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전문직 시험에 대한 실질적인 한계점에 대해 언급했었다. 그것은 바로 해당 시험의 합격자들이 단지 해당 분야의 지식만 갖추었을 뿐, 그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는 훈련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단지 전문 지식을 찾는 작업이 일반인들에게도 그닥 어렵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다. 이는 결국 전문직들이 일반인들보다 해당분야에 대한 지식이 좀 더 있다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 입각하여 저자는 전문직들이 단지 자기 분야의 지식을 많이 아는 것에서 그쳐선 안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전문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자신만의 철학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글쓰기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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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글에서는 법률 전문직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저자가 블로그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검색엔진의 메커니즘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는 글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런 것까지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 책을 통해 블로그 게시글 또는 키워드가 상위노출이 되는 메커니즘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었다.

저자가 갑자기 검색엔진의 메커니즘에 대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유는 설령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인터넷 검색시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전혀 노출이 되지 않는다면 그 콘텐츠는 궁극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지기 힘든, 다시 말해 생명력이 거의 없다시피한 콘텐츠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광고와 노출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표현은 아니지만 광고와 노출은 크게 봤을 때 수익창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게 독자인 내가 이 부분의 내용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한 결론이다.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검색엔진의 유동성에 따라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 자세히 밑줄치진 않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검색엔진이 굉장히 민감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상위노출되는 콘텐츠를 만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소위 말하는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않는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독자인 나는 이것을 ‘그물을 넓게 짜놓고 물고기가 올 것을 기다리라‘는 말로 이해했다. 그물을 촘촘하게 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커버하는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라면 급속도로 변화하는 검색엔진의 환경 속에서 내가 만든 콘텐츠를 상위노출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일단은 뭐가 상위노출이 될지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기에 여러 콘텐츠를 준비시켜 놓았다가 그 중에 하나 얻어걸리는(?) 것을 통해 상위노출로 선택될 확률을 높이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도 아마 이런 취지로 분산 전략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의 전문성과 브랜딩은 지식을 풀어내는 관점과 능력을 갖췄느냐 아니냐로 판가름 날 것입니다.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 요소를 뽑아서 업무 철학을 만들고 특정 지식을 글로 풀어낼 줄 안다면 독보적인 브랜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이 성공한다면 압도적인 재능과 전문성을 가진 전문자격사와 경쟁하더라도 사업적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 P74

고객은 인터넷으로 전문가를 알아볼 때, 얼마나 신뢰도가 높은 사람인지, 내 일을 과연 잘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업무 철학을 콘텐츠로 작성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 P75

업무 철학은 업무를 대하는 자신만의 관점과 원칙입니다. - P75

글이 말보다 더 강력한 브랜딩을 만듭니다. 지식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에 집중해보세요. 비록 전문성이 낮은 분야라도 그 분야에서 최초의 지식 생산자와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P76

미디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뜻합니다. - P78

블로그는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말합니다.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블로그가 운영되고, 다음(카카오)에서는 티스토리, 구글에서는 블로거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 P78

블로그는 콘텐츠를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미디어입니다. 블로그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이나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SNS의 카드뉴스나 영상 콘텐츠에 비해 콘텐츠를 만드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습니다. 이미지나 영상편집 기술을 익힐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 P79

블로그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글과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몇 장으로 충분히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할 수 있습니다. 실무로 바쁜 전문자격사에게 이는 엄청난 강점입니다. 시간을 적게 투자하고 고객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79

온라인 미디어는 지면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가치가 높은 지면에 본인의 콘텐츠를 노출시켜야 합니다. 이런 활동을 상위노출이라고 합니다. - P79

네이버 블로그는 상위노출 로직이 간단합니다. 수십, 수백 가지의 알고리즘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글에 비해 네이버에서는 비교적으로 쉽게 콘텐츠를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는 조회수가 폭발하기만 오매불망 바라야 하는 유튜브 콘텐츠보다 시간 투자대비 효율이 높습니다. 영상 하나를 만들 시간에 여러 개의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어서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79

예측 가능한 형태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전문직 브랜딩을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 P79

네이버에서는 전문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갖춰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와 네이버 톡톡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블로그와 연동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법률사무소 위치, 전문 서비스 제공 방식, 예약 상담 스케줄과 같은 더 풍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 P80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가 연동되면, 고객이 전문자격사의 글을 읽고 상담을 예약하기까지의 과정이 부드럽게 진행됩니다. 즉 다른 SNS나 유튜브보다 전문가 선택 과정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 P80

고객은 전문가를 선택하기 전에, 여러 요소를 점검합니다. 전문성, 접근성, 심지어 전문가의 인상까지 확인하며 판단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면에서 블로그는 전문성과 접근성을 한꺼번에 보여주기 좋은 미디어입니다. - P80

블로그는 온라인 마케팅 기술이 아직 부족한 전문자격사가 처음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 P80

