

처음 머리를 유기 했을때 협박 전화가 있긴했지만 무시했던 일을 떠올리며 그 전화 협박범이 한 일이라고 추측하고 문단속을 하는데, 도쿄 지진과 정전이 있던 날 밤 그와 마주하고 공격 당하기까지한다.

그 사람은 또 누구이고 죽은 여자와는 어떤 관계인건지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호기심이 가득해지는 이 책은 후반부에 가서야 모든 의문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어쩐지 사이코패스라고 치부하기에는 여러모로 친절한 모습이 자주 등장해서 결코 범인이라고 의심되지 않았는데 모두 이유가 있었다.

 

마치 만화책 표지를 연상시키는 표지 탓에 가볍게 읽을만한 추리소설 책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외로움이 담겨있다. 쏟아질듯 많은 사람들 속에서 관계를 맺여가며 살아가지만 결국 방안에 돌아오면 홀로 남게되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사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그런 씁쓸함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는 감정선이 다르게 무덤덤하고 세상 일에 뚱한 주인공이 무척 독특하고 이상하다 여겨졌지만,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

(물론 끝까지 그녀의 본명은 알지 못했지만) 목을 잘라 내놓지 않으면 그녀가 누군지,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일까.

가독성이 좋고, 재미있는 책이였다.


 "유일무이한 인간은 세상에 없어요. 그저 그 사실이 주변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밝혀지면 안 되니까 다들 필사적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자기 일이나 입장이 중요하다고 믿으려 합니다. 죽기 싫어서가 아니에요. 자기 자신이 사라져도 세상은 나아간다는 진실을 인정하기 괴로워서죠. 대부분 인간이 삶에 집착하는 이유는 고작 그런 것이고 세상은 다 그런식으로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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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 살인 사건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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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서 여성이 비교 대상이 된다는건 대부분 '외모'라는게 씁쓸한 현실이다.
소설 속에서 살해 당한 '미키 노리코'는 사람들 기억속에 '엄청 예쁘다'고 상기되는 여성이였고, 반대로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 '시로노 미키'는 평범한 여성이였다. 그런데 어쩐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듣게되는 시로노 미키는 미모 열등감에 휩싸인 사람이 되어 버려 있었다. 당사자인 본인은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물론 한 쪽의 외모가 유독 특출나는 경우, 상대적으로 반대쪽은 주눅이 들 수 밖에 없을거라는게 통상적인 생각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그런 감정을 갖는다는 건 아닌데 '시로노 미키'의 입장은 사람들의 인식속에서 자유자제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외모 이야기 뿐 아니다. 사람은 상대적이라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행동과 말투 등이 달라지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순진하고 착하게 보이는 사람이 또 누군가의 눈에는 둔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으로 비춰질수 있는데 살인사건이라는 큰 사건 앞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은 이미 살인자라는 전제하에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사람을 함부로 험담하거나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내는 건 참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참 쉽게 그것을 하고 있다. 이 소설은 그것에 대한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기억으로 구성된 과거와 타인의 구성으로 된 과거, 진실은 무엇인가.

소설은 계곡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이 떠오르고 한 주간지 기자에 의해 그 여성에 관해 회사 동료와 친구들, 고향 마을주민들과 가족까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각자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사건과 맞춰가며 쏟아낸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또다른 기삿거리가 된다.
피해자와 용의자의 외모 평판, 연애 스캔들, 사내에서 소소한 물건이 하나씩 없어지던 일부터 캐캐묵은 어린시절 사건까지 들춰내며 한 인간의 일생을 낱낱히 파헤치는 내용들은 어쩐지 무섭게만 느껴졌다.
내가 만일 그런 입장이 되어있다면, 나의 동료와 친구들, 가족은 나를 어떻게 이야기 해줄까, 그동안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등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나 역시 한번은 말도 안되는 스캔들로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들려온 이야기는 가까운 친구까지도 그 스캔들을 맞다고 믿고 있었기에 그것이 더 충격적이였다. 만약 누군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기회가 온다면 그 작은 해프닝은 다시 회자되고 크게 부풀려질 것만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진행은 먼저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잠시 몸을 숨겼던 용의자 당사자인 '시로노 미키'의 입장에서 글이 쓰여진다.
책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책 뒷부분에 주간지 기자가 썼다는 신문기사와 그의 SNS내용이 담겨 있는데 나를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해 멋대로 이야기하는 것도 속터질 일인데, 나를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으니 본인으로서는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부모님까지 나를 끝까지 믿어주지 못하고 용서해달라는 둥 엉뚱한 말을 해버리다니.. 그녀는 사건이 모두 마무리 된 후에 일상으로, 그녀의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전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을까?

저는 제 과거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문제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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