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그저 사람을 해치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촌이었다.

나는 자연을 존중하여 함께하는 것이 한국문화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신이 많이 피폐해진 지금, 우리의 본질을 일깨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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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리포트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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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생각하지 않은채 당장의 이윤만을 추구한 기업, 연구비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기업에게 유리한 연구자료를 제공한 교수들과 연구기관들, 이러한 기업을 걸러내지 못한 정부. 이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발생한 가습기살균제 대참사. 이러한 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속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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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함께 읽고 있는 ‘세이노의 가르침‘에 나오는 내용도 그렇고, 이 책의 내용에서도 그렇고 ˝참,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말이 너무나도 와닿는다. 모든걸 철저히 의심해보고 생각해보면서 판단하는게 정신적으로 굉장히 번거롭고 피곤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 세상살이이고 현실이다. 정말 믿을게 아무것도 없다. 이러한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뭐가 참이고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는 수밖에는 없는듯 하다. 이것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OECD에서는 독성 시험에 있어서 GLP를 "의약품, 농약 및 화학물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하여 실시하는 각종 독성 시험과 환경독성 시험에 대한 제반 준수사항을 규정(운영체계, 적정 인원 및 적정시설)함으로써, 시험과정 및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KCL의 독성 시험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공신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 P169

한 서울대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일단 갑을 관계잖아요. 갑이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용역 방향을 적어줘요. 저희 입장에서 농도를 결정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안 되죠. ‘KCL에서는 고농도로 하고 서울대는 그거보다 낮은 저농도를 해라‘ 그러면 하는 거예요." - P177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원 박사는 연구의 미흡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동물실험 또는 입자 발생 실험은 다 ‘워스 케이스worse case, 최악의 조건‘를 기본으로 하는 거예요. 이거는 학계의 기본이에요. 워스 케이스, 가장 나쁜, 최악의 경우. 최악의 경우보다도 훨씬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을 했을 때 문제가 없어야지 사람한테 안전한 거예요." - P178

"누구의 살인교사 청부를 받아서 살인을 하듯, ‘청부 연구‘ . ‘청부 과학자‘ 들이 있죠. 그런데 그것은 대한민국에서 이번 연구를 담당했던 사람들만 하느냐? 아니죠. 학계에서 상당히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 P180

조폭, 검찰, 언론. 거래는 끝났다.
- 영화 《내부자들》 - P188

‘내부자들‘은 사회과학 이론에 나오는 침묵의 카르텔을 기반으로 한다. 침묵의 카르텔이란 한 사회가 특정 이해집단에게 불리한 문제가 있을 때 비이성적으로 침묵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불법 비자금 조성‘같이 충분히 문제제기가 필요한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도 한다. - P190

영화 《내부자들》보다 6개월 늦게 개봉했지만 더 사실적이고, 더 완성도 높은 ‘침묵의 카르텔 깨기‘ 영화가 있었다. 바로 《스포트라이트》다.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이라는 은폐된 진실을 꿰뚫는 취재였다. 용기 있고 포괄적인 보도로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영향을 줬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 교회의 변화를 가져왔다. - P190

‘거악이 은폐하거나, 대중이 미처 알지 못하는 내용을 끈질기고 독자적으로 파헤쳐,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

탐사보도는 이렇게 정의된다. - P191

시한부 기소중지는 전문가 감정 등이 필요할 경우 일정 기간 수사를 중지하는 검사의 처분이다. - P196

소송 대표 백승목씨는 "죽은 사람은 있는데 처벌 받은 사람은 없다. 법적으로 살인죄인지 과실치사인지 모르지만 유족들로서는 살해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P197

옥시는 2011년 ‘폐 손상 사망‘논란이 일자 기존 법인을 청산하고 새 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옥시는 법인의 민, 형사상 책임을 피하게 됐다. 반성은커녕 편법과 꼼수를 쓰느라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또 보건복지부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 폐 손상의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옥시는 KCL에 실험을 의뢰했다. 역학조사를 반박하는 결과를 의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KCL에서 ‘제품과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해당 보고서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옥시는 더 나아가 서울대, 호서대 연구팀에 각각 용역비 2억 원씩을 주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뒤집는 실험 결과가 나오도록 요청도 했다. 또 피해자들이 홈페이지에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는데, 옥시는 이를 검찰 수사 직전에 삭제했다. - P199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속이지 않더라도 자기가 먼저 스스로를 속이기 때문이다.
- 중국 고전 《채근담》 - P204

