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시는 여러 가정들과 이탈된 사유들, 멀리 떨어진 영역의 개념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힘을 통해, 혹은 서로 다른 여러 개념들을 불러일으키고 그 자신과 연결시켜 그 개념들이 상호 지시하고 상호 굴절하는(마치 수정체를 통해 보이는 것처럼) 유연한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힘으로 지속한다. - P310

몬탈레는 심연의 경계에서 동요하는 개인의 도덕성을 지지할 유일한 버팀목이 없는 디딜 어떠한 단단한 바닥도 없는, 파괴의 폭풍우가 몰고 온 소용돌이와 같은 세계를 말하고자 했다. - P318

몬탈레가 타인과 공감하고 연대의 감정을 느끼고 교감하는 것으로부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의 시는 타인의 삶과 상호 의존적인 인간의 삶이 항상 현존하고  있음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하나의 삶이 있기 위해 너무 많은 삶들이 필요하다."는 구절은 기회의 주목할 만한 결론이다. - P320

헤밍웨이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비관주의를, 세상에 대해 개인주의적인 초연한 태도를 극도로 폭력적인 시대를 방관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헤밍웨이의 작품 속에는 그러한 것들이 모두 들어 있었다. - P323

《도박꾼, 간호사 그리고 라디오(The Gambler, the Nun and the Radio)》에서는 모든 것은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결론으로 돌아간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은 모든 이들이 앓고 있는 병에서 비롯된 환상에 불과한 피난처라는 것이다. - P328

어떠한 시인도 전적으로 그가 표현하는 사상 자체가 아니듯이, 헤밍웨이 역시 그가 처했던 당시 상황 그 자체로 환원될 수는 없다. - P332

인간의 행동과 인간 자체를 동일시하는 행동주의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실존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당하고 정확한 방법은 인간이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헤밍웨이 작품의 주인공보다 더 심화된 산업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 P332

헤밍웨이는 열린 시선으로, 그리고 건조한 시각으로 어떠한 환상이나 신비주의 없이도 세계를 살아 나가는 법을 이해하고 있었다. 불안해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방법을, 홀로 있는 것보다 사람들과 섞여 있는 것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방법을. 그리고 특히 그는 삶에 대한 개념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체를 개발해냈다. - P333

왕들은 문에 손을 대는 법이 없다. 그들은 익숙한 거대한 판을 부드럽게 또는 거칠게 앞으로 밀어 여는, 뒤로 돌아서 그 판을 제자리에 놓아문을 닫는 즐거움을, 문을 손으로 열고 닫는 행복을 알지 못한다. - P335

퐁주의 시는 가장 소박한 사물과 일상적인 행동을 대상으로 하며, 그러한 것들을 새롭게 보고자 노력하면서 일상적인 습관으로서의 지각 방식을 버리고 닳아빠진 언어 메커니즘을 배제한 채 묘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시 자체 혹은 이질적인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예를 들어, 상징주의나 이데올로기 혹은 미학), 오직 사물 그 자체로서의 사물, 한 사물과 다른 사물 사이의 차이점, 우리와 그 모든 사물 사이의 차이점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갑자기 멍하니 굳어진 일상에서보다 그러한 사물들의 존재가 훨씬 더강렬하고 흥미로우며 ‘진실한‘ 경험으로 다가옴을 발견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프랑시스 퐁주야말로 우리 시대의 
위대한 현인이자, 반복적으로 순환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개를 돌려 주목해야 할 몇 안 되는 ‘주요한‘ 작가다. - P336

사물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예를 들자면 과일 가게 주인들이 쓰고 버린 과일 상자에 여유롭게 시선을 돕리는 것이다.  "시장으로 가는 모든 길모퉁이마다 평범한 나무 상자들이겸손한 빛을 뿜는다. 여전히 새것이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도록 쓰레기와 함께 버려져, 자신이 볼품없는 자세로 놓여 있다는 사실에 살짝 놀란 이 대상은 사실 주변에서 가장 빛나는 물건들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나무상자의 최후를 앞에 두고 너무 오래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마지막 결론을 주관적인 판단으로 맺는 것은 퐁주가 전형적으로 쓰는 방식이다. 우리가 사물들 중에서도 가장 낮고 가벼운 이 대상에 우연히 연민을 느꼈다고 해서, 지나치게 그 감정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한 과도한 연민은 모든 것을 망치고, 막 얻어 낸 한 줌의 진실마저 바로 사라지게 하고 말 테니까. - P336

