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가 그랬어! 맹앤앵 그림책 12
로리앤 시오메이즈 글.그림, 해밀뜰 옮김 / 맹앤앵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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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크게 뛰어오르며 활짝 웃는 베짱이가 그려진 책 표지그림..
책 표지를 넘기니 짙푸른 초록 잎 사이로 올라오는 베짱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맛있겠다'! 하며 입맛을 다시는 것인지 끙끙 힘을 쓰며 뜀뛰기를 하려는 것인지.. 커다란 눈망울의 베짱이가 귀엽습니다.
아마 이 책이 전하는 발랄한 느낌은 이 표지그림과 속지의 그림에서 먼저 만나는 거 같습니다. 
[케이티가 그랬어!]는 베짱이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실수와 자존감, 고자질과 판단력 그리고 바른 부모의 자세를 생각해 보게 하더군요.



"집에서 뛰어다니지 말랬지, 케이티" 하고 엄마가 말합니다.
밖에서 마음껏 뛰어 놀으라는 엄마 말에 케이티는 대답과 동시에 엄마 머리 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죠.
그런데 뛰어놀기 좋아하는 케이티에겐 예기치않은 말썽이 생깁니다.
백합꽃 속으로 뛰어들었을 때는 꽃가루가 엉망으로 흩뿌려지고 토마토 위를 뛰었을 땐 진디가 모두 사라져 벌 아저씨와 무당벌레 아줌마에게 혼이 나게 되지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꾸중을 듣는 케이티의 마음은 서운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동생 루는 눈치없이 "케이티가 그랬어요! 케이티가 그랬어요!" 하며 이르기 바쁘네요.

베짱이가 움직일 때는 폴짝폴짝 뛸 수 밖에 없는데 케이티의 엄마는 집에서 뛰어다니지 말라고 합니다.
밖에 나가 놀으라고 하지만 정작 케이티가 자유롭게 뛰놀만한 곳도 없는거 같고요..
그리고 졸졸 따라다니며 이르기를 일삼는 동생까지.. 책 속 베짱이 가족을 보면서 우리집의 일상이 보이는거 같았어요 .
그리고 큰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좀 놀만하면 엄마 아빠는 '시끄럽다', '뛰지말라' 하고 맘대로 뭐좀  놀까 싶으면 '정리 좀 해라' 하구요..
동생은 함께 놀다가도 시비가 붙거나 뭔가 일이 잘못되었을 땐 앞장서서 이르고 졸졸 따라다니며 다 따라할려 하니 귀찮을 때도 많겠지요.
케이티의 동생 루처럼 저희집에서도 둘째가 더 고자질이 많답니다.
자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오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이르고 엄마의 판가름을 바랄 때도 눈물이 앞서지요.
되도록 둘이 해결할 때 까지 기다리려 하지만 골이 깊을 땐 대개 큰아이를 먼저 설득하게 돼요.
동생은 아직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르는 때라 그런거라 말하지만 그 자체도 큰아이는 서운해 하는거 같아요.
 
종종 어른의 입장에서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기 애매할 때가 있어요.
어떤 것은 부모에게 꼭 말해야 하고 때론 고자질이 좋은게 아니라 말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루는 고자질을 하는 순간에 일부러 누나를 애먹이려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상황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는거 같아요.
케이티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얄밉고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객관적인 혹은 엄마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누나가 하는 것은 좋아 보이고 누나랑 놀고 싶어서 따라다니는 루로 보여집니다.
케이티가 꿀벌아저씨에게 혼이 날 때에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누나를 가리키고 있고 루나가 따라오지 말라고 화를 낼 때도 루는 지나가는 개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루퉁해진 누나의 얼굴을 보면서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케이티가 개미가족을 도와준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할 때 자기의 일인양 기뻐하는 루의 모습이 밉다기 보다 귀엽기만 하거든요.

뛰놀려다가 엉뚱하게 실수를 하고 혼이 나면서 의기소침해진 케이티!
하지만 케이티는 여태 뜀뒤기를 했던 때랑 다르게 뜀뛰기를 하면서 개미가족을 도와주고 스스로 기뻐하게 됩니다.
그리고 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엄마는 케이티를 안아주면서 말하지요.
"케이티, 정말 잘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부모의 칭찬과 격려가 아이의 마음을 키우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부모의 무관심과 무시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것도요..
실수와 꾸중으로 생긴 케이티의 의기소침함은 엄마의 칭찬으로 금새 잊혀진 듯 합니다.
아이의 자신감 내지 자존감은 이런 순간에,, 부모의 말 한 마디에 아이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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