자공 : 정치는 무엇입니까?
공자 :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풍족하게 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것이다.
자공 : 부득이하여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 : 군비를 버린다.
자공 : 부득이하여 한 가지를 더 버린다면 나머지 둘 중 어느 것입니까?
공자 : 식량을 버린다. 백성들이 믿지 않으면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 - P206

신뢰는 나라와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공자는 정치의 가치로서, 신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백성과 왕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면 그 어느 것도 지킬 수 없음을 간파했다. 《논어》에서 나오는 이 대화는 동아시아 사회에 ‘무신불립‘의 지도 이념을 만들어냈다. - P206

‘지략과 국가전략의 교과서‘로 통하는 《삼국지》에는 화려한 병법과 다양한 인간관계가 등장한다. 조조나 손권에 비해 지략이나 군사력이 뒤졌던 유비가 삼국의 한 맹주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신뢰였다. 유비가 관우, 장비와 맺은 도원결의는 삼국지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날, 세 사람이 맺은 형제의 예는 평생 서로를 굳게 믿겠다는 신뢰의 결의였다. 유비는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신뢰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 P206

예부터 누구든지 죽지만, ‘사람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군대를 빌릴지라도 이곳으로 꼭 돌아올 것입니다. - P207

이처럼 무신불립은 신뢰가 없으면 개인도, 정치도, 국가도 존립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신뢰를 뜻하는 영어 ‘trust‘의 어원은 ‘편안함‘을 의미하는 독일어 ‘trost‘ 에서 왔다. 신뢰가 없으면 평화도 정치도 성립할 수 없다. - P208

그렇다면 가습기살균제 대참사에서 우리 정치권은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외면하거나, 그들의 도움을 거절하기까지 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정부와 기업, 대형로펌의 편에 섰다. 그들은 나라의 존립 근거가 어디인지 잊고 있었다. 결국, 엄마들은 여의도를 믿을 수 없었다. - P208

국회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법을 만들고 고치거나 없애는 ‘입법‘이다. - P210

"1명의 다윗이 10명의 골리앗과 싸우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다윗이 아니라 건강을 잃은 다윗, 가족을 잃은 다윗들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 P211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4만여 종에 이른다. 2009년 ‘석면 베이비파우더‘사건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기들의 몸에 바르는 베이비파우더에 함유되어 파장을 일으켰다. 고환암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파라벤 치약, 생식독성 유발물질 프탈레이트 장난감.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참사까지 유해화학물질의 안전관리에 대한 심각한 문제는 사실 그전부터 끊임없이 있어왔다. - P215

이러한 논란이 일깨워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유해화학물질의 유출을 미연에 막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특히 기업들이 독성여부도 모르는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국민에게 인체실험을 실시하는 현 구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본이 법이다. 가습기살균제의 ‘살인물질‘도 법의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졌었더라면 세상 밖으로, 그것도 대기업의 옷을 입고 버젓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완전 무해 친환경‘이라는 광고 카피까지 달며 나왔다. - P215

대한민국은 대표적인 위험사회다.
- 울리히 벡 - P222

벡은 외형적 성장과 개발을 통한 선진국화만 추구하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위험과 안전의 문제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봤다. 전문가 집단과 기업의 독점이 심화되면서 위험이 더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연구를 청부하여 유리한 정보만 내세우며 거짓된 사실을 유포했다. ‘신뢰‘를 가장한 기업은 그럴듯한 브랜드를 내세워 유해한 상품을 대중에게 판매했다. - P224

벡은 크게 세 가지 가정을 타파하면서 위험사회의 윤곽을 잡았다.

가정 1 현대 과학기술은 인류를 더 안전하게 하는가. 아니다. 고도 기술이 고도 위험을 만든다. 원자력 발전처럼 거대한 기술복합체가 인류에 더 큰 위험을 안겨준다.

가정 2 위험은 통제할 수 있는가. 아니다. "첨단기술로 위험을 막을 수 있다." , "확률적으로 도저히 일어나기 어렵다"는 예측이 번번이 빗나간다. 일본 쓰나미가 대표적이다.