(독자가 자신만의 해석을 창조하게 하는 데 시의 원문과 번역문을 양편에 싣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 P337

어떤 것을 수정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란, 거기에 덧붙이는 것뿐이다. 이것은 마치 이미 쓴 글이나 출간한 글을 다시 가져와서 주석을 달아 가면서 수정하는 것과 같다. - P341

보르헤스는 간결함의 대가다. 그는 단 몇 페이지에 극도로 풍부한 개념과 시적인 요소들을 응축시키고자 했다. - P347

그가 에세이가 아닌 허구적인 산문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을 극복하게 해 준 그 방법은, 쓰고 싶었던 책을 이미 누군가가 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보르헤스가 꾸며 낸 다른 언어, 다른 문화 속에서 나온 미지의 작가가 쓴 책, 그러고 나서 그러한 상상 속의 책을 다시 묘사하거나 요약, 비평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 P348

문학의 이상적인 출전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기 이전에 일어났던 신화적 사건 같은 것이 아니라 단어와 이미지와 의미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으로서의 텍스트다. 서로 응답하는 각각의 모티프들이 이루는 구성, 하나의 주제가 그 변형들을 전개해 나가는 음악적 공간인 것이다. - P350

문자화된 글의 힘은 실제적인 경험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러한 경험에 하나의 시원으로서, 또한 그러한 경험을 종결시키는 것으로서 기능한다. 하나의 시원으로서 기능하는 이유는, 쓰인 글이 사건과 동일한 등가물로, 그러한 글 없이는 경험적인 사건 또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의 종결로서 기능하는 이유는, 보르헤스에게 있어 쓰인 글이란 집합적 상상력에 하나의 강한 충격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록된 글들은 과거건 미래건 등장할 때마다 기억되고 인지되는 것으로 상징적이거나 개념적인 형상으로 기능한다. - P351

보르헤스는 자신이 쓰는, 혹은 쓸 수 있는 모든 텍스트에서 무한한 것, 셀 수 없는 것, 시간, 영원 혹은 영원한 존재나 시간의 순환적인 성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 P352

고통보다 배고픔이 더욱 괴로웠다 - P353

문학 텍스트는 오직 단어들의 연속이라는 구성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개념이(보르헤스의 이러한 개념은 구조주의자들의 방법론과 가장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이다. - P354

현실의 시간에서, 역사 속에서 여러 다른 선택지를 마주한 인간은, 영원히 다른 것들을 지우면서 하나만을 선택한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의 시간은 (희망과 망각의 중의적인 시간과 유사한) 예술의 다의적인 시간과는 같을 수가 없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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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6-02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오늘 잘 보내시고 이 달도 즐독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6-02 11:03   좋아요 1 | URL
예 고맙습니다 날도 이제 슬슬 더워지는데 더위 조심하시구요 서곡님도 행복한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자신과 주변 인물들과 맺는 관계는 그가 애정을 갖는 대상의 범위 안으로 (이를 넘어 ‘생명‘과의 보편적인 관계에까지) 제한된다는 것이다. - P278

《닥터 지바고》에서 되풀이되는 주제는 프롤레타리아의 반이데올로기적인 본질과 특유의 양면적인 성격이다. 프롤레타리아는 극도로 다양한 종류의 전통적인 도덕과 사고를, 그 안에서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역사의 힘과 융합해 낸다는 점에서 양면적이다. - P278

