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면 매일매일 나의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미 원하는 일을 했거나 매일 하고 있다면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될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
나는 혼자 되뇌었다.

"깨달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이제는 이러한 질문이 처음 봤을 때처럼 더 이상 생뚱맞게 느껴지지 않았다. 생뚱맞거나 이상하기는커녕 아주 중요한 질문처럼 다가왔다.

"내 말은 만약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내고, 그 존재 이유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산다면 돈이란 것이 지금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지요."

"그러고 보니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희미하기는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어요."

"존재목적을 알고 있는 사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은 대부분 운이 좋은 것처럼 보인다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에게는 예상치 않았던 우연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생기죠."

"기하급수 이론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그리고 그 사람들은 또 더 많은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거예요. 그래서 곧 내가 한 이야기가 아주 많은 사람에게 퍼지는 거죠."

"상대가 내게 말할 때 느꼈던 열정을 그대로 담아 전달합니다. 전염되는 거지요. 이야기하면서 그때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길 바라면서요."
"그게 바로 아까 우리가 찾던 답일 거예요."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하지만 나에게만 해당하는 그런 목적 말고 좀 더 큰 목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존재 목적을 추구하지 못하고 사는데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세상 사람들 모두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이유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무엇인가가 있긴 한 것 같아요."

"존재 목적을 깨닫게 되면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허락이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우리 모두 각자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가꾸어 나가는 거니까요."

‘우리가 무엇을 배우며 자랐건, 어떤 광고를 접하며 살았건, 그리고 일에 치여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건,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난 이걸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 주변 상황이 내 인생에 온갖 영향을 미치는 걸 내버려 두었던 겁니다. 내가 골프공을 옮겨 어디에서 치건 누구도 상관하지 않았듯이, 내 존재목적에 대한 관심 역시 나만 갖고 있는 거죠.

"내 운명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존재가 멋대로 좌지우지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명이 나를 흔들어버리죠. 골프공을 옮길 수 있는 건 나뿐입니다."

"그 사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부터 자기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고.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할 때, 그리고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면, 그냥 스스로 공을 옮겨보라고 자기한테 속삭인대요. 그렇게 하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 둘이 같이 머리를 맞대다보면 더 나은 답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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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김밥 사업을 하기 위해 주인공과 부하직원 1명이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다. 궁극에는 부하직원에게 미국쪽 사업을 맡길 예정이지만 일단 초반에는 주인공도 몇 달간 함께 체류하면서 사업이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뒷부분에는 미국에서 사업을 도와주는 여자분의 친구가 만성 비염과 관련하여 고민을 털어 놓는데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주인공이 친절히 건강상담을 해준다.

돈을 쓰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었다. 대리인을 쓰면 됐으니까. 하지만 누구를 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과는 분명히 달랐고.
어느 정도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중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미국으로 가는 걸 알게 된 사람들 덕분이었다.

다섯 다리만 건너면 다 알 수 있다더니, 사람들 덕을 많이 보고 있었다.
이것도 언젠가 다 갚아야지.

빠르게 불타버린 뒤 꺼지는 연애는 처음에 모든 걸 쏟는다. 그리고 각자의 생활마저 망가뜨린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이성적으로 다루며 계산해서 행동할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선이라는 걸 지켜볼 수는 있으니까.
사생활과 일의 영역을 지키면서 연애에 집중할 때는 이가 썩을 것처럼 달콤하게 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비즈니스는 마일리지 혜택을 쌓아서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정보도 알고 있었다.

몇 시간 편하자고 수백만원을 더 쓰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백만 원이면 국밥이 몇 그릇이야?
돈을 벌 줄은 알게 된 듯한데, 아직도 쓰는 법은 모르는것 같기도 하다.
돈만 많이 있으면 시원하게 펑펑 쓰고 다닐 것 같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싫지는 않다. 아니, 좋다. 이따금씩 나를 위해 펑펑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방 멈춘다.
한 가지만 생각해 보면 금세 답이 나온다. 내가 저걸 사서 얼마나 행복해질까?
사는 순간 잠시 기분은 좋겠지.
하지만 그게 전부다.