가정 3 위험에 국경이 있는가. 역시 아니다. 세계화 진전과 사고의 대형화로 위험의 경계는 무너진다. 일본 원전 사고의 여파는 동아시아 전체를 위협한다. - P224

이처럼 위험사회를 떠받치는 요소는 고도 기술과 불확실성, 세계화다. 달리 표현하면 인류의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여기던 ‘근대성‘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자는 것이 위험사회론의 핵심이다. - P224

벡은 위험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원자력 사고를 꼽는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현대의 위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를 파멸로 치닫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체르노빌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6,000 명이 넘고, 수많은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후쿠시마 역시 거주지는 버려졌고 지방경제는 회복하지 못할 타격을 입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재앙이었던 만큼 아무도 피해가지 못했다. - P225

2014년 한국에 방문했던 벡에게 "한국을 위험사회로 보느냐"고 질문을 했다. 벡은 주저 않고 "한국은 대표적인 위험사회"라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기술화, 세계화, 근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사회는 근대화를 완성하는데 150년 이상 걸렸지만, 한국은 불과 50년 만에 이뤄냈다는 것이다. - P225

사실 그의 진단보다 한국은 더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 거대한 무선망으로 촘촘히 연결된 초정보사회면서 성장이나 근대성에 대한 성찰은 극히 약하다. 그러다 보니 한국 사회는 신뢰와 안전 문제가 방치되어 크고 작은 위험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 P225

그렇다면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로 가습기살균제 대참사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을까. 위에서 제시한 위험사회론의 세 가지 가정을 가습기 사태에 적용해보자.

가정 1 현대 과학기술은 인류를 더 안전하게 하는가. 아니다. 가습기살균제라는 첨단 화학기술의 산물이 한국 사회에 큰 위험을 안겨줬다.

가정 2 위험은 통제할 수 있는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은 가습기살균제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가정 3 위험에 국경이 있는가. 역시 아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회사는 영국계였다. 그들은 국경 저 너머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국내에서 일어난 대형 참사 중 벡의 ‘위험사회‘에 가장 적합한 사건은 가습기살균제 대참사라고 할 수 있다. - P226

다행히 노련한 사회학자는 겁을 준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위험사회를 탈피하기 위해 산업사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봤다. 벡은 이를 ‘성찰적 근대화의 과정‘이라고 불렀다. 경제성장과 이익 측면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위험을 철저히 봉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개인과 기업, 정치권력은 경제적 피해와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를 어떻게 혁파해야 할까. - P226

그는 위험사회로 치닫지 않기 위해 튼튼한 민주주의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하고 독립적인 법정, 비판적인 언론매체를 유지해야 한다. 권력 스스로 자기비판이 가능하도록 정치체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 P227

특히 벡은 ‘세계 시민주의‘라는 처방전을 함께 제시했다. 공공성과 다양성, 책임성을 발휘하는 세계시민이 많아지고 그들의 입김이 세질수록 극단적 위험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빨리 ‘세계 시민‘이라는 든든한 방패를 만들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대참사에 벡의 ‘위험사회‘ 처방은 여전히 유효하다. - P227

대한민국 헌법 36조

1.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2.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3.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 P229

대한민국 헌법 36조 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이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관해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샀다. 그런데 국가는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다. 헌법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작용의 기본원리이다. 이에 따라 다른 법률이나 명령으로 변경할 수 없는 한 국가 최고 법규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대할 때 헌법을 제대로 지켰는가? - P229

피해자들을 막무가내로 대하던 가습기살균제 제조, 판매 업체들은 검찰 수사로 압박을 받자 서둘러 사과하기 시작했다. - P233

사과 기자회견 현장에서 피해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현장에서 한 피해자는 "기업이 검찰에 사과한 것"이라며 "수사 때문에 검찰에 잘 봐달라고 한 것이다. 어떤 국민이 진심이라고 받아들이겠느냐. 사과를 하려면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고 기자회견을 했어야 했다"며 항변했다. - P235

기업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소비자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을 이른바 ‘호갱‘으로 대우한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호갱은 기업의 소비자 홀대를 비꼰 말이다. - P238

대표적인 사례가 폭스바겐Volkswagen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태다. 독일 폭스바겐 사는 수출한 디젤 차량에 장착된 배출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배출가스 검사 때엔 작동하지 않게 해서 인체 유해물질이 40배나 많이 배출하게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피해보상 과정에서 미국과 국내 소비자들한테 보인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 P238

폭스바겐 사의 배상액이 미국 17조 원, 한국 500억 원. 국내 소비자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폭스바겐 사나 가습기살균제 제조, 판매 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를 우습게 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미국에선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에 도입이 안 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나 ‘집단소송제‘를 들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가해자의 행위에 악의성과 반사회성이 지나치다고 재판에서 인정될 때 실제 부과해야 할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이다. 보통 실제 피해액과 무관하게 손해배상 액수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1760년대 영국 법원에서 최초로 판결이 이뤄졌다. 그 뒤 미국에서도 현재 시행되고 있다. 제도의 취지는 반사회적 행위를 금지시키고, 향후 유사 행위 재발을 막는 데 있다. - P239

