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은 무서워! 분홍토끼와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이주희 옮김 / 보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걸음마를 떼고 혼자 밥먹기와 옷입기를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이제 세상에 못할 일이 없기라도 한 듯 주변의 것들에 관심을 갖고 또 해보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이래저래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게 되고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하구요..
이렇게 얻어진 자신감은 아이 스스로 긍정적인 자아 존중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요.
그래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무어라도 더 해보게 해주고 싶고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들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저희도 큰아이와 의논해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유치원에서 하던 물놀이를 생각한 아이는 의기양양 기분좋게 첫 수업에 들어갔지요.
하지만 나올 때는 완전 상황이 뒤바뀌어 수영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물도 차갑고 풀이 넓은데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커서 무섭다는 것이 그 이유.. 결국은 한 주도 마치지 못한 채 그만 두었어요.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두려움도 있을테지만 다른 아이들이 다 하는데 막상 우리 아이만 눈물을 보이니 너무 속상해 목소리가 커지더군요.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습니다. 겁이 많은 제 유전자 탓이려니 하구요..
옆에서 다독이고 격려한들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 일부러 시키는 것보다 한 발 양보해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인 듯 합니다. 



수영장에 간 분홍토끼와 친구들..
다이빙을 한 번 해볼꺼냔 생쥐 말에 분홍토끼는 무섭다고 말합니다.
이에 생쥐는 "별거 아냐. 잘 봐" 하고 다이빙대에서 훌쩍 물속으로 뛰어드네요.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연이어 다이빙을 하지요.
바로 선 채로,  다리를 활짝 벌리거나  양팔을 쭉 펴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잔뜩 웅크린 채로 뛰어들고 있어요.
먼저 다이빙을 한 친구들이 분홍토끼 차례라 말합니다.
드디어 분홍토끼도 용기가 생겼는지 다이빙대 위에 올라섰어요.
그런데 저만치서 달려온 코끼라가 첨벙! 하고 먼저 수영장 물에 뛰어드네요.
수영장은 이제 들어갈 곳 없이 가득차고 분홍토끼는 다이빙대에서 내려오며 말합니다.
"아이참, 한번 뛰어 보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
과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야 할까요?^^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분홍토끼에요.

다른 배경그림이 없이 수영장과 분홍토끼 그리고 친구들만 그려져 그림이 산뜻한데 이 간결함이 작은 그림들에 집중하게 합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분홍토끼의 표정이 그 첫 번째..
다이빙할 때 다른 친구들의 표정은 겁을 먹은 분홍토끼와 대조적으로 완전 여유롭지요.
친구들이 다이빙을 할 때마다 분홍토끼는 겁을 내기도 하고 또 어찌 뛰어내릴까 배우는 듯도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서너 살 아이는 자신을 전지전능하다 믿는다고 하죠.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고 세상에 못할 것이 없는 듯 해도 막상 높은 다이빙대에서 망설이게 되는 분홍토끼..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는 수영장이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그래도 그 반가움 대신 아쉬운 것처럼 말하고 뒤돌아서는 분홍토끼의 넉살과 여유가 웃음을 줍니다.       

이 책의 다이빙대는 아이들이 처음 맞딱뜨리게 된 것들 혹은 두려움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혹여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고 그만 두더라도 그것이 회피나 잘못된 것만이 아님을 ..
얼굴이 저마다 다른것처럼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제각기 다 다름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해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지요.
분홍토끼가 못했다고 속상해 우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해보지 뭐!' 하고 여유롭게 돌아서는 것도 용기라 말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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