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은 무서워! 분홍토끼와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이주희 옮김 / 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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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걸음마를 떼고 혼자 밥먹기와 옷입기를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이제 세상에 못할 일이 없기라도 한 듯 주변의 것들에 관심을 갖고 또 해보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이래저래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게 되고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하구요..
이렇게 얻어진 자신감은 아이 스스로 긍정적인 자아 존중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요.
그래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무어라도 더 해보게 해주고 싶고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들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저희도 큰아이와 의논해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유치원에서 하던 물놀이를 생각한 아이는 의기양양 기분좋게 첫 수업에 들어갔지요.
하지만 나올 때는 완전 상황이 뒤바뀌어 수영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물도 차갑고 풀이 넓은데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커서 무섭다는 것이 그 이유.. 결국은 한 주도 마치지 못한 채 그만 두었어요.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두려움도 있을테지만 다른 아이들이 다 하는데 막상 우리 아이만 눈물을 보이니 너무 속상해 목소리가 커지더군요.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습니다. 겁이 많은 제 유전자 탓이려니 하구요..
옆에서 다독이고 격려한들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 일부러 시키는 것보다 한 발 양보해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인 듯 합니다. 



수영장에 간 분홍토끼와 친구들..
다이빙을 한 번 해볼꺼냔 생쥐 말에 분홍토끼는 무섭다고 말합니다.
이에 생쥐는 "별거 아냐. 잘 봐" 하고 다이빙대에서 훌쩍 물속으로 뛰어드네요.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연이어 다이빙을 하지요.
바로 선 채로,  다리를 활짝 벌리거나  양팔을 쭉 펴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잔뜩 웅크린 채로 뛰어들고 있어요.
먼저 다이빙을 한 친구들이 분홍토끼 차례라 말합니다.
드디어 분홍토끼도 용기가 생겼는지 다이빙대 위에 올라섰어요.
그런데 저만치서 달려온 코끼라가 첨벙! 하고 먼저 수영장 물에 뛰어드네요.
수영장은 이제 들어갈 곳 없이 가득차고 분홍토끼는 다이빙대에서 내려오며 말합니다.
"아이참, 한번 뛰어 보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
과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야 할까요?^^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분홍토끼에요.

다른 배경그림이 없이 수영장과 분홍토끼 그리고 친구들만 그려져 그림이 산뜻한데 이 간결함이 작은 그림들에 집중하게 합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분홍토끼의 표정이 그 첫 번째..
다이빙할 때 다른 친구들의 표정은 겁을 먹은 분홍토끼와 대조적으로 완전 여유롭지요.
친구들이 다이빙을 할 때마다 분홍토끼는 겁을 내기도 하고 또 어찌 뛰어내릴까 배우는 듯도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서너 살 아이는 자신을 전지전능하다 믿는다고 하죠.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고 세상에 못할 것이 없는 듯 해도 막상 높은 다이빙대에서 망설이게 되는 분홍토끼..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는 수영장이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그래도 그 반가움 대신 아쉬운 것처럼 말하고 뒤돌아서는 분홍토끼의 넉살과 여유가 웃음을 줍니다.       

이 책의 다이빙대는 아이들이 처음 맞딱뜨리게 된 것들 혹은 두려움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혹여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고 그만 두더라도 그것이 회피나 잘못된 것만이 아님을 ..
얼굴이 저마다 다른것처럼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제각기 다 다름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해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지요.
분홍토끼가 못했다고 속상해 우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해보지 뭐!' 하고 여유롭게 돌아서는 것도 용기라 말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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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웨터야! 분홍토끼와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이주희 옮김 / 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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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 갖기는 싫어도 남주기는 싫다?'
종종 또래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걸 보면 이 말이 생각날 때가 있어요.
실컷 다른 것을 갖고 노는 중에도 다른 아이가 무언가에 관심을 보이면 냉큼 달려와 "내꺼야!" "내가 갖고 놀거야" 하고 빼앗는 것을보곤 하는데 "내 스웨터야"하는 분홍토끼를 보는 순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비단 또래 아이들 뿐만이 아니죠.
두 살 터울인 저희집 아이들도 장난감 쟁탈전, 문구 쟁탈전을 종종 벌이곤 하거든요.