SNS는 긴 글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부적합합니다. 전문서비스 콘텐츠의 기본은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보기 쉽게 가공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어필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필연적으로 긴 글과 이미지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 P82

긴 글과 많은 이미지를 혼합하여 보여주기 힘든 SNS는 전문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SNS는 몇 장의 이미지와 간단한 몇 개의 문장으로 된 콘텐츠 유통에 특화되어 있어 전문 서비스와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 P82

SNS에서 법률 관련한 지식이나 세무 관련된 지식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블로그를 먼저 운영하되, 자신의 일상을 더욱 공유하고 싶을 때 인스타그램과 연동하여 운영하길 권합니다. - P82

SNS를 활용할 때 디자이너와 협업하여 카드뉴스 형태로 전문 지식을 녹여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단, 블로그를 통하여 콘텐츠 만드는 연습을 먼저 한 뒤에 진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문 지식을 짧은 글에 함축해서 담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P82

전문자격사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촬영을 위한 카메라, 삼각대, 조명, 마이크 등 여러 방송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촬영 구도, 대본 준비 등 하나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영상을 찍는다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편집과 썸네일 디자인 등의 일이 남아 있습니다. 하나의 글을 쓰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물적, 인적 자원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 P83

전문 서비스가 채널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략)... 사람들은 유튜브를 어떤 상황에서 볼까요? 주로 출퇴근길, 점심시간, 자기 전 등 시간이 잠깐 빌 때 짬 내서 유튜브를 봅니다. 따라서 짧은 시간 동안 만족감을 극대화해 줄 콘텐츠를 선택해서 본다는 것입니다. 쇼츠 콘텐츠가 뜨는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객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쏟을 수 있는 신경 자원도 한정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은 한정된 시간을 들여서 재미없는 전문 서비스 콘텐츠를 봐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요? - P83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든다면, 기획자가 옆에서 도와주지 않는 이상 매우 재미없고, 피로도가 높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콘텐츠 반응률이 낮고 알고리즘에 선택받을 가능성도 더욱 낮아집니다. 결국 어떤 콘텐츠를 올려도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계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튜브는 고객의 시청 영상 기록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지만, 정작 고객은 노출된 전문 지식 콘텐츠를 외면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문 서비스를 홍보하는 채널이 크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 P84

고객이 전문 서비스 정보를 찾을 때도 유튜브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동영상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기에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줄 정보를 찾기 위해 영상을 앞뒤로 조작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므로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또한 만약 회사와 같은 환경에서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여 유튜브로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P84

어쩔 수 없이 유튜브까지 찾아봐야 한다면, 그 답은 하나뿐입니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적절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 영상으로라도 정보를 얻어야 하는 경우입니다. 고객이 영상으로 자료 탐색을 하기 전에 서비스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글을 작성했다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 P84

전문직으로서 홍보를 처음 시작할 때는 SNS나 유튜브보다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할 수있는 긴 글과 이미지에 적합한 플랫폼이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적·물적 자원이 비교적 적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활용하는 방법만 익히면, 별도의 비용 없이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P84

고객이 평소에 곤란해할 만한 법률문제를 짚어주고, 어떤 부분에서 전문가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전문자격사의 블로그를 발견한다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고 연락해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을 것입니다. - P85

블로그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리는 플랫폼이라고만 생각하면, 블로그의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블로그로 자신을 홍보하고자 한다면 블로그를 일상 콘텐츠를 올리는 플랫폼으로만 보지 말고 사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합니다. - P85

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글은 기본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익힌 후 다른 미디어에 진입하는 테크트리를 추천합니다. - P85

블로그만 잘 운영해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자본가, 사업가들과 연결될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사람의 본성은 자산가도 똑같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사업가, 자본가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창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 P85

블로그는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전문자격사의 시간을 대신 활용해서 알릴 수 있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 P85

전문자격사가 좀 더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고 업무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는 본인 대신 자신을 홍보해줄 수 있는 미디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야 일을 덜 하고 삶이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요? 개업하고 구축하고자 하는 시스템에서 블로그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한번 꼼꼼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블로그가 나 대신 24시간 영업하도록 만들어보세요. - P85

블로그 마케팅을 무작정 시작한다고 고객의 문의와 수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사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고려 사항을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시작하기 때문에, 블로그로 성과 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 P86

전문 서비스의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뜻입니다. - P86

내가 쓴 글을 고객에게 노출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P87

자기 자랑을 하더라도, 전문직 퍼스널 브랜딩과 마케팅에서의 ‘자기 자랑‘은 단순한 뽐내기 식 자기 자랑이어서는 안 됩니다. 결정적으로 이런 뽐내기 식 글은 고객에게 노출되기도 어렵습니다. 콘텐츠를 통한 브랜딩과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내가 만든 콘텐츠가 어떤 타깃에 어떻게 노출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 P88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전문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은 검색엔진에서 무엇을 검색할 것인지, 고객이 검색할 키워드에서 전문자격사의 콘텐츠를 어떻게 노출시킬 것인지, 콘텐츠 내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거치고 만들어진 콘텐츠가 쌓여야만, 전문가로서의 신용과 신뢰를 얻어 고객 문의와 상담 요청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글을 써서 얼마나 좋아요, 댓글, 방문자 수를 받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 P89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에 대한 조회 수, 좋아요. 댓글의 수치는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지만, 전문자격사의 콘텐츠에 대한 조회수, 좋아요, 댓글의 수치는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될 확률이 낮습니다. - P89