집단소송제란 기업 혹은 특정인의 잘못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생겼을 경우 피해자 중 한 사람이나 일부가 나머지 피해자들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다. 비록 개개인의 피해 규모는 작을 수 있어도 피해자의 수를 합치면 구제액이 크게 불어난다. 또 피해자 각자가 소송을 할 때 부담해야 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표자가 승소하면 자연히 일반 피해자들도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이런 제도들이 소비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폭스바겐사가 미국 소비자들한테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게 된 것이다. - P240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이제 가해 기업이 피해자한테 돈 몇 푼 더 주고 덜 주는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적 재난이자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이다. 기업이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을 못 치도록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P240

지금까지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그러나 정부는 무책임했고, 기업은 뻔뻔했다. - P242

피해자들과 환경시민단체가 끊임없이 연대해 실상을 고발해왔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다.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 P243

"직접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 P243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감시를 하지 않으면 국회나 정부는 다시 강자의 편으로 돌아설 수 있다. 시민이 시민답게 살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 기업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소홀히해선 안 된다는 게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교훈이다. - P244

"트라우마 경험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이런 일을 당하게 됐다면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P244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든 일을 당할 때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1980년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했다. 15년 뒤인 1995년, 외상이 오히려 삶에 대한 의미와 용기를 찾게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학자들은 이를 ‘외상 후 성장‘이라고 명명했다. 이를테면, 암을 이겨낸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삶에 대해 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 P244

‘외상 후 성장‘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자신의 삶과 주변에 더 감사한다
타인을 향한 동정심이 커진다
어려움을 이겨낼 내적 힘을 갖게 된다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 P245

‘가습기 이후 성장‘은 어디쯤에서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생명의 미래‘를 마주할 수 있을까.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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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풍기라고 생각하면 이 제품은 그냥 선풍기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고작 선풍기나 만들자고 그 고생을 해서 신제품을 만든게 아닙니다."

오 년이 넘도록 일해왔던 안방 같은 곳이자 내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감히 이곳에서 떠들어댄 그의 말이 내게 옮겨지지 않았을리 없다.

"제가 이끄는 배는요. 산으로도 하늘로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배니까 물 위에만 있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 전 그걸 깨기 위해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거든요?"

"근데요. 산으로 가자고 모두 함께 노를 젓는데 그걸 거부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뿐인가요? 다른 사람도 노 젓지 말라고 뜯어말리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 어떤 선장도 그런 선원을 용납하지는 않죠. 저 역시 다르지 않아요."

"멍청하긴, 대들 상대를 보고 대들었어야지."

"산에선 일 얘기 하는 거 아냐."

하나같이 등산복에 등산화를 신고 땅만 보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
노인, 중년, 청년.
모두가 주말을 맞이해 주중의 일과에서 벗어나 산을 찾은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 가전과 관계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도 안 올라가 보고 내려가려고?"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네요."
북한산 정상까지 올라와 본건 처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저 절경이다, 라는 생각을 너머 많은 의미를 가진 채 다가오고 있었다.

올라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그 반의 노력도 필요치 않았다.

‘호기심만 자극하면 된다.

"사무실에서 머리만 싸고 있는다고 해결책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뭐든 지나치면 역효과가 나는 법. 지나친 환대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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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또 내게 해 준 말은 "많이 배워 높은 사람이 되었을 때 세상이 바뀌면 죽는다"는 것이었다.
일제시대, 공산 지하, 6.25, 4․19, 5.16 등을 거치며 세상이 여러 번 뒤집히는 것을 체험하면서 고위관리들이 고초를 겪는 것을 보고 내리신 결론이었다. 그래서인지 공부 열심히 하여 높은 사람이 되라는 말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이 어린 나에게 이러한 인간의 짓거리들을 직·간접적으로 모조리 보여 주었다. 돌이켜 보면 이런 모든 것들을 초등학교 시절에 보면서 나는 삶의 더러운 실상과 인간의 사랑과 증오마저도 조금은 엿보았던 것 같다. 벽에 난 구멍을 통해 옆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제로 엿보았던 주인공이 바로 그런 내용을 상상하여 소설로 발표한 소설가에게 "당신의 소설은 실상과 다르다"고 면박을 주는 앙리 바르뷔스의 소설 〈지옥〉은 그래서 내게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최첨단보다는 로우테크Low Tech 분야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기서 로우테크라는 것은 사무실이나 연구실보다는 현장에서 더 뛰어야 하는 분야들을 의미한다.