나는 감정들, 질문들, 반대되는 의견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이 작품을 읽어 내고자 노력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이러한 방식(책과 싸움을 벌이듯 읽는 방식)을 통해 이 책의 근본적인 주장, 즉 초월적인 인간성으로서의 역사라는 명제를 공유하지 않아도, 같은 문제를 고민하며 하나의 작품이 인간의 삶을 직접적으로 표상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것들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말이다. - P287

예술적으로 구체화된 하나의 개념은 의미가 없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풍부한 의미를 지니고 존재하는 것이 곧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예술적으로 구체화된 개념이란 결정적인 어떤 지점, 하나의 문제, 놀라움의 근원을 가리키는 것을 뜻한다. - P287

역사(자본주의 세계에서든 사회주의 세계에서든)는 아직 충분히 역사라 할 수 없다. 현재의 역사는 인간의 이성이 의식적으로 구축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생물적인 현상들과 야성적인 자연의 연속일 뿐이지, 결코 자유의 왕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88

세계의 실재는 우리의 눈에 다양하고 가시투성이이며, 빽빽하게 겹쳐진 여러 개의 층처럼 보인다. 마치 아티초크(엉겅퀴와 비슷한 국화과 식물)처럼 말이다. 문학작품을 대함에 있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무한한 아티초크의 겹을 벗겨 내듯 그것을 읽으면서, 보다 더 새로운 차원들을 발견하고, 그러한 세계를 계속해서 벗겨 낼 수 있는가 하는 가능성이다. - P290

"모든 결과에 대해 오직 하나의 이유만을 찾고자 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것도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결과는 다수의 원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각의 원인들은 차례로 끝없이 수많은 다른 원인을 뒤에 숨기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건(예를 들어 하나의 살인 사건조차)에는 서로 다른 원천에서 나온 각각의 급류들이 모여 하나의 소용돌이처럼 흐르는데, 모두 진실을 찾는 데 있어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이다." - P294

저자(카를로 에밀리오 가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들, 즉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와 간트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만의 ‘방법서설‘을 구축해 낸다. 그 ‘방법서설‘이란 한 체계속의 모든 요소들은 차례로 각각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 모든 체계는 체계의 계보학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 한 요소 안의 모든 변화는 전체 체계의 변화를 함축한다는 것이다. - P295

가다가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삶이라는 들끓는 가마솥이자, 무한히 겹쳐져 있는 현실의 층들이었으며, 풀 수 없는 앎의 매듭이었다. - P295

"모든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역학과 가능성들의 체계, 즉 보통 운명이라 불리는 것" 말이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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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본성상 감각의 쾌락에 이끌리도록 되어 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쾌락과 고통의 계산]은 이런 말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외적 대상은 각 개별자의 욕망의 특수한 대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욕망의 대상을 소유하기 위해 인간은 폭력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힘을 겨루며 갈등한다. 이에 따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계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지는 것이다. - P176

쾌락을 좇는 인간이 타인을 차례로 파괴하지 않는다면, 이는 오늘날 넓은 의미에서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기초를 이루는 평판 때문일 것이다. 평판은 ‘모든 인간의 결합된 힘이 각 개별자를 대신하여 작동하게 되는 근거다. 평판은 천성적으로 부여받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게끔 하는 미덕 같은 것이 아니다. 세속의 인간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평판이다. 그 평판의 대상이 자신의 관심인 한에서 말이다.  - P176

지루함은 한가지 운동의 지속에서 비롯되는 반면, 쾌락은 운동의 다양성으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세 시간 이상 쾌락을 지속시키고자 한다면, 오히려 지루함만 불러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 P179

행복이란 아름다움에 비례하는 객관적인 수치이지만, 여기에 사랑의 정열이라는 가중치가 반영되면 전적으로 주관적인 수치가 되기 때문이다. 《연애론》에서 가장 중요한 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17장의 제목이 "사랑이 아름다움을 압도하다"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 P183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사랑이라는 대상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모든 신선한 아름다움" 으로 이루어져 있다. - P183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은 사랑하는 대상의 변모된 모습을세밀하게 바라보는 데 집중한다. - P185