허영을 부추기는 수치를 머리에서 지우고, 냉정하게 전문직 마케팅 운영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문의와 수임을 이끌어내는 것은 고사하고 마케팅 자립력조차 길러낼 수 없습니다. - P90

블로그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전문 서비스별로 시장조사를 하고, 타깃에 따라 다르게 기획해야 합니다. 개업했을 때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다른 전문자격사들과 대비해서 어떤 차이점이있는지, 시장에서 이 업무가 얼마만큼 수요가 있는지, 다른 경쟁자는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샅샅이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키워드를 찾고,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 P90

마케팅에 정답은 없습니다. 유튜브든 네이버 블로그든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만 존재한다면, 가지고 있는 시간과 돈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 P90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내고 싶다면, 검색엔진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검색엔진 운영 방향에 따라 상위노출할 글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관점에서 키워드를 뽑아서 글을 써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검색 결과에서 상위노출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마케팅과 브랜딩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 P91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전문 서비스를 홍보하고 싶다면, 블로그를 노출시켜주는 검색엔진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검색엔진의 규칙, 선호하는 방식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 지면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 P92

모든 플랫폼은 사용자가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길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의 시간을 많이 빼앗을 수 있는 콘텐츠들을 잘 골라서 노출시키고 싶어 합니다. 요점은 ‘좋은‘ 콘텐츠가 아니라 ‘시간‘을 잘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이런 콘텐츠들을 잘 골라서 노출시키는 방법이 네이버, 구글, 유튜브에서는 노출 로직이라고 불립니다. - P92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검색엔진이 좋아할 만한 방법을 자신만의 연구를 통해 찾아내고 적용합니다. 노출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 P92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에도 노출 공식은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전문직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좋은‘ 콘텐츠를 작성해야 한다는 오해를 풀고, 문의와 수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 P92

네이버 블로그는 ‘지수‘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블로그 지수에 따라 콘텐츠의 상위노출이 결정되는 구조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 말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블로그 지수가 좋지 않으면 상위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 P93

목 좋은 상가의 권리금과 월세가 높은 이유는 해당 상가가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지수가 높은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수 높은 블로그는 많은 콘텐츠들을 매우 높은 확률로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상위노출로 인한 부가가치 때문에, 블로그도 부동산처럼 임대 형태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 P93

검색엔진의 주요 매출은 어디까지나 키워드 광고입니다. 많은 기업이 검색엔진에 광고비를 지출해야 검색엔진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 P94

고객들은 광고에 피로도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을 때도 광고부터 클릭하기보다 전문성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보고 연락하고 싶어 합니다. - P95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검색엔진과 블로그 시장이 돌아가는 흐름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상위노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여럿 작성해야 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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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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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라는 비교적 생소한 소재를 기반으로 하여 시각에 핸디캡을 가진 ‘그‘와 말하기에 핸디캡을 가진 ‘그녀‘ 사이에 결코 쉽진 않지만 어떤 교감이 이루어지는 과정들을 저자만의 독특한 문장과 감성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작품 중간중간 나오는 고유한 우리말 표현들은 생소하면서도 신박한 느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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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10-15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희랍어 시간 펼쳤다가 덮은 책인데요 언젠가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남은 시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10-15 14:37   좋아요 1 | URL
서곡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희랍어 시간은 책 자체는 얇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문장 하나하나를 그냥 허투루 넘기기가 힘들 정도로 섬세한 표현들이 많이 나와서 제 경우에는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도 서곡님은 독서력이 대단하신 분이시니 마음먹고 읽으시면 금새 읽으실수 있을 겁니다. 서곡님도 10월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서곡 2025-10-15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휴 과찬 민망합니다 격려와 응원이라고 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 전 첨 펼쳤을 때 뭐랄까 이질감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생경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다를 수 있겠지요 님께서 한강 작품을 꾸준히 읽으시는 거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열독 즐독하시길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10-15 14:58   좋아요 1 | URL
예 실은 저도 읽으면서 처음에는 좀 난해하게 느껴졌는데, 그냥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가다보니 윤곽을 알 수 없었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데 완독은 했지만 100% 이해했다고는 저도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 다른 분들이 쓰신 리뷰나 감상평 같은 것들을 좀 더 읽어보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렉산더라는 사람은 부모-자식간의 관계에서 ‘부모는 자식에게 명령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자식 자신의 유전적 적합도와 충돌하더라도 부모 의 유전적 적합도라는 이득에 복무하게끔 자식을 강제할 수 있다‘(p.109) 는 말을 했었다.

