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 - 기후위기 시대, 미래를 위한 선택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톰 리빗카낵 지음, 홍한결 옮김 / 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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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구는 길고 느린 변화를 끝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홀로세에 접어들었다. 홀로세란 20세기까지 1만 2천 년 동안 이어졌고, 안정적인 변화를 보이며 평균 1℃의 온도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무분별한 착취와 훼손은 지구뿐만 아닌 스스로 인류의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다. 바로 50년 만의 일이다. 인류는 혜택받았던 홀로세를 끝내고 인류새로 접어들었다.

책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전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와 사무총장 선임고문으로 파리협정 체결에 공헌한 '톰 리빗카낵'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두 사람은 2015년 파리협정 체결을 끌어 낸 장본인. 그들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혼자서는 옮길 수 없는 산도 여럿이 모이면 가능한 마법을 실현해 보자는 일종의 호소다.

서문에도 나와 있다시피 기후변화를 안이하게 생각하는 독자, 고통이나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독자 모든 이에게 보내는 인류 미래의 약속이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3가지 마음, 10가지 행동을 실천해 보자.

먼저 인류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돌리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1997년 교토의정서 체제는 선진국만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에 새로 개정될 필요가 있었다. 2015년 파리협정에는 195개국과 유럽연합이 만장일치로 서명했고, 2021년부터 신기후체제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재임 기간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을 복귀하라 지시하기도 했다.

지금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음에도 인류가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선보인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류는 곧 사라질 것이다. 인류의 지구 잔존, 인류의 지구 퇴출 이 두 가지 시나리오가 어떤 공포, SF 영화보다 피부로 다가온다. 가상 시나리오로 펼쳐지는 '우리가 현재 만들어가는, 온도가 3℃ 이상 오른 세상'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한 세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래서 극복을 위한 3가지 마음가짐 '단호한 난관','무한한 풍요','철저한 재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위기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서로 뺏고 뺏는 경쟁보다 연대와 협력으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자연을 착취하고 버리기 보다 다시 쓰려고 하는 생각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모두가 실천해야만 하는 10가지 행동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 속에 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서 보다 여럿이 해야 시너지를 갖는다는 말을 몇 번이고 곱씹었다. 나는 몇 해 전부터 장바구니는 필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무섭지만 나름의 실천을 해왔다. 근데 사실 힘에 부친다. 떡볶이 가게에서 주는 플라스틱 용기가 싫어 재사용 용기를 준비해 갔더니, 주인은 이상한 눈초리로 보며, "참 알뜰하네"라고 말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웃으면서 대답했다. "쓰레기 버리기 싫어서요." 다음부터 그 집에 가지 않는다.

코로나로 일회용 용기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배달 앱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다. 30-40분 걸리는 거리는 걸어 다니며, 내가 먹을 물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이제 혼자 이러는 게 힘에 부친다. 음식점이, 사회가, 국가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실천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유별난 별종'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이런 문화가 사라지고 재사용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 열심히 해봤자 죄책감만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지구가 어떻게 변화했고, 진행 중이며, 미래에 어떻게 된다는 충격적인 것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어떻게 파리기후 협정이 만들어졌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농업 방법을 모색하고, 경제를 망치지 않고, 문명을 역행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할 때다. 환경, 정책 이슈의 배경을 이해하고 당신의 행동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올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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