스탕달적인 소설(적어도 대중적으로 가장 분명하게 알려진평가를 따르자면)은 명확한 플롯이 전개되는 가운데 뚜렷한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각자의 열정을 추구하는 이야기이다. 반면 사적인 기록에서 스탕달은 형체도 방향도 없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의 흐름 속에서, 자기 삶의 근본과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을 찾아 나간다. - P188

《뤼시앵 뢰뱅(Lucien Leuven)》의 원고 여백에는 다음과 같은 메모가 적혀 있다. "아무리 훌륭한 사냥개라도 사냥꾼의 총성이 울려야만 사냥감을 물어 올 수 있다. 사냥꾼이 총을 쏘지 않으면 사냥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설가는 주인공의 사냥개와도 같다." - P192

스탕달이 옹호한 가치는 자신의 특수한 본질(과 한계)을, 주변 환경의 특수한 본질 및 한계와 비교하는 데서 나오는 존재론적인 긴장에 있다. 존재는 정확히 엔트로피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미립자처럼 어떠한 형태나 연결도 없는 순간과 충동으로 소멸하고 만다. - P197

스탕달은 개개인이 각자 에너지보존법칙 혹은 지속적인 에너지 재생의 과정을 따라 자신을 실현하기를 원한다. 결국어느 경우에는 엔트로피가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결국 우주에 은하수들과 함께 남는 것은 허공을 떠도는  원자들의 소용돌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수록, 이러한 자기실현은 더더욱 엄격한 하나의 명령으로 주어진다. - P198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에서 그(스탕달)는 행복을 맞닥뜨린 순간 그 감정을 묘사하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말로 설명을 대신하고 만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데 항상 실패하기 마련이다." - P207

진정한 디킨스는 그가 인격화시킨 악과 그로테스크한  캐리커처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해도,
그가 그려 낸 천사 같은 희생양과 희망적인 존재는 여전히 무시하기 힘들다. 선한 인물이 없으면 그 반대의 인물도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두 성격의 인물 모두를 서로를 연관하는 구조적인 요소들로, 이를테면 튼실한 건축물의 방벽과 들보처럼 파악해야만 한다. - P220

옛 시대의 많은 아름다운 것들 많은 추한 것들이 사라져 갔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서 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발전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의 태양 아래에서는 기괴하고  미성숙한 것들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 P234

호손, 멜빌의 작품에서 죄악의 존재가 기이하고 실체 없으며 규정하기 어려운 것이었음에 비해, 트웨인의 작품에 나타나는 죄악은 청교도 윤리의 단순한 다소 기초적인 판본처럼 보인다. 타락과 은총이라는 극단적인 청교도의교리가 여기에서는 마치 잊지 않고 칫솔질하기처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칙으로 변한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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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게임 투자로 역대급 재벌 10 게임 투자로 역대급 재벌 10
인랑 / KW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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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에서는 앱스토어에 게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스토리가 나오는데 주인공 서우진과 스티븐 잡스 간의 신경전이 흥미로웠다. 덤으로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각종 사업수완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등장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크고작은 어떤 사업철학이나 생각들을 엿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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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행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연이라는 책이 수학의 언어로 씌어 있다고 비유한 갈릴레오 (GalileiGalileo, 1564~1642) 의 다음 문장은 매우 유명하다.(이 비유는 새로운 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다.)

철학은 우리 눈앞에 영원히 펼쳐져 있는 우주라는 이 거대한 책 안에 씌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안의 언어와 문자들을 먼저 알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그 언어란 수학의 언어이며, 문자들이란 삼각형이나 원, 그밖의 기하학적 형상들이다. 이러한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이 책에 나오는 말을 단 한 마디도 이해할 수 없다. 이러한 지식 없이 우주라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두운 미로를 헛되이 방황하는 것과도 같다.
(시금사(金師, Il saggiatore)』) - P129