오늘도 이에 대한 얘기가 이어지는데, 독자분들 중에 이 알렉산더의 얘기가 자신에게 해당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듯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알렉산더의 말이 나에게 해당되는 편이라 생각되어 좀 더 주의를 집중하여 읽어볼 수 있었다. 나름 흥미로운 주제였다.

알렉산더는 자녀에게서 나타나는 이기적 경향, 부모 이익에 반하게끔 행동하는 경향은 퍼져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자녀가 장성했을 때 또한 갖게 될 자기 자녀에게, 부모 이익에 반하게 행동하는 이기성이 유전되어 자신의 번식 성공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 P111

알렉산더가 품은 이런 생각은 "모든 부모-자식 간 상호 작용은 두 개체 중 하나, 즉 부모에게 이익을 주려고 진화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번식 성공이 증진되지 않는다면 어떤 유기체도 부모의 양육 행동이나 부모 양육을 확장하도록 진화할 수 없다"(Alexander, 1974, p. 340) 라는 확신에서 비롯한다. - P111

알렉산더는 확고하게 이기적 유기체라는 패러다임 내에서 사고하며, 동물이 자신의 포괄 적합도를 증진하려고 행동한다는 중심 정리를 옹호하고, 이 점이 자식이 부모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방지한다고 이해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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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저자는 대한민국 엔터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고, 최근에는 새로 들어선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TV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저자의 인터뷰 또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은 것들도 봤던 기억이 있다. 책 제목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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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다보니 가수로써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써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것은 미국 진출의 실패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가진 실력만으로 쭉 성공가도를 달려온 줄로만 생각했지만, 저자가 미국에 진출하는 시점에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계획해왔던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저자는 이로 인해 그동안 벌었던 돈들을 상당히 많이 잃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성공에는 운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그제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성과 논리에 기반하여 철저히 노력하며 준비하는 삶을 살아왔던 저자의 모습을 책의 앞부분에서 봤었기에 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저자의 고백이 다소 생소하면서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인 내가 느끼기에 저자의 미국진출 실패가 저자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된 것처럼 보였다.

이외에도 저자가 어릴때부터 매순간 꿈꿔왔던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것이 현실적으로 충족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저자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고 살아왔던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신념이 그를 엔터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결혼 생활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이래저래 저자 나름의 내적 갈등을 꽤나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자인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신념이라고 하는 것이 영원불변할 줄로 생각했다 할지라도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너무 이상적인 것만 바라보다가 현실 세계와의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것들 때문에 삶에서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느껴봐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 게 아닐까 싶다.

왜 태어난지도 모른 채 태어나,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죽기 때문이다. - P8

가장 중요한 건 진실을 ‘아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을 알려고 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불우이웃을 돕거나, 종교 행위를 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랜다. 마음의 병은 그대로 있는데 진통제를 먹으면서 증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그러면 물론 잠시 괜찮아지긴 하지만 근본적인 병은 고쳐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 P9

(・・・・・・) 곧 인생의 마음에는 악이 가득하여 그들의 평생에 미친 마음을 품고 있다가 후에는 죽은 자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
-전도서 9장 3절 - P9

우린 이 미친 마음에서 벗어나 답을 찾아봐야 한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 P10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 P10

나는 책에 빠져 살았다. - P17

사랑에 대한 나의 환상이 남들과 달리 유난히 컸다 ...(중략)...  남들에게 사랑이 막연한 환상이라면, 나에게는 꼭 이뤄야 하고 또 이룰 수 있다고 믿은 환상이었으며, 남들에게 사랑이 이뤄야 할 여러 목표 중의 하나라면, 나에게는 단 하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공부도, 가수도, 음악도, 사업도 나에겐 언제나 이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 P27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얼마나 파워풀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이 사랑으로까지 이뤄지는 것이 내 인생의 확고한 목표가 되었고, 그걸 위해서 나는 반드시 정말 특별하고 멋진 남자가 되어야 했다. - P28

남들에게 사랑이 막연한 환상이라면, 나에게는 꼭 이뤄야 하고 또 이룰 수 있다고 믿은 환상이었으며, 남들에게 사랑이 이뤄야 할 여러 목표 중의 하나라면, 나에게는 단 하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 P30

나는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 P31

멀어져야 할 그와 그녀의 사이는 더 깊어졌고, 좁혀져야 할 나와 그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내 기준점이 더 올라가버린 것이다. 여신을 만나려면 내가 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신이 더 대단해져 있었다. 난 오히려 안에서 의욕이 더 불타올랐다. 반드시 그보다 더 특별하고 멋진 남자가 되겠다고. - P47

