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들이 삶과 죽음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조금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몇일 전 읽었던 욘 포세의 또다른 작품인 ‘저 사람은 알레스‘ 라는 책에서 학습된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랬는지 이번 작품은 의식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와는 별개로 마지막 부분(p.131~135)에 나오는 문장들은 뭔가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잔잔한 여운이 느껴졌다.

그들은 벌써 몇 시간째 부두에 머물러 있다. 얼마나 오래 더 이러고 기다려야 할까?
여기서 무작정 시간이 가기만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기다리는 것도 정도껏이지, - P85

이제 빨리 잊는 게 상책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그래, 요한네스가 말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페테르가 말한다 - P94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어, 싱네가 말한다 그러셨지 아버님은, 레이프가 말한다 - P123

그럼 마음 아픈 일이지, 레이프가 말한다 그래도 닥칠 일은 닥치는 법이야, 그가 말한다 사람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언젠가는 우리 모두 차례가 오는걸, 그가 말한다
그런 거지 뭐, 그가 말한다 - P124

이해하겠나? 페테르가 묻는다 잘 모르겠는걸, 요한네스가 말한다 자네도 이제 죽었네 요한네스 페테르가 말한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페테르를 바라본다. 그런 말을 하다니. 고약하게도, 그가 죽었다니 내가 죽었다고? 요한네스가 묻는다 자네도 이제 죽은 거라네 요한네스 그래, 페테르가 말한다 - P128

그리고 내가 자네의 제일 친한 친구였으니 자네가 저세상으로 가도록 도와야지, 그가 말한다 내가 저세상으로 가도록 도와? 요한네스가 묻는다 그리고 페테르는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집에 누워 있는 자네는 죽은 거네 요한네스, 페테르가 말한다
아하, 내가 그러고 있군, 요한네스가 말한다 그래, 페테르가 말한다 자 이제 가게나, 요한네스, 그가 말한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페테르에게 다가가 그와 함께 길을 내려간다 - P129

지금 서쪽 만으로 가는 건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그래, 페테르가 말한다 거기서 뭘 하는데? 요한네스가 묻는다 이제 떠나는 거야, 자네와 내가, 페테르가 말한다 그렇군, 요한네스가 말한다 내 고깃배를 타고 우리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거지, 페테르가 말한다 그래 자네가 알아서 하게 페테르, 요한네스가 말한다 - P129

그리고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지금 이게 뭐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군, 오늘 페테르와 밖으로 나가 게망을 끌어올리지 않았나 그리고 꽃게를 팔러 시내에도 갔었는데, 하나도 팔지 못하고, 페테르가 안나 페테르센에게 선물로 꽃게가 가득 든 비닐봉지하나를 넘겨준 게 다지, 그러니까 페테르가 봉지를 부두에 놔두고 왔고, 한참 후 그녀가 와서 가져갔지.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조금 지나서 안나 페테르센이 왔었지, 그 모든 일이 생생한데, 지금 내가 죽었다니

이제 자네도 죽었다네 요한네스, 페테르가 말한다 오늘 아침 일찍 숨을 거뒀어, 그가 말한다 내가 자네의 제일 친한 친구여서 나를 이리로 보낸 거라네. 자네를 데려오라고 말이야. 그가 말한다 그러면 게망은 뭐하러 걷어올렸나 요한네스가 묻는다 자네 삶과의 연결을 끊어야 하니 뭔가는 해야 했지, 페테르가말한다 그런 거로군, 요한네스가 말한다 그런 거라네, 페테르가 말한다 - P130

몸을 잠시 되돌려받았어, 자네를 데려올 수 있도록, 페테르가 말한다
이제 고깃배를 타고 떠나자고, 그가 말한다 어디로 가는데? 요한네스가 묻는다 아니 자네는 아직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구먼, 페테르가 말한다 - P131

목적지가 없나? 요한네스가 말한다 없네,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 장소가 아니야 그래서 이름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 P131

아픈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곳엔 몸이란 게 없다네, 그러니 아플 것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영혼은 아프지 않단 말인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 P132

좋은가, 그곳은? 요한네스가 묻는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하지만 거대하고 고요하고 잔잔히 떨리며 빛이 나지, 환하기도 해, 하지만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걸세, 페테르가 말한다 - P132

이제 그렇게 두리번거려서는 안 된다네 요한네스, 페테르가말한다 이제 하늘만 쳐다보고 파도소리에 귀기울여야 해, 그가 말한다 - P132

자네가 사랑하는 건 거기 다 있다네, 사랑하지 않는 건 없고 말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 P133

비바람이 불고 파도도 높으니까 그리고 페테르의 고깃배가 파도에 휩쓸려 올라갔다 떨어지더니 그들은 더이상 페테르의 고깃배가 아닌 다른 배에 앉아 바다 위에 떠 있다 그리고 하늘과 바다는 둘이 아닌 하나이고 바다와 구름과 바람이 하나이면서 모든 것, 빛과 물이 하나가 된다 그리고 거기, 에르나가 눈을 반짝이며 서 있다. 그녀의 눈에서 나오는 빛 역시 다른 모든 것과 같다. 그러고 나서 페테르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제 길에 접어들었네, 페테르가 말한다 - P134

