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렇게 해봐요 - 내 몸으로 ㄱㄴㄷ
김시영 글.그림 / 마루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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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글. 그림 / 마루벌

고구마 ㄱ  "고맙습니다, 세종대왕님." 하고 인사하면 돼요.
나비 ㄴ  나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돼요.
다람쥐 ㄷ  다리도 쭉- 펴고 팔도 쭉- 펴요.
라면 ㄹ  룰루- 랄라- 노래하며 몸을 요렇게 구부려 봐요.
모자 ㅁ  머리를 바닥에 대고 끄응, 엉덩이를 들어 올려요.   (본문에서)

아이들은 글자를 알만알만 해가면서 어떤 사물에서 글자 모양을 찾고 그것을 따라 쓰고 그리며 글자에 대한 흥미를 보입니다.
숫자, 자음, 모음, 알파벳까지.. 아이들은 용케도 여기저기서 글자모양을 연상해 내고 발상에 따라 몸으로도 표현해 보이기도 하지요. 
이 책은 우리 자음 열네 글자를 몸으로 만들어 보며 즐기는 책입니다.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요가 전문가의 도움으로 개발되었고 아이 혼자 만드는 동작과 아래에는 혼자 혹은 가족간이나 베개나 우산같은 소품을 활용해 만드는 동작 다섯 가지 정도가 더 있습니다.
아이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가족끼리,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할 수 있어서 학습은 물론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자음 앞에는 먼저 각 자음으로 시작되는 낱말이 실렸고 낱말 첫 자음은 그 낱말의 이미지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자음 뒤에는 해당 자음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쓰여졌는데 재밌게도 몸의 동작을 만드는 방법이에요. 
책을 읽으며 동작을 만들고 다른 요가동작까지 따라하다 보면 땀이 뻘뻘~~
에너자이저 아이들은 하고 또 하면서 깔깔대고 아이들의 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는 엄마는 먼저 지칩니다.^^
 
처음 그림만 보고는 아기들이 보는 책이라 하던 규현이.
이 책을 쓰고 그린 분이 [벼가 자란다](보리)를 그리신 분이라 하니 "어디어디?" 하며 흥미를 보이더군요.
요즘 유주랑 번갈아가며 책도 읽고 요가 동작 따라하기가 열심입니다.


번갈아가며 책을 읽고 책 속의 글처럼 몸의 동작을 취해 봅니다.
세종대왕께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면 'ㄱ'이 만들어지고 가만히 앉으면 'ㄴ'이 만들어지지요.
책을 앞에 펼쳐 놓고 큰 그림 동작이나 아래 다섯가지 동작 중 하나를 즉흥적으로 골라 아이들이 글자 모양을 만들었어요.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들어올려 만드는 'ㅁ'! 
유주는 되는데 규현이는 아무리 해도 안만들어져 결국 '협동ㅁ'이 되었고 옆으로 앉아 발을 위로 올려 꺾어 만드는 'ㅂ'은 우리가족에겐 어려운 동작이었어요.
된다~안된다~ 아니다~~ 해가며 끙끙거려 봤지만... 모두 유연성이 떨어집니다.ㅎㅎ
반복해서 하다보면 좀 나아지겠죠?!^^

눈으로만 책을 넘겨 볼 때보다 동작을 따라 글자를 만들다 보니 서로 어떻게 해야 글자가 만들어지는지 어디가 좀 잘못된 것인지 바로잡아 줄 수 있고 유주랑 규현이도 서로 챙기고 도와가며 모양을 만드는 것이 흐뭇했어요. 
이제 글자에 흥미를 갖는 유아들, 글자를 알지만 신체활동이 적은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할지 영 어렵다 하는 아빠들에게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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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말해 봐! 웅진 세계그림책 13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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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 웅진주니어

누군가 침팬지에게 "기분이 어때? 하고 묻습니다.
침팬지는 장난감으로 노는 게 재미없다고도 하고 가끔은 세상에 혼자만 있는 것 같다고도 하지요.
또 정말정말 행복할 때도 있고 너무 슬플 때도 있고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도 있고 어느땐 혼날까 봐 걱정이 될 때도 있다 합니다.
하늘을 걷는 것처럼 자신만만하다가 또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움도 탑니다.
곰곰이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신이 날때가 훨씬 많은 침팬지!
배가 고팠다가 배 부르게 먹고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침팬지가 '너는 어떠니? 기분을 말해 봐!' 하고 다시 질문을 건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아이들은 상황에 따라 웃었다, 울었다, 슬펐다, 기뻤다..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입니다.
어떤 연기자라도 아이들의 감정을 흉내내지 못할 만큼 아이들의 감정표현은 즉각적이면서도 솔직하지요.
이 책은 앤서니브라운이 쓰고 그린 책으로 어린 아이들의 감정과 그것이 솔직하게 표현되어야 할 이유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너댓 살 어린아이처럼 생긴 침팬지는 자신의 기분을 글과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그것이 어떤 상황일지 그림을 보며 짐작하게 하는데요,, 간략하고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와 그림에서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머릿 속에서는 '아이의 어떤 감정이든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슬픔, 짜증, 화, 열등감, 부끄러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대해야 하는 실제 상황에서는 참고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부정적이든 긍정적인 감정 모두 그대로 표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들 하지요.
이 책에서도 감정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 아이의 감정 코칭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부모의 수용'이라 권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는 걸 억압하면 그것이 자연스레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가슴에 억눌려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하지요.
아이들이 신체적으로 건강히 자라려면 충분한 영양 공급과 사랑이 필요하듯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긍정적인 자아존중감과 타인의 감정까지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의 크기도 키워진다 합니다.