내 인생의 목표가 사라지니 나 자신을 미친듯이 드라이브했던 원동력도 사라졌다. - P53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희열을 느끼면서 이게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 P57

이 남자가 내가 그동안 좇고 있던 목표였단 말인가? 갑자기 두려웠다. 만일 그가 신이라고 생각했던 게 착각이었다면, 그녀가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착각이었을까…………… 그럼 그들이 갖고 있다고 믿었던 ‘특별한 사랑‘도 혹시 환상이었을까……………. - P67

광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나는 연예인의 길에 들어선 것에 대한 회의가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다른 동료들은 모두 어느 시점이 되면 ‘연예인이 정말 내 적성에 맞나?‘ 하고 회의가 든다는데, 나는 점점 더 신이 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꾸었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꿈을 잃어버렸다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 P71

‘20년 뒤를 보자‘ - P72

20년 뒤에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나는 몸 관리, 춤 연습, 노래 연습, 음악 공부를 매일 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가수들이 놀 때, 쉴 때, 잘 때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아껴 썼다. 불규칙한 가수생활 속에서도 매일 해야 하는 루틴들을 빠짐없이 했고, 가수활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조건 음악 작업을 했다. - P73

나는 지금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할 정도의 일들을 한다. 계절당 옷 두 세트를 정해놓고, 그 두 세트만 교대로 입고, 바지는 고무줄로 되어 있는 바지만 입으며, 신발도 발을 한 번에 쏙 집어넣을 수 있는 것만 신는다. 시간에 대한 강박이 이때부터 생겨난 것 같다. - P73

20년 뒤라는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당장의 하루하루가 힘겹고 지겹게 느껴졌고, 실력만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버티며 노력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 꿈은 포기할 수 없었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기에 오히려 이 억울함을 곱씹으며 나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 P73

속으로 끝없이 되뇌었던 말 ‘20년 뒤를 보자‘가 실제 이루어졌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이 20년을 다시 살라고 하면 나는 죽어도 못할 것 같다. 단순히 승부욕이나 자존심 때문이었다면 나는 못했을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꿔온 완벽한 사랑에 대한 대가라 생각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 P75

세상엔 좋은 선택, 나쁜 선택도 있지만, 선택 후의 노력에 따라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 되기도 한다. - P75

만일 내가 열성팬들의 인기에만 의지해 가수생활을 해나갔다면 지금의 나는 분명히 없었을 것이다. 모든 스타는 한 번의 큰 고비를 넘어야 한다. - P75

‘인기‘를 ‘인정‘으로
‘Popularity‘를 ‘Respect‘로 바꿔야 한다 - P75

인기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 때 어떻게든 실력을 쌓아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 고비를 못 넘기면 인기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이다. 나는 본의 아니게 그 고비를 일찍 자초한 덕분에 일찍 넘을 수 있었다. - P75

I‘m the last man standing! - P75

정의는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가? - P79

난 딴따라다
태어났을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리고 그게 자랑스럽다 - P82

내가 직접 기획사를 차리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특별하니까
특별해야 하니까
그래야 그녀와 내가 특별해질 수 있으니까 - P87

내가 가수를 뽑는 기준은 ‘진심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가?‘ 였다. - P89

나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돈을 버는 것도 좋고,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재미있는 일이어야 했다. 그런데 가수의 일을 하는 게 재미있으려면 그 친구가 성공하는 걸 꼭 보고 싶을 정도로 그 친구가 착하고 성실해야 했다. - P91

JYP 성공의 이유를 또 하나 꼽아보자면 패키징 (Packaging) 능력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작사, 작곡, 편곡, 안무를 모두 할 줄 알았기에 가수를 프로듀싱하면서 일관성을 만들어내는 데 유리했다. 작곡가에게 곡을 맡기고, 작사가에게 가사를 맡기고, 뮤직비디오 감독에게 비디오를 맡기고, 안무가에게 안무를 맡기고, 스타일리스트에게 패션을 맡기면서 일관성을 갖추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 P92

난 내가 제작할 가수를 오래 관찰하며 그가 추구해야 할 이미지를 결정한 후, 그 정해진 이미지를 근거로 곡을 썼다. 그리고 곡을 작업하는 사이사이에 일어나 춤을 추면서 안무를 짰고, 그러는 도중에 뮤직비디오 아이디어와 패션스타일까지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발표하는 가수들이 선명한 이미지를 갖고 데뷔할 수 있었다. - P92

이미지를 갖추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횡적 일관성과 종적 일관성인데, 횡적 일관성은 음악, 가사, 안무, 스타일, 뮤직비디오, 마케팅 등이 일관성을 갖추는 것을 말하고, 종적 일관성은 1집, 2집, 3집 등이 일관성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런 일관성들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가수에게 억지로 이미지를 만들어 입히지 않고, 가수 내면에 실제로 존재하는 면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들에게도 그 이미지가 진정으로 어필이 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우리의 강점인 패키징 능력이었다. - P93