그리고 페테르와 그는 그 자신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모든 것이 하나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르면서 차이가 없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몸을 돌려 저멀리 뒤편, 저 아래 멀리, 싱네가 서 있는 모습을 본다, 사랑하는 싱네, 저 아래, 멀리 저 아래 그의 사랑하는 막내딸 싱네가 서 있다. 제일 어린 마그다의 손을 잡고서, 그리고 요한네스는 싱네를 바라보며 벅찬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싱네 곁에는 그의 다른 자식들 모두와 손자들과 이웃들과 사랑하는 지인들과 목사가 둘러서 있다. 목사는 흙을 조금 퍼올린다. 싱네의 눈에도 에르나에게서 본 것 같은 빛이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어둠과 저 아래서 벌어지는 모든 궃은일을 바라본다
저 아래는 궂은일이 생겼구먼, 요한네스가 말한다 - P135

그리고 싱네는 요한네스의 관 위로 목사가 흙을 던지는 것을 보며 생각한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요한네스, 아버지는 독특한 분이었죠 유별난 구석이 있었지만, 자애롭고 선한 분이었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삶이 녹록지 않았다는 걸 저도 알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늘 속을 게워내야 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자애롭고 선한 분이었어요, 싱네는 생각한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하늘에 흰 구름이 떠간다, 그리고 오늘 바다는 저리도 잔잔하고 푸르게 빛나는데, 싱네는 생각한다, 요한네스, 아버지, 요한네스, 아버지 - P135

바다와 바람과 비와 외딴집과 보트하우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사물들은 사람보다 오래 머물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담아내고, 흔적을 간직한다. 작가의 말처럼,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 P137

내 글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스트라네바름(노르웨이 하르당게르표르 동쪽에 위치한 해변)의 소리들이다.
가을의 어둠, 좁은 마을길을 걸어내려가는 열두 살 소년, 바람과 피오르 위로 쏟아지는 장대비, 불빛이 새어나오는 어둠 속 외딴집, 어쩌면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는..... 이러한 것들이다. - P138

나는 줄곧 바다를 바라보며 자랐다. 나는 그 모습들을 사랑하며, 그것은 내 무의식의 감수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오랫동안 바다를 보지 못하면,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P138

어부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순간과 그의 흘러간 삶, 그리고 이제 막 다가오는 죽음을 이야기하는《아침 그리고 저녁》에도 어김없이 피오르의 바람과 파도, 늙은 어부의 기침소리 같은 것들이 있다. 어눌한 구어체와 비문,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사슬, 동일어의 반복, 대화와 대화 사이의 침묵을 따라가다보면 읽는 사람은 어느 순간 문장과 하나가 되어 그것들이 지어내는 피오르의 리듬을 타게 된다. - P138

‘21세기의 베케트‘라 불리기도 하는 욘 포세의 텍스트에 깃든 침묵과 여백은 사무엘 베케트의 ‘제2의 언어‘로서의 침묵처럼 텅 비어 있으면서 무겁다. 이들의 침묵은 말하지 않은 것을 껴안아 말하게 한다. 등장인물들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또다른 등장인물들과 독자들은 ‘말하지 않은 것‘을 듣게 된다. 침묵은 ‘이미 다 말해졌으므로 다시 말할 필요가 없는 언어들을 소환하고, 상상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그의 ‘닫힌 텍스트‘를 열려있게 한다. - P143

마침표를 찍을수 있는 문장, 요한네스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일상이다. - P144

환각과 비슷한 상태에서 다가오는 죽음은 그가 살아오며 느끼지 못한 것들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확신했던 일들을 불확실하게 만든다. - P144

작가는 응축된 문장을 쓰는 것만큼, 응축된 삶의 형태를 묘사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 살고, 사랑하고, 죽어가는 과정을 이보다 더 원형에 가깝게 축약할 수 있을까. 이 짧은 소설을 장편소설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 삶의 원형에 가까운 것들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 P145

작가는 스스로 말하듯, ‘형식적으로 닫힌 텍스트 안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들어가‘ 바닷물을 담았다 쏟아내는 액자처럼, 근원을 알 수 없으나 끊임없이 생성중인 삶과 죽음의 리듬을 담아내고자 한다. - P145

위험한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위험하지는 않아, 페테르가 말한다 위험하다는 것도 말 아닌가, 우리가 가는 곳에는 말이란 게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 P148

멜랑콜리커는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불안을 받아들인다. ‘검은담즙‘을 머금고 살아감으로써, 삶을 버팀으로써, 현재 안에 존재하는 과거와 예견된 죽음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만나는 순간, 멜랑콜리는 빛을 발한다. - P147

그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와 존재의 불안을 끊임없이 사색하는 ‘멜랑콜리커‘들이다. 연구자 주잔 크뤼거에 따르면 멜랑콜리커는 ‘존재의 이유와 의미를 고민하며, 사후세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사람이다. 잃어버린 것을 애도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전진하는 대열에서 멈춰 주변을 돌아볼 줄 알고, 정서가 우울하고, 모호하게 말하는, 과잉소비사회와 자본주의에 반하는 인성의 사람이다. 문제의 표면이 아닌 핵심을 파고들며 스스로에게 정직한 사람이다. - P147