언제부터 내 꿈이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었나.
가지면?
필요해서, 어딘가에 사용하고 싶어서, 즐기고 싶어서.
그럼 살 수도 있다.
진짜 내가 그걸로 더 웃을수 있고 행복해진다면.
하지만 대부분의 물건들은 그렇지 않다.
특히나 겉치장에 집중된 것들은 결국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 다르고, 남에게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그게 직업인 사람들이야 당연히 예외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똑같은 액수더라도 훨씬 가치있게 쓸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 사업에 집중돼 있는 듯하다. 기부도 꾸준히 한다. 기부한 금액도 세금 혜택을 받을수 있는 게 좋으면서도 결국 속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사사로운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세금 부분에서 혜택을 본 만큼 다른 사람들을 더 도우면 되니까.
그래서 또 혜택을 보면? 더 도우면 된다.
보시(육바라밀 가운데 제1의 덕목, 널리 베푼다는 의미)를 해야 된다고들 한다. 공덕을 쌓아야 결국 나와 가족의 미래, 사후 세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사실 무언가를 바라고 하면안 되는 거지만, 이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어떠한 확증은 물론, 기약도 없는 기대감을 조금 품으며 선행을 하는게 어찌 죄가 되겠는가.

그렇다고 겉치장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아니,
사람은 누구든 첫인상이 중요하게 마련.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무엇으로 판단하겠는가. 겉모습이다. 그런데 걸구실이 중하지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단지 전부가 아닐 뿐.
쓸데없이 사치는 하지 않되 기본은 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이고, 기왕이면 다홍치마다.

소소한 통증이라도 기분이 안 좋은 건 당연하고, 그게 지속되면 삶의 질을 상당히 저하시킨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반드시 어떠한 이익을 위해서만 누군가와 친분을 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좋은 인연을 맺는다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결국 완전히 혼자서 해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혼자서 해내더라도 그 결과물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
전에는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미국의 집들은 화장실이 대부분 건식이었다. 씻기 위해서는 따로 마련된 공간 혹은 욕조 안쪽에서 샤워커튼을 쳐야했다. 그 외의 공간에는 따로 배수구가 없기에 물이 닿으면 안됐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긴 하지만, 습식 화장실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마냥 좋다고 할 수 없었다.
항상 습기에 찌드는 샤워커튼의 오염 문제도 있고, 물이라도 한 번 튀면 일일이 닦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덤이다.

버는 만큼 써야 경제의 선순환이 된다고들 한다.
동의한다.
낭비가 아니라 건강한 소비는 필수다.

미국에서 홀 서빙 같은 일들은 최저시급도 받지 못 한다. 그 모자란 부분을 팁으로 메우는 형태다. 점심은 보통 식사비의 15% 정도, 저녁은 20%를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애초에 직원이 일해서 받는 돈을 왜 손님이 더 내야 하는지. 그럴 거면 봉사료로 아예 포함을 시키든가.

이해할 수 없는 문화다. 팁이라는 건 말 그대로 마음에서 우러나 내가 받은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거라 생각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고, 미국에 왔으니 여기의 법을 따라야겠지만. 진짜 법이 아니어도 상도의라는 게 있으니까.

싸기만 하다고 능사는 아니었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랬다.
저렴하면 의심하고 싸구려일 거라 인식한다. 이익을 줄이고 저렴한 값에 제공하는 것인데도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오히려 품질이 낮은 제품을 비싼 값에 파는데도 사람들은 더 좋은 것 같다고 열광하는 경우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분야의 산업들이 그랬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잠시 고급화 전략을 떠올렸다가도 금세 머릿속에서 지웠다.
내가 그딴 식으로 장사를 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던가.
아니었다.
정직함으로 승부했다.
그래야만 하는 운명이기도 했고.
양심이란 게 있었고, 할아버지와 약속한 게 있었다.
더군다나 여기는 미국.
이곳에서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같잖은 고급화 전략 카드를 꺼냈다가 아예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 그대로 쪽박.
수많은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교차했고, 제대로 된 길을 찾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길은 알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을 찍어놓은 지 오래였다.
괜히 지름길이 없는지 창밖으로 고개를 빼고 둘러본 셈이었다.
다행히 사고가 나기 전에 다시 머리를 쑥 집어넣었다.

조금이라도 성공의 가능성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잠이 부족하니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쉬웠다. 비즈니스처럼 대하면 됐다. 손익을 따지면서 결단을 내리면 어렵지 않았다.

손님 하나를 놓치면 열을 놓치는 셈이다.
반대로 손님 하나를 잡으면 열을 데려올 수도 있다.
진짜 괜찮은 음식을 내놓으면 단골손님 하나가 10명을 더 불러오고, 그 10명을 다 잡으면, 그 10명이 또 다른 10명씩을 데려온다.

절대 장사라는 게, 사업이라는 게 쉽지는 않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그렇다.
대박의 기준이라는 게 애매하지만, 누구나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벌 수있다. 그만한 노력만 한다면 그렇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 돼."

"영어 조금 공부한다고 다가 아니네요."
"당연하지. 계속 여러 가지로 공부를 많이 해야 될 거다.
이쪽 문화도 이해해야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게 큰 실례가 될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네요."