나 자신을 동료들로부터 차별화시켜 나갔다. - P93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면서, 나는 내가 꿈꾸던 ‘특별한 사랑‘을 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 P93

다른 사람들에게는 결혼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성공이 결혼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 결혼은 일반적인 결혼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결혼이었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여자를 만날만한 특별한 남자가 되는 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던 것이다. - P96

문제는 삶은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 P99

정말로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 ‘조금도 식지 않고 질리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4학년 때 Penny, 6학년 때 짝사랑, 중2 때 여신과 사랑하게 된다면 영원히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들과 제대로 사랑을 하게 되었더라면 어떠한 사랑도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을 텐데, 초반의 가장 강렬한 자극만을 느끼고 환상을 갖게 되어버린 것이다. - P99

내 마음속에 생기기 시작한 빈 공간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그 존재는 너무나 확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그 원인도, 해결책도 몰랐던 나는 일에 더욱더 매진하기 시작했다. 마음속의 빈 공간 같은 것들이 느껴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나 자신을 몰아붙였고 점점 더 벅차고 힘든 일들에 도전하게 되었다. - P101

You can run, but you can not hide. - P101

힘든 순간들을 많이 겪었지만 그럼에도 한 번도 주저앉아 포기한 적은 없었다. 실패를 하면 곧바로 대책을 찾아 다시 도전했기에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끝내야 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성공할 자신이 아니라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자신이 있었다. - P104

나는 살면서 힘들었던 적, 슬펐던 적은 많았지만, 우울했던 적은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 자신에게 우울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속상한 날에는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그 습관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내 목표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뤄낼 수 있었다. 가수에서 프로듀서, 프로듀서에서 제작자까지. - P104

미국에서 태권도에 빠져 자란 아이가 성공한 후 한국에 와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나 역시 그랬다. 우리 회사의 가수들이 우리가 하는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고 싶었다. 물론 그럴 경우 회사로 들어올 천문학적인 수익도 동기가 되었다. - P105

무명일 때 무명 대우를 받는 것보다 스타가 되었다가 무명 대우를 받는 게 더 힘들었다. - P107

‘운이 뭘까?‘ - P111

생각해보니 운이라는 것이 인생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내가 그때까지 거둔 성공도 운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 P111

왜 내 성공이 내 노력만으로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 정도 일(미국진출 실패)을 당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운‘이라는 것의 정체를 모르면서 계속 노력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운이 안 따라주면 또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진인사대천명‘ 등의 말은 듣기에는 그럴듯하나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 P112

운은 그냥 랜덤하게 일어나는 것일까?
아님 운을 컨트롤하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일까?

결국 미국에서의 첫 좌절은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져주었다. 다시는 이런 좌절에 빠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답을 찾아야만 했다. - P113

What is ‘luck‘? - P113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에 대한 소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망은 있었을지 몰라도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완영행‘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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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화자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와 함께 희랍어 수업을 듣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처음 밑줄친 문장은 여자와 함께 수업을 듣던 한 대학원생이 한 질문인데, 역시 대학원생이라 그런지 질문에서 예리함이 느껴졌다. 지금 학습하고 있는 희랍어의 의미를 활용하여 신의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도출해내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독자인 나 또한 신의 본질적인 속성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어서 두번째 밑줄친 문장은 여자와 같은 수업을 듣던 철학과 학생의 질문인데, 앞서 대학원생이 했던 질문과 마찬가지로 이 학생의 질문도 꽤나 날카로운 질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공통된 속성을 언급한 뒤 이와 비슷한 속성을 가졌지만 예외가 되는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본질적인 것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파고들려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느껴졌다.

신령한 것, τὸ δαιμόνιον, to daimonion과 신적인 것, τὸ θεῖον, to theion 의 차이가 궁금한데요. 전 시간에 θεωρία , theoria에 ‘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셨는데, 신적인 것, τὸ θεῖον , to theion도 ‘본다‘는 동사와 관련되어 있습니까? 그렇다면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 - P104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요.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 P105

허기 때문에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눈부신 조도 때문에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비교적 또렷하게 보인다는 사실에 놀라곤했어. 그 차갑고 선명한 공간이 마치 얼어붙은 낙원 같아서, 나는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 시간을 끌었어. - P109

고대 희랍인들에게 덕이란, 선량함이나 고귀함이 아니라 어떤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하잖아. 생각해봐. 삶에 대한 사유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언제 어느 곳에서든 죽음과 맞닥뜨릴 수 있는 사람...... 덕분에 언제나, 필사적으로 삶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 그러니까 바로 나 같은 사람이야말로, 사유에 관한 한 최상의 아레테를 지니고 있는 거 아니겠니? - P113

찬란한 것,
어슴푸레하게 밝은 것,
그늘진 것. - P115

이해할 수 없어.
네가 죽었는데, 모든 것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갔다고 느낀다.
단지 네가 죽었는데,
내가 가진 모든 기억이 피를 흘린다고, 급격하게 얼룩지고 있다고, 녹슬어가고 있다고, 부스러져가고 있다고 느낀다. - P116