표지에서부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분홍토끼..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옷이 너무 작고 따가워 입기 싫다며 엉엉 울고 있던 거에요.
그런데 작은 생쥐가 다가와선 스웨터가 멋지다며 한 번 입어보자 합니다.
살짝 눈물을 거두고 생쥐를 바라보는 분홍토끼의 표정은 그닥 싫지 않은 듯 하네요.
이제 생쥐 뿐만이 아니에요.
빨간 닭은 생쥐가 입고 있는 스웨터가 예쁜 원피스라며 갖고 싶었다 하고.. 곧이어 양과 말, 늑대, 삼총사 동물들이 찾아와 차례대로 스웨터를 입어 봅니다
그런데 분홍토끼의 스웨터는 입는 이에 따라 치마가 되고 모자가 되고 속바지가 되기도 하면서 친구들에겐 작지도 따갑지도 않은 좋은 옷이 된다지요.
덩치가 가장 큰 코끼리가 입었을 적엔 눈만 빼꼼 내민 모습에 친구들이 데굴데굴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리구요.
울음을 그치고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뿔리의 표정은 이제 점점 굳어가고 심통이 납니다.
그리곤 입기 싫다고 떼쓰던.. 이젠 다 늘어나 버린 바로 그 스웨터를 걸치고 당당히 돌아갑니다.  

자기가 입고 있을 적에는 작고 보기 싫고 따갑기만 하던 옷이라 투정을 부렸지만 다른 친구들이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홍토끼의 생각은 달라집니다.
아무에게도 주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해진 옷.. 목이 다 늘어났을지언정 당당하게 "내 스웨터야" 하고 말할 수 있는 소중한 옷이 된거지요. 
분홍토끼가 금방 울었다 풀렸다 토라지는 것도 그렇고 입을 때마다 변신하는 옷의 쓰임새에 깔깔대고 웃는 친구들의 모습은 아이들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치 내 아이처럼 또 이웃 아이들처럼 한데 어울려 왁자지껄 이야기하고 웃는 분홍토끼와 친구들은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건가 봐요.
간결한 그림과 반복되는 상황, 그리고 분홍토끼와 친구들의 즐거운 웃음과 표정변화가 아마 분홍토끼 시리즈의 특징일텐데요..
위트도 넘치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 떠올리고.. 이 책의 색채처럼 유쾌해요.
큭큭큭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하하! 너무 웃겨서 눈물까지 흘리며 웃던 동물친구들
하지만 화난 분홍토끼의 모습에 얼음이라도 된 듯 꼼짝 못하고 차려 자세로 서 있을 땐 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단순한 상황 설정이라 하더라도 이책에서는 여러 동물들의 표정 변화와 위트넘치는 반전 결말이 책읽기를 즐기게 합니다.   
페이지마다 두어 줄씩 글이 짧아 혼자 책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데요..
목소리를 살짝 바꿔 동화구연마냥 읽어주면 아이들이 재밌어 하고 또 혼자 읽으면서도 상황과 표정에 맞게 목소리를 연출해 보더군요.
그리고 열 마리 동물의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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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 담푸스 칼데콧 수상작 1
존 셰스카 지음, 이상희 옮김, 레인 스미스 그림 / 담푸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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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늑대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입장동화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며 끝이 난 '개구리 왕자' 이야기를 행복하지 못한 삶의 모습으로 새롭게 각색해 보여주는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 두 편을 읽으면서 존 세스카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글솜씨를 맛보고 또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어요.
이번에 출간된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도 바로 존 세스카의 작품이란거 하나만으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책을 읽고 '멍청한 이야기들'이란 제목처럼 한참동안 '너무 어수선하고 황당하다'란 느낌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재차 존 세스카가 쓰는 글의 성격을 이해하면서 가볍고 단순하게 보려 했더니 그 속에서 장난기가 가득한 그의 유머와 반전,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을 뒤엎는 새로운 발상이 보이는 듯 했어요.