"쉬운 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인생이 더 의미 있는 거 아니겠냐."

"하고 싶은 대로 해. 후회 남기지 말고."

그런 생각이었다.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김밥을 먹었다. 2주 이상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손님들에게도 먹히지 않을까.

성실하고 정직하니까.
가장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항상 노력하고 있고.

식사를 하는 곳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무언가를 할 때 나름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부딪치니 아직도 멀었음을 느낀다.

손님들이 원한다고 생각해서 했던 것들이 결국 내 기준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짧지않은 시간 동안 했던 일들을 곰곰이 따져보면 대부분 그랬다.
고객들에 대한 생각을 하긴했다. 배려에 신경 썼다. 하지만 나의 희생은 들어가지 않았다. 언제나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내가 불편하더라도 소비자의 입장만 생각해 볼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컨디션 관리를 적절히 해서 최상의 상품을 내놓는게 옳았다.
무엇보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해야 되는 일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이니까.
나는 마음가짐만 똑바로 하고 있으면 된다. 준비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게 그리 아름답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현실은 용광로처럼 뜨겁다가도 빙하처럼 차갑다.

외국이어도 사람 사는 건다 똑같다.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칼을 손에 쥐었으니 뽑아야 했다. 뽑아 들었으면 휘둘러야 했고,

"하루에 김밥 50줄만 팔아도 겨우겨우 생활은 될 거다.
100줄만 팔면 그럭저럭 괜찮을 거야. 당연히 잘 될수록 좋고, 그러니 200줄만 내보자.
그중에 절반만 다시 찾아오게 하자.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또 데려오면 200명이 넘을 수도 있는 거야."
"예,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안다. 나중에 잘 되고 나서, 그때 다른 걸로 갚아라. 이 가게가 잘되면 너만 좋냐? 내가 대표야 인마.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잘되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라."
".....언젠가 은혜 꼭 갚겠습니다." 
"여기가 잘되면 그게 은혜갚는 거다."
"알겠습니다."

오픈 행사로 시식회를 시도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단 잘 자고, 잘 드셔야 합니다."

"그쵸? 면역력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면입니다. 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잠빚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그러니까 매일 최소 7시간 이상은 주무세요. 8시간도 좋고요."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9, 10시간씩 잘 수도 있겠죠. 하지만 몰아서 자는 습관은 좋지않습니다. 그리고 뭐든지 지나치면 안 좋고요. 8시간이 가장 이상적인 수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운동량이 많거나 피곤한 날에는 3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좋고요."

"감기에는 평소보다 긴 수면 그리고 풍부한 영양 섭취가 필수입니다. 평소보다 비타민섭취도 늘리고, 따뜻한 음식과차가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매일 허니레몬티를 한 잔씩 드시면 좋을 겁니다. 생강을 약간 추가해서 먹으면 효과가 더 좋고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을때 괜히 치킨 수프를 먹는 게 아닙니다. 도움이 되니까 챙겨드세요. 가능하면 인스턴트 말고 직접 해서요."
"네, 네."
"뭐......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인스턴트라도 먹는 게 좋고요. 치킨스톡(닭고기와 뼈, 여러 가지 채소를 푹 끓여 만든 국물)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이 괜히 많이 먹는게 아니었구나."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죠?"
나는 소피가 미국인인 것을 고려해서 민간요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실제로 치킨 수프나 치킨스톡, 레몬 등은 미국인들에게 아주 가까운 것들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사골국물, 김치, 마늘을 얘기한 거나 다름없었다.