책 읽기를 하면서 제목처럼 아이들에게 "기분을 말해봐!"했더니 장난기가 먼저 발동합니다.
침팬지 표정을 보면서 어떤 기분일지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들도 그런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공감하기도 합니다.
문득 아이들도 말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출간되는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워크북이 딸려 있는데 이 책도 '엄마와 함께 하는 감정 워크북'이 있습니다.
지루함, 행복, 슬픔, 외로움, 화, 죄책감, 자신만만함, 부끄러움 등 모두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일반적인 감정들을 페이지별로 실어 아이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글과 그림으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구성해 놓았어요.
각 감정표현 끝에는 부모를 위한 조언글이 실려 있어서 아이들의 감정상황에 맞는 대처법과 부모의 역할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1. 워크북 활동지

여섯 살, 우리유주의 하루 기분은 침팬지가 보이는 표정과 이야기보다 그 가짓수가 더 많습니다.
'오빠 껌딱지' 아니랄까봐 심심할 때, 행복할 때, 그리고 화가 날때 모두 오빠와 관련이 있네요.
침팬지 그림이 나올 적엔 거침없이 표정을 그려넣고 부끄러워하는 침팬지에겐 응원의 말풍선을 적어 넣기도 했어요.
유치원에서 주말 지낸 이야기를 발표할 때가 가장 부끄러웠고 활동지를 할 때의 기분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드레스를 입은 공주'가 된 기분이라며 나풀나풀 공주를 그려 놓았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할 책은 '수수께끼'책이라며 사자를 그렸고 동그라미 연상그림엔 오빠와 엄마가 그려졌어요.
외로운 침팬지에겐 토끼와 생쥐친구가 놀러왔고 배고픈 침팬지의 식탁엔 아이스크림과 바나나. 쿠키와 새우깡이 차려졌어요.

2. 구름 위를 동동~~

하늘을 걷는 것처럼 자신만만해 하는 침팬지가 그려진 표지그림..
처음 표지그림과 책 제목을 보았을 적엔 침팬지 기분이 '하늘을 나는 듯 좋은'인 줄 알았어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잘 해냈을 때 혹은 기분이 무척 좋을 때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라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침팬지처럼 구름 위를 동동~~


각자 자기를 그리고 오려 구름 그림 위에 붙이고.. 하늘이니까 다른 것들도 더 그려보고 싶다 합니다.
규현이는 낙하산과 하늘을 나는 로봇을.. 유주는 무지개를 그려 붙이겠다더니 완성하고 나서 하나 둘 그림이 더 늘어났어요.


낙하산을 탄 규현이가 가장 하늘 높이 있고 비행기와 로봇이 규현이를 따라 온다 합니다.
날아가던 새가 큰 풍선을 터뜨려 펑'하고 큰 소리가 났다 하고요.


