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미라이 - 애니메이션 그림책
호소다 마모루 지음, 오선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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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영화 원작을 찾아 읽는 게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시지 않는 영화의 감동과 여운을 원작으로 다시 복습하는 일은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얼마 전 '호소다 마모루'감독의 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도 그런 경우인데요. 이번에는 <미래의 미라이>의 그림책으로 감정을 더해볼까 합니다. 벌써부터 쿤짱의 징징거림이 들리는 듯하네요

아이를 가진 집에서 흔히 일어나는 디테일한 상황을 몽글몽글하고 따스한 그림체로 수놓은 마법! 여시 믿고 보는 호소다 마모루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각본을 쓴 감독은 네 살 남자아이의 시선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매일매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감독의 아이가 네 살 되던 해 "아빠! 오늘 꿈에서 나보다 더 커진 동생을 만났어!"라는 말에 영감받아 만든 자전적인 이야기이며, 갓 태어난 동생을 한껏 질투하는 아들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미운 네 살이 할 법한, 생각할 만한, 입 밖에 내놓는 말들에서 현실감이 들었지 뭡니까. 요새 또래의 조카들과 있는 시간이 있어서 인지 '맞아 맞아!'라면서 공감하며 울고 웃었습니다.

《미래의 미라이》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부모님의 관심을 받고 자라던 쿤은 네 살 인생 최대 위기가 찾아옵니다. 첫눈 오던 날 여동생 미라이가 태어나고 미라이에게 모든 관심이 생기며 질투하는 아이 쿤은 어느 날, 미래에서 온 여동생 미라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반려견 윳코가 인간이 되어 말하고, 어린 시절의 엄마, 증조할아버지도 만나면서 모험과 성장을 이루는 이야기입니다.

첫 째이자, 오빠, 네 살배기 꼬마 쿤의 눈으로 바라본 영화는 육아 중인 부모, 동생 있는 첫째, 그리고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한데요. 쿤은 윳코와 함께 히나인형을 정리하며 동생 미라이와 동료의식이 생기고, 과거의 엄마와 만나면서 손이 많이 가는 아이에게 더 관심이 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입니다. 누구나 처음이 있고, 실수를 거듭하면서 자라게 되죠. 《미래의 미라이>는 태어남과 죽음으로 순환하는 한 가족의 역사이면서 인류의 이야기를 따스함 가득한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했습니다.

 

 

쿤은 동생을 미워하는 자신을 인정하고 성장합니다. 아빠는 첫째 쿤이 태어났을 때 일터로 도망갔지만 미라이를 직접 키우면서 진짜 아빠가 되어갑니다. 엄마 또한 직장과 육아를 겸하면서 돈독해진 부부 사이를 확인했습니다. 영화는 태어남과 죽음으로 순환하는 한 가족의 역사이면서 인류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주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우리가 있는 거야.

 

사소한 일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우리가 있듯이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진 시대 구성원의 노력을 통해 진정한 가족을 만들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입니다.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과 아이는 어른의 미래라는 뜻이 이중적으로 쓰였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자라나는 아이들임을 까먹을 때마다 이 책을 꺼내 볼까 합니다. 마음이 참 포근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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