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김밥 사업을 하기 위해 주인공과 부하직원 1명이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다. 궁극에는 부하직원에게 미국쪽 사업을 맡길 예정이지만 일단 초반에는 주인공도 몇 달간 함께 체류하면서 사업이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뒷부분에는 미국에서 사업을 도와주는 여자분의 친구가 만성 비염과 관련하여 고민을 털어 놓는데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주인공이 친절히 건강상담을 해준다.

돈을 쓰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었다. 대리인을 쓰면 됐으니까. 하지만 누구를 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과는 분명히 달랐고.
어느 정도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중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미국으로 가는 걸 알게 된 사람들 덕분이었다.

다섯 다리만 건너면 다 알 수 있다더니, 사람들 덕을 많이 보고 있었다.
이것도 언젠가 다 갚아야지.

빠르게 불타버린 뒤 꺼지는 연애는 처음에 모든 걸 쏟는다. 그리고 각자의 생활마저 망가뜨린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이성적으로 다루며 계산해서 행동할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선이라는 걸 지켜볼 수는 있으니까.
사생활과 일의 영역을 지키면서 연애에 집중할 때는 이가 썩을 것처럼 달콤하게 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비즈니스는 마일리지 혜택을 쌓아서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정보도 알고 있었다.

몇 시간 편하자고 수백만원을 더 쓰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백만 원이면 국밥이 몇 그릇이야?
돈을 벌 줄은 알게 된 듯한데, 아직도 쓰는 법은 모르는것 같기도 하다.
돈만 많이 있으면 시원하게 펑펑 쓰고 다닐 것 같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싫지는 않다. 아니, 좋다. 이따금씩 나를 위해 펑펑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방 멈춘다.
한 가지만 생각해 보면 금세 답이 나온다. 내가 저걸 사서 얼마나 행복해질까?
사는 순간 잠시 기분은 좋겠지.
하지만 그게 전부다.

언제부터 내 꿈이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었나.
가지면?
필요해서, 어딘가에 사용하고 싶어서, 즐기고 싶어서.
그럼 살 수도 있다.
진짜 내가 그걸로 더 웃을수 있고 행복해진다면.
하지만 대부분의 물건들은 그렇지 않다.
특히나 겉치장에 집중된 것들은 결국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 다르고, 남에게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그게 직업인 사람들이야 당연히 예외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똑같은 액수더라도 훨씬 가치있게 쓸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 사업에 집중돼 있는 듯하다. 기부도 꾸준히 한다. 기부한 금액도 세금 혜택을 받을수 있는 게 좋으면서도 결국 속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사사로운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세금 부분에서 혜택을 본 만큼 다른 사람들을 더 도우면 되니까.
그래서 또 혜택을 보면? 더 도우면 된다.
보시(육바라밀 가운데 제1의 덕목, 널리 베푼다는 의미)를 해야 된다고들 한다. 공덕을 쌓아야 결국 나와 가족의 미래, 사후 세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사실 무언가를 바라고 하면안 되는 거지만, 이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어떠한 확증은 물론, 기약도 없는 기대감을 조금 품으며 선행을 하는게 어찌 죄가 되겠는가.

그렇다고 겉치장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아니,
사람은 누구든 첫인상이 중요하게 마련.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무엇으로 판단하겠는가. 겉모습이다. 그런데 걸구실이 중하지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단지 전부가 아닐 뿐.
쓸데없이 사치는 하지 않되 기본은 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이고, 기왕이면 다홍치마다.

소소한 통증이라도 기분이 안 좋은 건 당연하고, 그게 지속되면 삶의 질을 상당히 저하시킨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반드시 어떠한 이익을 위해서만 누군가와 친분을 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좋은 인연을 맺는다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결국 완전히 혼자서 해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혼자서 해내더라도 그 결과물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
전에는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미국의 집들은 화장실이 대부분 건식이었다. 씻기 위해서는 따로 마련된 공간 혹은 욕조 안쪽에서 샤워커튼을 쳐야했다. 그 외의 공간에는 따로 배수구가 없기에 물이 닿으면 안됐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긴 하지만, 습식 화장실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마냥 좋다고 할 수 없었다.
항상 습기에 찌드는 샤워커튼의 오염 문제도 있고, 물이라도 한 번 튀면 일일이 닦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덤이다.

버는 만큼 써야 경제의 선순환이 된다고들 한다.
동의한다.
낭비가 아니라 건강한 소비는 필수다.

미국에서 홀 서빙 같은 일들은 최저시급도 받지 못 한다. 그 모자란 부분을 팁으로 메우는 형태다. 점심은 보통 식사비의 15% 정도, 저녁은 20%를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애초에 직원이 일해서 받는 돈을 왜 손님이 더 내야 하는지. 그럴 거면 봉사료로 아예 포함을 시키든가.

이해할 수 없는 문화다. 팁이라는 건 말 그대로 마음에서 우러나 내가 받은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거라 생각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고, 미국에 왔으니 여기의 법을 따라야겠지만. 진짜 법이 아니어도 상도의라는 게 있으니까.