책의 전체적인 느낌도 그렇지만 그림 또한 예사롭지 않은데요.. 이책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그린 레인 스미스의 그림이랍니다.
이 두 작가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두 사람은 마치 한 사람이 글을 쓰고 그린양 글의 의미와 이미지가 잘 어우러져 있어요.
그림에서 글에 등장하는 이들의 시끌벅적한 대화와 웃음소리가 들리는거 같거든요.
황당함과 기발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옛이야기를 완전 각색해내는 존세스카의 글은 우선 황당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는데 원작이라 할 옛이야기를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각색된 작품을 재밌어하고 더 좋아한다고 하네요.
실제로 이 작품은 칼데콧 아너상, 미국 도서관협회 추천도서,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 뉴욕타임스 올해의 베스트 일러스트레이트북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세계적인 그림책 이론가들이 포스트모던 그림책으로 가장 먼저 뽑는 대표작이라 합니다.



이 책은 표지를 펼치자마자 그림책이 갖는 기존의 이미지 가령, 아기자기하거나 세밀하거나 부드러운 느낌과는 완전히 다름을 보여줍니다.
"신상품! 재미 보장! 정말 멋짐! 상도 맏음! 사세요! 얼른!" 이라 말하는 까무잡잡한 남자는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주인공이자 이책의 길잡이 그리고 책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이기도 한데.. '잭과 콩나무'에서 보았던 잭의 이미지와는 벌써 180도 다릅니다.
흔히 제목이 들어가는 자리에는 '제목이 있는 쪽'이라 크게 쓰여 있고 그 왼쪽 페이지에서는 작고 빨간 암탉이 밀을 심어야하니 잭에게 도와달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머리말에서도 존세스카는 머릿말을 읽지말고 본문에 실린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하네요.
또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아주 멍청하고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보건복지부장관의 경고 표시까지 써놓고 있어요.
첫 이야기는 '병아리 리켄'..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지자 그걸 확인도 안하고 리켄은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대통령한테 알려야한다 외칩니다.
연이은 동물들의 소란스러움..
하늘이 무너지는게 아니라 이 책은 글의 순서를 알려주는 '차례'가 무너져 내려 동물들을 납작하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결말을 짓습니다.
무엇하나 가만 두지 않고 톡톡 건드리고 후다닥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듯 한데 계속해 보다 보면 아예 본문 한 페이지가 펑 비어 있기도 하고 맨처음에 나왔던 암탉이 나오고.. 편집까지도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주인공은 누구?' '이야기의 내용은 뭐야?' '그래서 결론은???'
이 책에서 이런 것들을 찾으려 하면 오히려 꽁꽁 숨고 안보이는 듯,,
그냥 단순하게 읽고 웃음이 나는 대목에서는 웃어주고 생각할 부분에서는 잠깐 생각을 해주고.. 고정관념을 깨고 글을 쓴 존 세스카처럼 책을 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 듯 합니다.  
유명한 안데르센의 '미운 아기오리'에서 오리는 형제들과 무리로부터 냉대를 받아 서럽지만 후에 멋진 백조가 되어 날아오르지요?
이 책에 실린 <아주 못생긴 아기오리>에서도 못생긴 아기오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오리는 다른 이들의 말은 신경쓰지 않고 언젠가 자기가 다 자라면 고니가 될거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존 세스카는 아주아주 큰 글씨로 '그런데 사실 그 오리는 진짜 아주 못생긴 아기 오리였어. 다 자라서도 정말 아주 못생긴 오리가 되었지. 끝.'하고 끝을 맺어 버립니다.
<또 다른 개구리 왕자>편에서는 개구리가 공주에게 자신은 개구리가 아니라 잘 생긴 왕자'라며 공주에게 마법에서 풀려날 뽀뽀를 부탁하지요.
공주가 개구리에게 뽀뽀를 해주자 개구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장난친 건데"...
개구리는 연못 속으로 뛰어들고 공주는 끈적끈적해진 입술을 얼른 닦는 것으로 끝이 나고요.  
이 외에도 '잭과 콩나무'를 패러디한 <잭의 콩 문제>, '신데렐라'를 패러디한 <신데럼펠스틸트스킨>, '토끼와 거북이'는 <거북과 머리카락>으로 또 '빨간모자'는 <아주 빨리 달리는 빨간 반바지 꼬마>로 모두 10편의 이야기가 그다지 길지 않게 잭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마지막에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냄새 고약한 치즈맨>이 있습니다.
치즈맨은 자기를 만들어준 할머니에게도 또 들판에서 만나는 암소나 다른 이에게도 "달려봐 달려봐 힘껏 달려봐, 넌 나를 잡을 수 없어. 난 냄새 고약한 치즈맨이다!"라고 말하며 달리기를 하지요.
달리기를 멈추지 않을거 같던 치즈맨은 결국 강물에 떨어져 물에 녹아 흔적없이 부서져 버립니다.
이 이야기는 기존의 원작을 상상해볼 수 없었지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결말과는 허무하리만치 다릅니다.
누구나 잘 알거나 혹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그 생각에 따라 이야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거라고 존 세스카가 말하는 거 같습니다.
그림에서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의 그림과 비슷한 꼴라주 그림이 보이는데요..
긴 혓바닥을 내밀고 헤롱거리는 못생긴 오리나 <거인의 이야기>에 실린 꼴라주, 거인의 밥이 되고 마는 시끄러운 암탉까지 레인스미스의 위트있는 그림들도 이 책의 볼거리이자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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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4
김평 지음, 이김천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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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 글 / 이김천 그림 / 책읽는 곰