"어려운 건 만성적인 비염인데요."
"코로 숨 쉴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이 역시 여기가 미국이고, 소피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됐다. 대추나 감초, 수세미, 유근피나무 같은 것을추천할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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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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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에 욘 포세의 다른 작품인 ‘내 이름은 알레스‘를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접한 욘 포세의 작품이었어서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을 통해 욘 포세 작가의 스타일이나 이런저런 배경지식들을 습득하게 되어서였는지 이번에 ‘아침 그리고 저녁‘ 을 읽을 때는 비교적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내가 읽은 욘 포세의 작품은 이제 고작 2편 밖에 안되지만, 두 작품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쉼표(,)를 아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관해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번 책의 메시지인 삶과 죽음의 연결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쉼표(,)는 의식의 흐름을 끊어버리지 않고 등장인물들을 지속적으로 연결시켜주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를 수시로 접할 수 있는데, 쉼표(,)가 이러한 비현실적인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대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어지는 대화들이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핵심 메시지인 ‘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라는 것을 표현하는데 쉼표(,)는 아주 효과적으로 기능한다고 느껴졌다. 한마디로 시공을 초월하는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쉼표(,)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이와 별개로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 중 하나는 바로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는 문장이었다. 문장 그대로 해석하면 사람은 죽지만 그 사람이 쓰던 사물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는데, 죽은 사람이 살아생전 사용하던 물건에 영혼이 담겨있다는 약간은 미신적인(?)생각으로부터 개인적으로는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불멸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인 요한네스가 무덤에 묻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자리에는 요한네스의 딸인 싱네와 가족들 그리고 목사가 함께한다. 목사가 무덤에 흙을 퍼서 던지는 장면이 연이어 나오는데 목사가 등장한 거로 봐서는 어떤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암시한다는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기독교에서 육신은 이세상 떠날때 비록 두고 가지만 영혼은 하늘나라로 가서 영생한다는 신앙(?) 혹은 믿음(?) 같은게 있는데 내가 위에서 말한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는 문장에 대입을 해보자면 ‘사람의 육신은 가고 영혼은 남는다‘ 정도로 의역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 본인은 목사라는 단서로 인해 기독교로 연결지어 생각을 주관적으로 확장해보았지만, 꼭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여타 다른 종교에서도 사람의 육신이 죽고나서도 영혼은 살아있다는 얘기들을 종종 하기에 특정 종교에 한정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는 모든 종교와 사람들에 해당되는 의역이라고 해석해볼 수도 있을 듯하다.

갑자기 뜬금없는 얘기일수도 있지만, 얼마전에 추석명절도 있었고 또 해가 바뀌면 설날도 있는데 명절 때마다 제사를 지내는 것도 결국 조상님의 어떤 영혼이 함께 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기에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영혼불멸이라는 생각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있거나 하지는 않을듯 하다.

이야기가 살짝 샜는데, 어찌됐건 욘 포세는 이 작품에서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라는 메시지를 통해 내가 위에 적은 것과 같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게 만드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명확한 메시지를 직접 던지기 보다는 인물들간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 바로 ‘아침 그리고 저녁‘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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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13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욘 포세 하나 더 읽으셨군요! 쉼표의 의미와 마지막 문단 인상적입니다 이 분의 작품을 읽게 되면 잘 참고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13 11:42   좋아요 1 | URL
예 처음에 읽을때는 좀 낯선감이 들어서 쉽지 않았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확실히 좀 수월해진 감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노벨문학상 괜히 받는게 아닌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좋은 하루되세요!

서곡 2023-10-13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윗 댓글에 빠졌는데 영혼불멸도요 ... 네 답글 감사합니다 !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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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죽음과 삶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어지는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가 뭔가 비현실적인듯 하면서도 심오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태어난 후 그리고 심지어 이 세상을 떠난 뒤까지 모든 순간들이 이어져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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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지금하지 않고 나중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 그 문제에 대한 답이 바로 우리 눈앞에 매일 전개되는 그런 메시지에 담겨 있거든요. 광고사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나 욕망을 목표로 하면 그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꿰뚫고 있었답니다. 두려움, 욕망을 제대로만 공략하면 특정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요."

경계하는 마음이 없으면 우리는 매일 접하는 마케팅 메시지를 곧이곧대로 흡수해버립니다.
결국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사는 방법이 바로 그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있다고 믿게 되지요. 그래서 결국 우리는 원하지도 않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마는 겁니다.

본질을 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볼 줄 아는 눈을 갖춰야 한다는 거지요.

‘다른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삶이라 정의 내린 대로 산다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게 결코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만족스럽게 느껴야 만족스러운 삶이 되는 거지요.‘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아까 케이시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요? ‘나는 왜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바로 그날 밤 이후 제가 그랬어요. 세상이 달라 보였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원하는 일에 깊이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내가 왜 여기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을 만족시켜주는 일들을 하며 살게 되었어요."

죽음이 두렵습니까?

"그 두 가지 문제는 서로 연관되어 있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사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두려움이 바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지요."

"메뉴판에 있던 그 질문은 이런 각도에서 보시면 됩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시작한 앤은 나를 쳐다보며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그런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답니다."

"두려움이라는 것은 주로 무의식 속에 잠재합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매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지는 않지요. 하지만 잠재의식 속에서는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더 줄었다고 인식하죠. 그래서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을 아주 못 하게 되는 날이 진짜로 오지 않을까 두려워한답니다. 다시 말해 죽는 날을 두려워하는 겁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묻고, 존재 목적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일들을 선택하고, 그리고 그런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면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이미 원하는 일을 했거나 매일 하고 있다면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될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죠."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답니다. 사실 이전에 이미 생각해보신 적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해도 실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든가, 그런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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