싸기만 하다고 능사는 아니었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랬다.
저렴하면 의심하고 싸구려일 거라 인식한다. 이익을 줄이고 저렴한 값에 제공하는 것인데도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오히려 품질이 낮은 제품을 비싼 값에 파는데도 사람들은 더 좋은 것 같다고 열광하는 경우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분야의 산업들이 그랬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잠시 고급화 전략을 떠올렸다가도 금세 머릿속에서 지웠다.
내가 그딴 식으로 장사를 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던가.
아니었다.
정직함으로 승부했다.
그래야만 하는 운명이기도 했고.
양심이란 게 있었고, 할아버지와 약속한 게 있었다.
더군다나 여기는 미국.
이곳에서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같잖은 고급화 전략 카드를 꺼냈다가 아예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 그대로 쪽박.
수많은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교차했고, 제대로 된 길을 찾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길은 알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을 찍어놓은 지 오래였다.
괜히 지름길이 없는지 창밖으로 고개를 빼고 둘러본 셈이었다.
다행히 사고가 나기 전에 다시 머리를 쑥 집어넣었다.

조금이라도 성공의 가능성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잠이 부족하니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쉬웠다. 비즈니스처럼 대하면 됐다. 손익을 따지면서 결단을 내리면 어렵지 않았다.

손님 하나를 놓치면 열을 놓치는 셈이다.
반대로 손님 하나를 잡으면 열을 데려올 수도 있다.
진짜 괜찮은 음식을 내놓으면 단골손님 하나가 10명을 더 불러오고, 그 10명을 다 잡으면, 그 10명이 또 다른 10명씩을 데려온다.

절대 장사라는 게, 사업이라는 게 쉽지는 않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그렇다.
대박의 기준이라는 게 애매하지만, 누구나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벌 수있다. 그만한 노력만 한다면 그렇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 돼."

"영어 조금 공부한다고 다가 아니네요."
"당연하지. 계속 여러 가지로 공부를 많이 해야 될 거다.
이쪽 문화도 이해해야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게 큰 실례가 될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네요."

"쉬운 게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인생이 더 의미 있는 거 아니겠냐."

"하고 싶은 대로 해. 후회 남기지 말고."

그런 생각이었다.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김밥을 먹었다. 2주 이상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손님들에게도 먹히지 않을까.

성실하고 정직하니까.
가장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항상 노력하고 있고.

식사를 하는 곳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무언가를 할 때 나름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부딪치니 아직도 멀었음을 느낀다.

손님들이 원한다고 생각해서 했던 것들이 결국 내 기준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짧지않은 시간 동안 했던 일들을 곰곰이 따져보면 대부분 그랬다.
고객들에 대한 생각을 하긴했다. 배려에 신경 썼다. 하지만 나의 희생은 들어가지 않았다. 언제나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내가 불편하더라도 소비자의 입장만 생각해 볼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컨디션 관리를 적절히 해서 최상의 상품을 내놓는게 옳았다.
무엇보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해야 되는 일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이니까.
나는 마음가짐만 똑바로 하고 있으면 된다. 준비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게 그리 아름답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현실은 용광로처럼 뜨겁다가도 빙하처럼 차갑다.

외국이어도 사람 사는 건다 똑같다.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칼을 손에 쥐었으니 뽑아야 했다. 뽑아 들었으면 휘둘러야 했고,

"하루에 김밥 50줄만 팔아도 겨우겨우 생활은 될 거다.
100줄만 팔면 그럭저럭 괜찮을 거야. 당연히 잘 될수록 좋고, 그러니 200줄만 내보자.
그중에 절반만 다시 찾아오게 하자.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또 데려오면 200명이 넘을 수도 있는 거야."
"예,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안다. 나중에 잘 되고 나서, 그때 다른 걸로 갚아라. 이 가게가 잘되면 너만 좋냐? 내가 대표야 인마.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잘되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라."
".....언젠가 은혜 꼭 갚겠습니다." 
"여기가 잘되면 그게 은혜갚는 거다."
"알겠습니다."

오픈 행사로 시식회를 시도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일단 잘 자고, 잘 드셔야 합니다."

"그쵸? 면역력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면입니다. 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잠빚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그러니까 매일 최소 7시간 이상은 주무세요. 8시간도 좋고요."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9, 10시간씩 잘 수도 있겠죠. 하지만 몰아서 자는 습관은 좋지않습니다. 그리고 뭐든지 지나치면 안 좋고요. 8시간이 가장 이상적인 수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운동량이 많거나 피곤한 날에는 3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좋고요."

"감기에는 평소보다 긴 수면 그리고 풍부한 영양 섭취가 필수입니다. 평소보다 비타민섭취도 늘리고, 따뜻한 음식과차가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매일 허니레몬티를 한 잔씩 드시면 좋을 겁니다. 생강을 약간 추가해서 먹으면 효과가 더 좋고요."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을때 괜히 치킨 수프를 먹는 게 아닙니다. 도움이 되니까 챙겨드세요. 가능하면 인스턴트 말고 직접 해서요."
"네, 네."
"뭐......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인스턴트라도 먹는 게 좋고요. 치킨스톡(닭고기와 뼈, 여러 가지 채소를 푹 끓여 만든 국물)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이 괜히 많이 먹는게 아니었구나."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죠?"
나는 소피가 미국인인 것을 고려해서 민간요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실제로 치킨 수프나 치킨스톡, 레몬 등은 미국인들에게 아주 가까운 것들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사골국물, 김치, 마늘을 얘기한 거나 다름없었다.

"어려운 건 만성적인 비염인데요."
"코로 숨 쉴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이 역시 여기가 미국이고, 소피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됐다. 대추나 감초, 수세미, 유근피나무 같은 것을추천할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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