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 회고록
스탠 리 외 지음, 안혜리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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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코믹스,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코스튬은 물론 각종 피규어와 굿즈도 날개돋친 듯 팔리는 마블, 다들 좋아하시죠?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의  탄생 비화, 현재의 마블을 있기까지의 일화, 마블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위기와 기사회생을 반복한 조물주 '스탠 리(Stan Lee)'의 인생역정이 바로 마블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헐크,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앤트맨, 토르, X맨 등 이름만 들으면 심장이 뛰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는 거의 스탠 리를 통해 만들어졌죠. 지금까지 스탠 리가 일러스트 작가인 줄 알았는데,  스탠 리는 그림에 소질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주로 캐릭터를 창조하고 스타일을 잡는 스토리 작가였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스탠 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간추리자면 대공황 시대에 태어나 집안 형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벽돌로 된 옆 건물. 아버지는 재단사였지만 일거리를 찾지 못해 넉넉하게 자라지는 못했죠. 하지만 어릴 적부터 그의 친구는 바로 '책'! 셰익스피어,  마크 트웨인, 쥘 베른, 빅토르 위고, 찰스 디킨스, 조지 버나드 쇼, 아서 코난 도일 , 에드거 엘런 포 등등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독서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시작한 독서에 취미가 생각 엄청나게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정 읽을게 없으면 케첩 병의 포장지까지 읽어댔다고 하네요. 얼마 전 퇴임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엄청난 독서가였다고 하죠. 이미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의 독서 블로그에 소개된 책이 날개돋친 듯 팔리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독서'는 정말 중요한 행위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스탠 리도 자신이 스토리 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독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된 스탠 리는 여러 일들을 전전하다 삼촌이 일하는 타임리 코믹스의 사무 보조 일을 시작합니다. 처음엔 간식과 커피를 내우고 잉크병을 채우는 자질구레한 일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글쓰기로 입문하게 되죠. 이렇게 그의 인생 서막이 시작됩니다. 그 후 군 복무를 마친 후 지금의 아내 조안을 만나 영감을 많은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꽃길도 위기가 있었으니, 바로 DC 코믹스나 마블 코믹스는 아이들이 보는 만화, 펄프(pulp), 혹은 하위문화(subculture)라는 하향 평가 때문입니다. 이는 성인 만화로의 발돋움에 걸림돌이 되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문화의 한 축이 되는 등 추앙받고 있죠.  이는 마블의 세계관은 인물의 성격과 현실적인 묘사에 공을 들이고, 캐릭터와 상황 자체에 유머를 이끌어 낼 뿐만 아닌, 어메이징하고 판타스틱하며 인크레더블 한 멋진 제목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스탠 리가 추구한 700여 개의 캐릭터들과 서사 이야기는 마치 신화나 종교와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철학적인 코믹북입니다. ​ 

마블 히어로의 탄생 비화가 빠질 수 없죠.  헐크는 사실 초반엔 회색 피부였지만 인쇄기가 도통 색을 잡아내지 못해 두 번째 책부터 부연 설명 없이 초록색 피부로 바뀌고, 빨간색이 되었던 숨겨왔던 사연이 인상 깊습니다. 이런 황당한 사건으로 초록색 피부가 된 헐크라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조금 더 황당한 사건은 이겁니다. 스탠 리는 뇌 수술에 문외한이었고 감마 폭탄에 대해는 잘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자문 따위는 빼고 (뭉뚱그려 아예 따질 수도 없게) 일단 과학적으로 들릴 수 있게 감마선에 노출된 브루스 배너, 헐크가 탄생합니다.  스탠 리의 막무가내 정신, 몰라도 일단 부딪쳐보는 추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스파이더맨은  10대를 슈퍼히어로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 판단한 편집장의 반대로,  폐간될 잡지에 끼어 넣은 게 히트를 치며 인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바로 헐크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신(神)들로 눈을 돌렸고.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북유럽 신화의 색다름에 이끌려 바이킹 같은 외모의 드라마틱한 토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10대를 슈퍼히어로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 판단한 편집장의 반대로,  폐간될 잡지에 끼어 넣은 게 히트를 치며 인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바로 헐크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신(神)들로 눈을 돌렸고.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북유럽 신화의 색다름에 이끌려 바이킹 같은 외모의 드라마틱한 토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스토리의 창조자인 스탠 리의 노하우를 알아볼까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 듯 (헐크 감마선 탄생 비화) 당신이 잘 아는 것에 대해 구글링을 하든 공부를 하든 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따질 수 없을 만큼 뭉뚱그려서 아무도 몰라도 될만한 상상력을 더합니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스토리에만 정신 팔지 말고 모든 것을 분석해보려고 시도합니다.

 

왜 작가가 저 대사를 썼을까? 저 장면에서 나라면 어떤 장면과 대사를 넣었을까? 카메라는 왜 롱샷이나 클로즈업을 쓴거지? 등등 생각하면서 보면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눈이 생긴다고 합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해요. 저는 영화를 볼 때 수첩을 가져가 중요한 것은 메모하며 보거든요. 독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읽다 보면 이해력이 높아지고 속독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본을 썼다면  세상에서 가장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며 편집자의 눈으로 교정을 보고 모든 오류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최대한 할 수 있을 때까지 퇴고하고 또 퇴고하라고 충고합니다. 마지막 팁으로 주눅 들지 말고 성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전하라고 권고합니다. 스탠 리의 끝도 없는 자존감의 시초는  어머니의 칭찬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천연 보약이란 생각이 드네요.

 

 

현재 마블의 명예회장인 그는 아직도 명실상부 마블의 아버지이자 건재하고 있는 홍보 수단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영화화된 시리즈에 카메오로 나오는가 하면, 쿠키영상에 등장하거나, 심지어 마블과 상관없는 TV 시트콤이나 영화에 게스트 출연도 하기도 하죠.  책은 마블 스타일로 '스탠 리'의 일대기를 코믹스럽게 그리고 있는데요. 연대기 순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시도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마블의 팬이라면, 팬이 아리더라고 좋아한다면 빼놓지 말고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슈퍼히어로의 아버지이자 조물주인 스탠 리를 안다는 것은 마블의 역사를 이해하는 뿌리가 될 테니까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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