로우테크는 경쟁자가 많기는 하여도, 이론까지 겸비하고 최신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공대 출신자들은 뜻밖에도 그 분야에 적다. 공대출신자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날로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라.
공대 출신자가 넥타이 매고 앉아 있으려고 하는 순간 그의 앞날은 어두워진다는 것도 알아두어라.

이 세상은 거짓이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대중이 쉽게 그렇게 행동한다. "선전 선동을 통해 사람들이 천국을 지옥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믿도록 할 수 있다. 큰 거짓말일수록 잘 속일 수 있고 쉽게 넘어간다."—히틀러가 한 말이다. 그리고 그 히틀러의 뒤에는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99가지 거짓과 1개의 진실을 적절히 배합하면 100퍼센트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고 장담했던 괴벨스가 있었다.

선의라는 것은 개인적인 이익이나 이해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만을 위한 뜻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선의를 가장한 이기주의가, 때로는 여호와의 이름까지 동원되면서,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사방에 깔려 있음을 알아라.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계약을 하게 된다. 때로는 내가 갑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을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대등한 관계에서 계약을 하곤 하였다. 그런 경험들 속에서 내가 치를 떨며 분노하고 정말 칼로 잔인하게 난도질을 해서 죽여버리고 싶은 상대방들이 있었다. 계약조항들에도 불구하고 나를 속이는 자들이었고 그들 중 대다수는, 놀라지 마라, 전부 다 기독교인이거나 천주교인이었고, 장로들도 있었고 목사가 된다고 하면서 야간 신학 대학원을 다니던 10새끼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자기가 선한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아신다고 말한다는 것이었는데 이게 정말 내게 골 때리는 일이었다. 인간하고의 약속도 제대로 안지키는 새끼들이 도대체 하나님하고의 약속을 무슨 수로 지킨다고 그렇게 신실한 척하는 것인지 내 머리로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 간다.

그에게 권유한 책이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이다. 오래전에 나온 책이지만 이 책 정말 좋은 책이다. 다른 글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 책 반드시 읽어라. 위선자들을 골라내는 법을 어느 정도는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내 글들에서 이미 나타나겠지만 나는 입이나 글로는 아주 듣기 좋은 선한 말만 늘어놓지만 실제 속셈은 딴 곳에 있는 위선에 대해 아주아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널 선의로 도와줄게 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이익을 취하는 연놈들이 세상에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자기 희생을 의미하며 그 희생은 시간희생이거나 금전희생이 되어야 한다. 그 희생을 통하여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이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코 선의가 아니다.

내가 독자들을 바늘로 찌르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출판을 통한 인세 수입이나 계산하고 있다면 그 바늘은 이미 진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선한 일을 한다고 내세우는 단체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자기들의 경제적 이득(월급이나 판공비)에 더 마음을 두고서 불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에 너무나도 자주 실망하였기에, 아름다운 재단의 경비처리 공개에 대해 믿음을 가졌었지만 내부 경비가 아닌 분배사업 쪽에서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최근에 알게 되었고 거의 쇼크 수준의 충격을 받았다.

정권 연장을 위한 음모와 혹세무민을 위한 선동은 구분되어야 한다. 음모는 결국은 그 진실이 드러나지만 선동은 망각되기 때문이다. 조정이나 최면 당하지 않는 균형된 시각을 가지려면 조중동도 읽어야 하고 한겨레도 읽어야 할 것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일본의 주장 
근거와 그 반박에 대한 두꺼운 책이라도 읽어 보았느냐? 상대방 논리를 알아야 우리 주장의 정당성을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

국세를 많이 내면 세금 포인트가 쌓이고 그 포인트를 사용하여 받게 되는 혜택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세금 납부기한 연장 신청 시 담보 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40~50억 원까지도 가능하다(이 혜택을 신청한 적은 없다).

지방세 같은 경우는 세금 잘 내면 etax나 wetax에서 자동으로 "성실납세자로 선정되셨습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사소한 것들이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 진료 혹은 치료 확대 정책을 펼쳤는데, 적어도 내 눈에는 과잉 진료를 통해 의료진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아무리 부자의 건강보험료가 가난한 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도 이건 좀 지나치다는 판단이 들었기에, 결국 관련 법을 다 뒤진 뒤 납입하는 건강보험료를 월 4백만 원대로(국민연금 별도) 확 낮춰 버렸다. (내게 방법을 묻지 마라. 세대원 각자가 법인에서의 근로소득과 개인사업소득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60 가까이 살아오면서 정치에 대하여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믿을 놈이 왜 이렇게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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