"세계는 영원한 이성이 자신의 개념을 써 놓은 하나의 책이다." - P130

현실의 모든 것을 재현해 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초 색상이나 알파벳 문자와 같이 최소한의 요소로 구성된 조합 체계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 P133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철학의 적합한 연구 대상인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에 몰두하는 것이 우리를 고양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에서 읽은 모든 것들은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창조한 것이기에 아름답고 균형 잡힌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알고자 노력하고 탐구한다면 보다 더 완벽하며 가치 있는 존재가 될것입니다. - P134

갈릴레오가 기하학자라는 점에서 그가 기하학적 형태의 명분을 옹호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자연의 관찰자라는 관점에서 추상적인 완벽성의 개념을  거부하고, "울퉁불퉁하고 거칠며 비규칙적인 달의 이미지를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적인 천문학이 내세우는 완전무결한 천상의 이미지와 대비시킨다.

왜 구(혹은 각뿔)를 말이나 메뚜기의 형상과 같은  자연스러운 형태들보다 더 완벽한 형상이라고 보아야 한단 말인가? - P136

딱딱한 입체를 다른 형상으로 재현하는 것은 똑같이 힘든 일이 아닌가, 더 정확히 말해 대리석 한덩어리를 완벽한 구나 완벽한 각뿔의 형상으로 만드는 것이나, 완벽한 말혹은 완벽한 메뚜기 모양으로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 P136

불역성과 불변성과 같은 것들을 칭송하는 사람들은 오래 살고자 하는 과도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런 말을 하게 되는것이다. 그들은, 만약 인간이 불멸한다면 지구에 존재하지도 못했으리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응당 메두사의 머리와 마주쳐야 한다 메두사가 그들을 벼옥이나 다이아몬드와 같은 상태로 변화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완벽해질 테니 말이다. - P137

갈릴레오가 메두사와 같은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상기시키면서까지 반대한 것은 바로 자연의 불변성이라는 전통적인 견해였다. - P138

자연이라는 책의 기하학적 혹은 수학적인 알파벳은 불변하는 천계와 지구의 구성 요소 사이의 대립을 파기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었다. 그러한 알파벳은 최소의 요소들로 나뉘어서, 운동과 변화의 모든양상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38

아담과 이브가 원죄를 지은 이후 신은 그들을 유혹했던 뱀을 인간의 몸속으로 추방했고, 이후 그 뱀은 인간의 몸속에 창자의 형태로 영원히 갇히게 된다.

몸을 둘둘 만 채 인간을 지배하는 탐욕스러운 뱀은 인간을 지칠 줄 모르는 욕망에 묶어 두며,  보이지 않는 독니로 인간을 괴롭힌다. - P143

‘다른 세상 또는 달의 국가들과 제국들‘ 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들의 일관성이 아니라, 그의 마음에 들어오는 모든 지적인 자극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재미와 자유로움이다. 이것이 바로 ‘철학소설(conte philosophique)‘의 시작이다. 그것은 이 작품이 증명해야 할 한 가지 논제에 대해 쓴 이야기라는 뜻이 아니라, 일정한 개념들이 선택되고 해체되며, 그것들을 진지하게 다룰 때조차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러한 개념에 친숙한 사람을 위한, 재미 삼아 서로를 놀리는 분위기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 P145

루소에서부터 헤밍웨이에 이르기까지, 인간적인 가치의 진정한 척도란 우리 자신을 시험해 보는 일에 있으며, 거창하든 사소하든 ‘무언가를 행함‘에 있어서의 성패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 작가들에게 디포는 첫 번째 스승일 것이다. - P152

‘로빈슨크루소‘는 분명 한 줄 한 줄 다시 읽어야만 하는 책이고, 다시 읽을 때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 P152

온통 혼란에 빠진 하나의 세계. 이 세계에서는 현명하고 행복한 유일한 나라, 즉 엘도라도에서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구원받지 못한다.

 엘도라도에서는 부와 행복이 직결되지 않는다. 잉카 족은 유럽 사람들이 진흙처럼 널린 금가루와  자신들은 돌멩이쯤으로 여기는 다이아몬드를 귀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소중한 금붙이가 매장되어있는 바로 그곳에서 캉디드는 현명하고 행복한 사회를 발견한다. 