포스트모던 혹은 포스트 포스트모던 시대에 불시착한 요한네스와 같은 멜랑콜리커들은 서늘한 외로움을 감당하며 묻고 또 물을 것이다. 거대한 시공간 앞에 선 존재의 불안과 허무에 대해.
좋은가. 그곳은? - P148

『아침 그리고 저녁』을 발표한 후 욘 포세는 희곡보다 소설 쓰기에 좀더 집중할 것임을 선언했다. 2014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트릴로지』( 『불면』 올라브가 꿈을 꾼다』 『저녁의 피로』를 묶은)는 유럽 내 난민의 실상을 통해 인간의 가식과 이중적인 면모 등을 날카롭게 비판함으로써 문단 안팎의 좋은 평을 받았고, 해마다 그가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주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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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느낌이 든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어떤 목소리가 그를 부르는 것같다. 다시 들어가야 한다고, 다시 들어가, 요한네스, 잘 둘러봐.
목소리는 그렇게 말하고 요한네스는 왠지 그 목소리를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시 들어가서 잘 둘러보는 게 좋겠어, 모든 게 제대로 있는지 어떤지, 하지만 대체 왜?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군, 왜 다시 창고에 들어가야 할것만 같지? 이런 적이 없는데, 창고에 정말 무슨 문제라도 있다면?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창고에 다시 들어가본다고 안 될 것도 없지 않은가. 생각하며 그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선 채로 자전거를 바라본다. - P42

상상해보라, 세탁기가 생기기 전에 에르나가 저 통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저 안에다 얼마나 많은 빨래를 했는지, 그래 결코 적지 않은 빨래였다. 그리고 이제 에르나는 가고 없는데 빨래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 것이다.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 P43

그래 구두장이 야코프는 사람이 좋고 믿음도 강했다.
다른 사람은 흉내도 못낼 만큼, 그랬고말고, 그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두었다. 자신이 믿는 신은 이 사악한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구두장이 야코프는 말했었다, 무슨 수로 자애롭고 전지전능한 신이 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을 믿으라는 거지요? 구두장이 야코프는 말했다. 제가 믿는 신과 진실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은 이 세상을 위한 신이 아니에요. 그런 신도 세상에 존재하지만,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다른 신들입니다. 이 세상의 다른 신 말이에요, 구두장이 야코프는 말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말이 옳았던거야,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 P52

역시 늙는다는 건 고약한 일이야, 요한네스가 말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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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6 ㅣ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6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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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었다. 악덕업주와 주인공 간에 급박한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술술 읽혔다. 이외에도 돈보다는 가족과의 시간을 좀 더 소중히 여기는 음식점 사장님의 사연도 기억에 남았다. 등장인물간의 대화 속 각종 건강관련 꿀팁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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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을 보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두 단어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지금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진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그 일을 하는 데 쓸 힘이나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인생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바로 내 관심을 끌고 시간과에너지를 가져가려 하는 모든 사람, 일 그리고 사물이라는 걸 알았어요. 내 인생의 진정한 목적과는 무관한 것들이요.

밀려가는 파도는 바로 내 존재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을 도와줄 모든 사람, 일, 사물이라는 걸 깨달았죠.

지금 밀려오는 파도와 씨름하는 건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라는 사실을…………. 그러고 나면 나중에 밀려가는 파도에 쓸 힘이나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지요.

"어떤 상황에 얼마나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열심히 파닥거려야 할지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케이시가 한 말은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대학 졸업후 78세까지 매일 20분을 읽으나 마나 한 이메일과 우편물을 보는 데 소비한다면 결국 나는 내 인생에서 꼬박 1년을 그 쓸데없는 광고들을 살펴보는 데 허비하는 셈이었다. 대학 졸업 후 남는 인생은 56년 정도. 그 귀중한 56년의 시간 중에서 꼬박 1년을 그런 쓸데없는 일에 허비하다니!

"나는 매일매일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소중한 순간임을 깨달았습니다. 아까 메뉴판에서 잠깐 
보셨던 그 질문에 대한 답, 즉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오늘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퇴직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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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그토록 매정할까? 아니 그럴 리 없다. 하지만 자애로운 신 못지않게 사탄 역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올 올라이는 의심해본 적이 없다. 세상은 좀더 미약한 신이나 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자애로운 신 역시 존재하니까, - P14

그것참,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지, - P15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 물고기, 집, 그릇,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 P16

아마도 그건 신의 영혼이 아니겠는가, 모든 것에 내재해 무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의미와 색을 부여하는, 그리고 그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모든 것에 신의 말씀과 영혼이 내재하는 이유다. 그래, 그렇지, 그러나 사탄의 의지 역시 작동한다는 것, 그 역시 확신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더센지, 그것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올라이는 생각한다.
그 둘은 누가 더 강한지 겨루고 있으니까, 아마 태초부터 그랬을거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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