옥토끼는 머리 위로 떨어진 밤송이를 주워 집으로 오면서 가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대문 앞에 못보던 것이 걸려 있어요.
올해 처음 거둬들인 곡식을 대문에 매달아 내년 풍년 농사를 바라는 올게심니라고 형이 말해줍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는 나물에 화양적, 닭찜 등 음식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순이네 집에 엄마 심부름을 다녀온 옥토끼는 가족들과 송편을 빚습니다.
한가위 아침, 옥토끼는 새벽같이 일어나 추석빔으로 갈아입고 대청마루에서 차례를 모시지요.
그리고 햅쌀밥으로 지은 아침을 먹은 식구들은 모두 조상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와 마을 놀이판 구경을 나섭니다.
어른들은 소놀이를 하고 아이들은 이웃 마을 서당 아이들과 가마싸움이 붙어 옥토끼는 형을 응원하다 돌아옵니다.
엄마를 따라 외갓집 반보기에도 다녀오고 해가 지자 옥토끼는 순이를 불러내 달구경을 갑니다.
어느새 순이를 좋아하는 돌이가 끼어들고 옥토끼는 순이 손을 잡아끌고 뒷동산으로 달려 가요.
옥토끼도 순이도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빕니다.
그리고 탐스러운 보름달 아래서 모두 함께 빙글빙글 강강술래를 돌며 노래를 부릅니다.


벌써 추석이 코 앞입니다.
추석이 있는 달이라 아이들과 골라 읽었는데.. 제목에서도 풍성한 한가위 기분이 느껴지네요.
둥글고 탐스러운 보름달 아래서 빙글빙글 강강술래를 도는 토끼들의 모습이 처음에는 좀 낯설었어요. 마치 달 속에 있던 토끼들이 튀어나와 강강술래를 도는 거 같고요...
주인공 옥토끼는 마치 유년시절의 제 모습 같기도 합니다.
저희도 큰댁이라 송편이랑 음식준비가 만만치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 감흥도 풍성함도 좀 줄어든거 같아요.
사실 송편과 차례, 성묘, 강강술래 등은 익숙하지만 '올게심니'나 '반보기', '소놀이'는 보거나 해보지 못했던 것들..
옥토끼가 들려주는 추석이야기를 보면서 우리 조상들의 차례의식과 지혜, 배려 등이 느껴졌어요.
추석명절의 의미, 추석에 하는 일과 음식, 놀이 그리고 다른 나라의 추석까지 다양한 추석이야기는 흥미롭고 한편으론 새롭기도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란 말처럼 올 추석은 마음까지도 풍성했으면 합니다.


1. 삼색 송편 빚기
  
추석 전날 옥토끼네 집에서는 송편을 빚습니다.
우리도 준비해둔 재료로 송편을 만들자 했더니 밥도 안먹고 얼른 송편을 만들어 쪄먹자고 부지런히 움직이네요.
 

