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
스테판 말테르 지음, 용경식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상대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도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다.
-동물농장서문에서-


1984》, 《동물농장》 등으로 시대를 앞서 풍자와 해학을 말하던 작가 '조지 오웰'은 4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어떠한 전기도 쓰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하는데요. 살아생전 생계를 위한 글쓰기를 한 탓에 많은 작품이 남아있지 않아 안타까움이 배가 됩니다.

그에 대한 억측과 궁금증이 난무하는 것을 안타까워 한 걸까요? 프랑스의 교수 '스테판 말테르'는 그에 대한 평전을 씁니다. 그렇게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조지 오웰은 영국 식민제국의 경찰, 홉 따기 일꾼, 접시 닦이, 서점 직원, 막장 광부, 임시 교사, 농사꾼, 잡화상, 방송작가, 종군기자 등 수많은 직업을 가졌습니다. 스스로 가장 낮고 어두운, 위험한 체험을 통해 글을 토해낸 사람. 책은 조지 오웰이 시대의 작가로 살아간 이야기와 신념을 추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는 1903년 영국 식민지 인동 동북쪽 벵골의 '모티하리'에서 둘째이자 유일한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블레어 가문의 '에릭 아서(에릭 블레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으며,  1930년 즈음  필명 '조지 오웰'을 쓰기 시작했죠.  모험과 취미, 태어난 곳이자 정체성일지 모를 인도, 보좌 신부가 꿈이었던 한때, 생을 마감한 스코틀랜드 등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상황은 그를 이해하는 끈이 됩니다.

SF의 고전이라 할만한 빅브라더의 탄생 《1984》은 영국 명문 '이튼 학교'에서 만난 '올더스 헉슬리' 때문입니다. 그 후 경찰이 되어 버마로 발령받아 제국주의의 부품으로 전락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실제 종국 기자로 전쟁터를 누비다 총상을 입기도 한 삶을 살았기도 합니다. 그 후 마치 사명을 받은 듯 자신이 세상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글로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작가의 첫째 의무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잘 보존하는 것이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시의적절하지 않다거나 이런저런 불길한 영향력을 본의 아니게 행사하게 될지도 모른다 핑계로, 거짓말을 하고 사실을 은폐하거나 주관적인 감정을 왜곡하도록 강요당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와 병행해서, 나는 완전히 비정치적인 문학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특정한 입장에 서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거나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생계형 글쓰기를 이어오다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우화소설 《동물농장》으로 뒤늦게 유명해진 조지 오웰. 결국 운수 좋은 날처럼 《1984》를 쓸 무렵 폐결핵에 걸립니다. 이제 빛을 발하기 시작했는데, 사라져야 하는 아이러니한 운명. 저자는 짧은 생애 동안 존재감 있는 작품을 토해낸 조지 오웰을 평생 빅브라더와 싸우며 보낸 청춘이라 말합니다.

작가는 그 시대의 문제점과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잘못된 처사나 말도 안 되는 일을 알고도 침묵한다는 것은 작가로서 숙명을 거스르는 것이겠죠. 조지 오웰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낮은 목소리와 작은 집단 속에 머물렀습니다. 소외된 하층민의 삶을 직적 겪으며, 본성과 강력한 힘을 고스란히 느꼈을 겁니다.

이렇듯, 시대를 앞서간 작가는 시대의 작가가 누릴 호사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는 평생을 소외된 자들의 투쟁과 정치적 글쓰기를 통해 일찍 찾아온 병마와 싸우며 보냈습니다. 조지 오웰을 이끌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불평등, 부정부패, 이념 대립, 차별, 전쟁 등  아직도 시끄러운 세상에 당신의 책이 그토록 읽히는 이유겠지요.

참, 조지 오웰의 이름에 대한 뜻을 전하지 않았네요. '조지 오웰'이란 이름은 스스로 삼은 필명이며, '오웰'은 잉글랜드 동반부위 서퍽 지방을 흐르는 강 이름입니다. 평소 이 강을 좋아했으며 조지 오웰이 부르기 쉬운 영어 이름이라 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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