모든 가능한 세계 가운데 최상의 세계가 현실이 된다는 팡글로스의 말은 결국 엘도라도에 딱 들어맞는 것이다. 엘도라도가 안데스 산맥의 닿을 수 없는 곳에 자리한다는 점, 찢겨 나간 게 틀림없는 지도 한 조각, 비(非)장소,
즉 유토피아에 숨어 있다는 사실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 P158

인간의 삶이란 짧고, 결국 끝이 있는 것이니 말이다. 언제나 남들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더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는 운이 좋아 불평할 것도 없고 삶이 주는  모든 좋은 것만을 가질 수 있게된다 해도 결국 베네치아의 상원의원인 시뇨르 포코퀴란테처럼 모든 일에 코웃음을 치며 부족한 일에서 결점만을 꼬집는 인물이 될 것이다. - P160

스스로 직접 실천하면서 적용하여 풀 수 없는 문제라면 그러한 문제 자체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P160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초월적인 선이나 악에 따라 심판받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일구어 낸 결과의 크고 작음에 따라 판단된다. - P161

디드로의 시학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의 독창성이라기보다는 그 작품이 다른 책에 대해 차례대로 답하고 논쟁하며 그 책들을 완성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작가가 쏟은 모든 노력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과정은 그것이 놓여 있는 전체적인 문화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 P165

그(디드로)에게 여성은 남성과 같은 도덕적, 지성적 지위에 있으며 감성적이며 감각적인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똑같이 부여받은 존재다. - P167

자크가 표현하고자 하는 ‘운명론‘은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란 이미 "저하늘 위에 씌어 있다.") 체념이나 수동적인 자세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오하려 운명론은 자크가 항상 자진하여 일에 나서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이끈다. - P167

스피노자는 기하학적 방법으로 증명된 유일하고도 필연적인 세계에 내재된 객관적인 합리성을 주장했다. - P167

라이프니츠에게 이 세계가 단지 수많은 가능 세계의 하나일 뿐이었다면 디드로에게 이 세계는 선하건 악하건 간에 (아니면 선과 악이 항상 공존하건 간에 가능한 단 하나의 세계였다. 또한 인간의 행위란 선하건 악하건 아니면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것이건) 그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에 대응할 수 있기만 하다면 정당한 것이다(이 세계는 교활하고 속임수를 쓰며 재치로 무장한 일련의 허구를 포함한다.) - P167

디드로는 진실이란 하나의 형식이나 교훈적인 우화로 축소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써 낸 창조적인 문학이 추상적인 용어로 명확히 설명될 수 있는 하나의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무수히 벌어지는 세부적인 일들에 대응하기를 원했다. - P169

세계는 무자비한 힘으로 돌아가는 기계 장치와 같다. "판단의 진정한 가치는 부(富)에 있다. 판단을 변화시키고  매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부이기 때문이다." - P171

오르테스는 홉스와 같은 비관주의자였으며,  맨더빌처럼 역설을 사랑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해 더없이 단호했으며, 건조하고 신랄한 문체를 즐겨 썼다. 그의 저작을 읽어보면 그가 애매한 구석이 전혀 없는 이성 그 자체를 수호하는 투사였음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게 된다. - P173

와인과 맥주만 마시던 유럽인들에게 동양에서 들어온 ‘커피‘는 ‘각성‘을 뜻하는 것으로 ‘계몽‘과 동의어로 쓰였다. - P172

정확하고도 투명한 것은 오히려 먼지로 뒤덮인 혼란 속에서태어나고, 형태를 갖춘 뒤에는 다시 먼지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 P173

"만일 내가 이 모든 것을 꾸며낸 것이라면?"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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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로스쿨러 2023-06-04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뱀이 창자가 된다구요? 너무너무 징그러운 발상이네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6-04 18:30   좋아요 0 | URL
저도 읽으면서 좀 징그럽게 느껴지긴 했어요ㅠ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인간의 탐욕같은걸 설명하면서 나왔던 글이었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