규현이는 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하고 유주는 송편에 들어갈 소를 섞었어요.
쿠키 믹스처럼 요즘은 송편믹스가 따로 있어서 흰색, 백년초, 쑥송편 반죽이 셋, 소도 땅콩고물과 편콩고물, 동부고물 세 가지입니다.
전에도 동글동글 송편을 만들어 보았지만 완전 처음인듯 알려주고 만들어보고 했는데 규현이는 반죽이 자꾸 갈라지고 소가 깨끗이 안들어간다며 화를 냈어요.
유주는 재밌다 해가며 하나하나 숫자가 늘어가는데 말에요.
"안되도 하는 데까지 해보는거야!"하고 화난 대로 그냥 두었더니 딴청을 부리다가는 슬며시 자리를 다시 잡더라구요.
규현이는 자동차 모양을 만든다고 공작놀이하듯 반죽으로 주물거립니다.
유주는 쑥 반죽과 백년초 반죽의 향이 다르다며 냄새 탐색을 즐기고.. 꼭 손바닥만한 송편을 만들었어요.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딸을 낳을텐데.. 유주 송편은 어느것은 갈라지고 어느것은 속이 터져 나옵니다.
그래도 유주는 상관않고 꿋꿋이 만들면서 숫가락으로 모양을 내 꽃도 만들고 우주선도 만들어 보았어요.
그래 반달 닮은 송편 대신 동그란 보름달 송편, 코알라 송편, 꽃 송편이 더 많았습니다. 

김이 오른 찜솥에 송편을 올려 찌고.. 살짝 식힌 송편은 기름을 발라 담아 내었어요.
규현이와 유주, 원래 떡돌이 떡순이라 둘이 앉은 자리서 해봅니다 ㅋㅋ


2. 보름달 속에 사는 토끼 그리기
식구끼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포장재에 토끼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어요.
옥토끼가 달을 보며 순이를 생각하듯 달 속에 어떤 토끼가 살고 있을지 이야기를 하며 토끼를 그렸어요.
규현이는 첨에 귀가 짧은 토끼, 떡방아를 찧는 토끼가 있다며 그림을 그리고 유주는 핀 꽂은 토끼, 춤추는 토끼를 그렸다 합니다.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리나 싶다가 규현이는 하던거 팽개치고 다른 놀이를 한다 나서네요.
그림을 검정매직으로 그리고 뒷면에서 색칠을 했는데 어두운 색으로 칠하는 바람에 토끼의 얼굴이 가려졌다고.. 뭐가 하나 제대로 안되니 다시 하려 하지 않고 아예 손을 놓습니다 ㅠ.ㅠ 
끝까지 마친  유주의 여섯 마리 토끼 중에 가장 예쁘장한 토끼를 골라 책 속 달님에게 올려주었어요.
유주 말로는 커다란 보름달 속에서 '망원경을 끼고 지구를 살펴보며 사는 토끼'라 합니다.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소원이 무어냐?' 물으니 
유주는 기대했던 그대로 '공주'이고 음음 거리던 규현이는 '학습지를 안하고 놀기만 하면 좋겠다'라고 말 합니다.
'학습지 얼마나 한다고??'
그 소원은 내년에 학교를 들어가기 때문에 달님이 들어주지 못하실거 같다 이야기했더니 규현이도 피식 웃더군요.
그리곤 '소원을 왜 달님한테 빌어야 하느냐?'고 햇님한테 빌지 않냐고 묻습니다.
한가위때는 보름달에게 빌고 햇님한테는 1월 1일 새해 아침에 빈다고 말해주었어요.
한가위날 달구경 나가 마음에 담아둔 소원들을 빌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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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가 그랬어! 맹앤앵 그림책 12
로리앤 시오메이즈 글.그림, 해밀뜰 옮김 / 맹앤앵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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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크게 뛰어오르며 활짝 웃는 베짱이가 그려진 책 표지그림..
책 표지를 넘기니 짙푸른 초록 잎 사이로 올라오는 베짱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맛있겠다'! 하며 입맛을 다시는 것인지 끙끙 힘을 쓰며 뜀뛰기를 하려는 것인지.. 커다란 눈망울의 베짱이가 귀엽습니다.
아마 이 책이 전하는 발랄한 느낌은 이 표지그림과 속지의 그림에서 먼저 만나는 거 같습니다. 
[케이티가 그랬어!]는 베짱이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실수와 자존감, 고자질과 판단력 그리고 바른 부모의 자세를 생각해 보게 하더군요.