문학 텍스트를 읽는 시간을 견딜 수 없었어. 감각과 이미지, 감정과 사유가 허술하게 서로서로의 손에 깍지를 낀 채 흔들리는 그 세계를, 결코 신뢰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어김없이 그 세계의 것들에 매혹되었지. - P117

내가 감동한 것은. 오직 그 중첩된 이미지의 아름다움 때문이었어. - P117

플라톤의 후기 저작을 읽을 때, 진흙과 머리카락, 아지랑이, 물에 비친 그림자, 순간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작들에 이데아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것도 마찬가지였어. 오직 그 의문이 감각적으로 아름다웠기 때문, 아름다움을 느끼는 내 안의 전극을 건드렸기 때문이었어. - P117

모든 이데아는 아름다움이며 선함이며 숭고함이라고 너는 말했지. - P118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니. 그러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이데이는 좋음의 이데아와 관계맺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니. 서울과 베네치아와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의 광장들이 같은 하루에 모두 존재하는 것과 같이. - P118

하지만 말이야.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 - P118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 - P118

어둠에는 이데아가 없어. 그냥 어둠이야, 마이너스의 어둠. 쉽게 말해서 0이하의 세계에는 이데아가 없는 거야. 아무리 미약해도 좋으니 빛이 필요해. 미약한 빛이라도 없으면 이데아도 없는 거야. 정말 모르겠어? 가장 미약한 아름다움, 가장 미약한 숭고함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플러스의 빛이 있어야 하는 거야. 죽음과 소멸의 이데아라니! 너는 지금 동그란 삼각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 P119

라틴어를 곧잘 하는 친구들도 희랍어의 문법에는 두 손을 들었으니까. 바로 그 복잡한 문법체계가ㅡ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라는 사실과 함께ㅡ나에겐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처럼 느껴졌어. 그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차츰 나는 희랍어를 잘하는 신기한 동양애로 알려지기 시작했지. 자력에 이끌리듯 플라톤의 저작들에 이끌린 건 그 무렵부터였어. - P120

한칼에 감각적 실재를 베어내버리는 불교에 매료되었던 것처럼. 그러니까 내가, 보이는 이 세계를 반드시 잃을 것이기 때문에. - P120

그 새벽에, 왜 나는 너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지 못했을까. 왜 너처럼 용기를 내서, 대범하게 상처를 감수하며 되물을 수 없었을까. 나의 조건이 그렇다면 너의 조건은, 바로 너의 조건은 너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느냐고. - P120

우리가 가진 가장 약하고 연하고 쓸쓸한 것, 바로 우리의 생명을 언젠가 물질의 세계에 반납할 때, 어떤 대가도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 P120

언젠가 그 순간이 나에게 찾아올 때, 내가 이끌고 온 모든 경험의 기억을 나는 결코 아름다웠다고만은 기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 P120

완전한 것은 영원히 없다는 사실을. 적어도 이 세상에는. - P121

모든 존재의 뒤편에 물 위의 환한 그림자처럼 떠올라 있는.
모든 존재가 수천의 눈부신 꽃으로 피어나 세계를 싸안고 있는, 열여섯 살의 내가 온 힘으로 붙들었던 화엄華嚴. - P121

물리적 실재와 시간.
무無에서 뜨겁게 폭발하며 태어난 세계.
전진하기 전에 영원히 서성이고 있었던 시간의 씨앗.
그래, 시간.
보르헤스가 자신을 태우는 불이라고 불렀던 것.
그 수수께끼를 한 순간 쏘아져 영원히 날아가는 화살을, 그 안에서 불붙은 채 소멸에 맞서는 생명을 너는 맨손으로 만지고 싶어했지. - P122

넌 나에게 말했지.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아름다움은 오직 강렬한 것, 생생한 힘이어야 한다고.
삶이란 게 결코 견디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는 건 죄악이라고.
그러니까, 너에게 아름다운 건 붐비는 거리였지.
햇빛이 끓어 넘치는 트램 정류장이었지. - P123

네가 나를 처음으로 껴안았을 때, 그 몸짓에 어린, 간절한, 숨길수 없는 욕망을 느꼈을 때, 소름끼칠 만큼 명확하게 나는 깨달았던 것 같아.
인간의 몸은 슬픈 것이라는 걸. 오목한 곳, 부드러운 곳, 상처 입기 쉬운 곳으로 가득한 인간의 몸은. 팔뚝은. 겨드랑이는. 가슴은. 살은 누군가를 껴안도록 껴안고 싶어지도록 태어난 그 몸은. - P124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 P124

ἐπὶ χιόνι ἀνὴρ κατήριπε
χιὼν ἐπὶ τῇ δειρή.
ῥύπος ἐπὶ τῷ βλέφαρῳ.
οὐ ἐστι ὁρᾶν

αὐτῷ ἀνὴρ ἐπέστη
οὐ ἐστι ἀκούειν

한 사람이 눈 속에 엎드려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는 흙.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한 사람이 그 앞에 멈춰 서 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 P127

그렇지 않다고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할 거라고. 단지 아주 뿌옇게 될 뿐이라고.
그게 뭔지 나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어요.
오른쪽 눈을 감으면, 그때 이미 아주 나빴던 왼쪽 눈으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였으니까. - P146

혈육들을 추억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어둡고 단단하던 그의 얼굴이 연해진다. 어렴풋이 밝아진다. - P146

아무것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이탈리아의 다른 어떤 것도. 미술품이며 성당, 음식 같은 것도. 단지 거기, 카타콤베 묘지만은 잊을 수 없어요.
..... 그곳은 죽은 자들의 도시더군요. - P153

여러분 눈앞에,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 - P153

・・・・・・ 토할 것 같았어요.
내가 보고 있는 흙이 무서워서.
그 흙이 내 몸에 묻을 것만 같아서.
하지만 도망칠 수 없었어요.
너무 어두웠어요.
모조리 똑같아 보이는 세 갈래 갈림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 P154

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담담함 위에 담담함이, 미소 위에 미소가 짓눌러진다. - P155

오래전에는 해가 진 직후와 해가 뜨기 직전의 어스름을 호呼......로 시작되는 한자어로 불렀다고 했다. 멀리서 오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어, 큰 소리로 불러 누구인지 물어야 한다는 뜻의 단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서양식 표현과 비슷한 연원을 가진, 호......로 시작되는, 끝끝내 완전해지지 않는 그 단어가 목구멍보다 깊은 곳에서 뒤척인다. - P157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 암석들의 단층처럼 날카롭게 어긋나 다시는 그녀의 시간이 그들의 시간과 겹쳐질 수 없을 것 같았다. - P160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과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잠길 수 있다는 건. - P161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기억해야 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어떤 감정도 없이, 먼 친분이 있을 뿐인 타인을 기억하듯 그녀는 그날의 자신을 기억한다. - P164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 - P165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P166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 P167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방금 내가 쓴 글씨지만, 십 센티미터 이상 눈에서 떨어지면 보이지 않아요.
암기한 대로 소리내어 읽을 때 공포를 느껴요.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든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
내 목소리가 퍼져나가는 공간의 침묵에 공포를 느껴요.
한번 퍼져나가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단어들,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단어들에 공포를 느껴요. - P167

안개 속을 나아가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그 도시의 겨울에 종종 찾아오던, 새벽에 호수에서 시가지로 밀려온 안개가 저녁까지 걷히지 않던 날처럼.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들이 안개에 덮여 흔적도 보이지 않는 회색 건물들 사이를, 축축한 석벽에 바싹 몸을 붙이고 천천히 걸어야 하던 밤처럼. 아무도 자전거를 타지 않던 밤, 사람의 자취 없이 무거운 발소리들만 들려오던 밤, 아무리 더 나아가도 싸늘한 집에 다다를 수 없을 것 같던 밤처럼. - P168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모른다.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그것 역시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모른다. - P169

가늘게 떨리는 획과 점 들이 두 사람의 살갗을 동시에 그었다가 사라진다. 소리가 없고 보이지 않는다. 입술도 눈도 없다. 떨림도, 따뜻함도 곧 사라진다.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 P170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단어들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에, 검은 웅덩이에 떨어진다. 튀어오른다.
검은 빗방울에 싸인 모국어 문자들.
둥글거나 반듯한 획들, 짧게 머무른 점들.
몸을 구부린 쉼표와 물음표. - P175

내가 말했지. 언젠가 너 자신이 성립 불가능한 오류가 되어버리고 말 거라고. - P177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부드러운 곳을 찾기 위해 그는 눈을 감고 뺨으로 더듬는다. 선득한 입술에 그의 뺨이 닿는다. 오래전 요아힘의 방에서 보았던 태양의 사진이 그의 감은 눈꺼풀 속으로 타오른다.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의 표면에서 흑점들이 움직인다. 폭발하며 이동하는 섭씨 수천 도의 검은 점들. 그것들을 가까이에서 본다면, 아무리 두꺼운 필름조각으로 가린다 해도 홍채가 타버릴 것이다. - P183

눈을 뜨지 않은 채 그는 입맞춘다. 축축한 귀밑머리에, 눈썹에. 먼 곳에서 들리는 희미한 대답처럼. 그녀의 차가운 손끝이 그의 눈썹을 스쳤다 사라진다. 그의 차디찬 귓바퀴에 눈가에서 입가로 이어지는 흉터에 닿았다 사라진다. 소리없이, 먼 곳에서 흑점들이 폭발한다.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난다. - P184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어요.

울음을 터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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