"집에서 뛰어다니지 말랬지, 케이티" 하고 엄마가 말합니다.
밖에서 마음껏 뛰어 놀으라는 엄마 말에 케이티는 대답과 동시에 엄마 머리 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죠.
그런데 뛰어놀기 좋아하는 케이티에겐 예기치않은 말썽이 생깁니다.
백합꽃 속으로 뛰어들었을 때는 꽃가루가 엉망으로 흩뿌려지고 토마토 위를 뛰었을 땐 진디가 모두 사라져 벌 아저씨와 무당벌레 아줌마에게 혼이 나게 되지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꾸중을 듣는 케이티의 마음은 서운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동생 루는 눈치없이 "케이티가 그랬어요! 케이티가 그랬어요!" 하며 이르기 바쁘네요.

베짱이가 움직일 때는 폴짝폴짝 뛸 수 밖에 없는데 케이티의 엄마는 집에서 뛰어다니지 말라고 합니다.
밖에 나가 놀으라고 하지만 정작 케이티가 자유롭게 뛰놀만한 곳도 없는거 같고요..
그리고 졸졸 따라다니며 이르기를 일삼는 동생까지.. 책 속 베짱이 가족을 보면서 우리집의 일상이 보이는거 같았어요 .
그리고 큰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좀 놀만하면 엄마 아빠는 '시끄럽다', '뛰지말라' 하고 맘대로 뭐좀  놀까 싶으면 '정리 좀 해라' 하구요..
동생은 함께 놀다가도 시비가 붙거나 뭔가 일이 잘못되었을 땐 앞장서서 이르고 졸졸 따라다니며 다 따라할려 하니 귀찮을 때도 많겠지요.
케이티의 동생 루처럼 저희집에서도 둘째가 더 고자질이 많답니다.
자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오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이르고 엄마의 판가름을 바랄 때도 눈물이 앞서지요.
되도록 둘이 해결할 때 까지 기다리려 하지만 골이 깊을 땐 대개 큰아이를 먼저 설득하게 돼요.
동생은 아직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르는 때라 그런거라 말하지만 그 자체도 큰아이는 서운해 하는거 같아요.
 
종종 어른의 입장에서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기 애매할 때가 있어요.
어떤 것은 부모에게 꼭 말해야 하고 때론 고자질이 좋은게 아니라 말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루는 고자질을 하는 순간에 일부러 누나를 애먹이려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상황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는거 같아요.
케이티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얄밉고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객관적인 혹은 엄마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누나가 하는 것은 좋아 보이고 누나랑 놀고 싶어서 따라다니는 루로 보여집니다.
케이티가 꿀벌아저씨에게 혼이 날 때에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누나를 가리키고 있고 루나가 따라오지 말라고 화를 낼 때도 루는 지나가는 개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루퉁해진 누나의 얼굴을 보면서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케이티가 개미가족을 도와준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할 때 자기의 일인양 기뻐하는 루의 모습이 밉다기 보다 귀엽기만 하거든요.

뛰놀려다가 엉뚱하게 실수를 하고 혼이 나면서 의기소침해진 케이티!
하지만 케이티는 여태 뜀뒤기를 했던 때랑 다르게 뜀뛰기를 하면서 개미가족을 도와주고 스스로 기뻐하게 됩니다.
그리고 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엄마는 케이티를 안아주면서 말하지요.
"케이티, 정말 잘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부모의 칭찬과 격려가 아이의 마음을 키우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부모의 무관심과 무시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것도요..
실수와 꾸중으로 생긴 케이티의 의기소침함은 엄마의 칭찬으로 금새 잊혀진 듯 합니다.
아이의 자신감 내지 자존감은 이런 순간에,, 부모의 말 한 마디에 아이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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