큰 하트풍선을 든 유주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무지개 다리가 생겨나 친구들이 따라 옵니다.
햇님이 뜨고 작은 바람이 불고 있다 하네요.
침팬지 기분은 '하늘 위를 나는 듯' 좋다 하니 우리 유주, 유주의 기분은 '우주 저멀리서 지하까지 만큼' 기분이 좋다" 합니다.
우주 저 멀리서 지하까지 만큼이 얼마나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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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새싹 인물전 44
김종광 지음, 백보현 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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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아이는 초등생이 되면서 학교 추천도서때문에 글줄 책을 접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길다~ '하더니 한참씩 고부라져서 읽고 재미있으면 며칠 있다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길래 잘 됐다 싶었지요.
[박지원] 책을 펼치면서도 '길다~' 한 마디 하고.. 책장이 넘어갔습니다.
박지원, 이름이 친구의 이름과 똑같아서 그리고 그림이 만화같아 재밌겠다고 그리고 모르는 말이 많긴 하지만 박지원이라는 사람이 훌륭한 것 같아 읽어보겠다고 하더군요.
아직 위인동화를 별로 접해보지 않아 이 사람이 누군지, 언제 살다 어떤 일을 한 것인지 전혀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박지원이 살다간 조선시대를 설명하는 게 더 먼저이긴 했지만.. 역사를 왜 알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느끼게 한 거 같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온 그대로 백성들이 잘 사는 방법을 연구했던 실학자로 또 조선시대 양반제도의 부당함과 모순을 이야기하기 위해 [양반전], [허생전] 등의 소설을 썼고 청나라를 여행하고는 기행문 [열하일기]를 쓰신 분이 바로 박지원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아이에게 이야기해준 것은 바로 이 두 줄의 이야기였지만 책에서는 더 다양한 이야기가 쉬운 동화로 펼쳐져 있고  부록에는 ‘사진으로 보는 인물 이야기’,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역사의 순간’ 등이 있어 그이가 살다간 역사의 큰 흐름과 그의 작품등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박지원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따로 공부할 기회가 없다가 그의 호기심과 뛰어난 관찰력을 알아본 장인 덕분에 이양천의 제자가 되어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와 문장 짓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 글을 쓰라는 스승의 이야기를 듣고 [마장전]이라는 소설을 쓴 이후에 [예덕선생전], [민옹전], [양반전] 등의 소설을 쓰지요.
박지원은 글을 쓰면서 '학문'이란 것이 백성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사귀는 벗들 또한 과학 기술을 중시하는 이들이었어요. 그와 벗들은'북쪽의 청나라에서 앞선 기술을 배우자고 주장하는 북학파'로 실학을 공부하고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갖습니다.
1780년 청나라 황제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따라 청나라를 여행하게 된 박지원은 중국 대륙의 자연과 문화, 풍습은 물론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과의 대화, 선진 문물과 제도, 과학기술 등을 [열하일기]에 썼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연구해 온 사상, 역사, 문화, 과학등 다양한 분야에 연구한 것들을 총망라해 적었고 그가 이전에 쓴 [허생전]과 [호질] 소설도 실어 총 26권으로 구성, 3년 여에 걸쳐 집필했다고 하네요.
그의 폭넓은 지식과 이제껏 쌓은 연구 내용은 당시 지식인들에게 실학 교과서가 되었고 그의 글투는 해학과 익살이 넘치는 조선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가진 연암체라 하여 인기도 높았다고 해요.
글로써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릇된 사회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었던 것!
연암의 이런 태도는 다른 이들에게도 조선시대 모순된 양반시대의 부당함을 꼬집을 수 있는 통쾌하고 빠른 방법이었다는 게 이해됩니다.
박지원은 1786년 쉰 살에 토목 공사를 맡아보던 선공감에 관리로 등용되었고, 평생 동안 연구해 온 실학을 활용해서 백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시험하고 연구하며 관리자로써의 역할을 다하다 1805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숨을 거둡니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가 쓴 작품들이 지금도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은 해박한 그의 지식과 근대사회를 예견하는 새로운 시대상, 올바른 삶의 가치를 제시한 그의 안목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암 박지원의 일생과 사상, 그가 쓴 소설과 열하일기 출간의 시대적 배경과 문학적 의미까지 작은 위인전에서 찾아 보게 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또 옳지 못한 것을 당당히 비판하고 맞서는 그의 올곧은 생각이  아이 뿐만 아니라 제게도 큰 자극이 되었어요
글줄 책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쉬운 문장으로 쓰여져 첫 역사 인물을 만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듯 합니다.
물론 박지원 이란 인물의 세세한 업적이나 생애, 작품 등에 대해 모두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읽기 책을 접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와 역사 속 인물을 알아가는 재미를 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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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할머니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7
이규희 지음, 윤정주 그림 / 보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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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글 / 윤정주 그림 / 보림

텅빈 집,, 열린 부엌 안에서 누군가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조왕 할멈이라 하는 이는 조왕 보시기 안에 살면서 부엌을 지키고 불을 다시리는 부엌 할머니라 합니다.
그리고 엊그제 꽃상여 타고 떠난 봄이 할멈이 이 집에 시집오기 전부터 살았다며 이 집의 봄이 할머니와 부엌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봄이 할머니는 시집온 지 사흘만에 문지방을 넘어와 그날부터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많은 식구들을 챙깁니다.
졸다가 불씨라도 꺼뜨리면 밥을 태우게 불을 일으키고 부엌이 더러워지면 배탈이 나게 하게 하며 조왕할멈은 심술을 부렸다 하지요.
하지만 정월대보름에 조왕할멈을 위해 큰 잔치를 벌여 주고 정월 열나흗날 밤에 복토를 훔쳐다 발라주면 기분이 좋았다 합니다.
아이들을 낳아 키우고 명절이나 제삿날 의젓이 살림을 도맡아 하는 모습 그리고 조왕 보시기에 물을 떠놓고 자손을 위해 비는 지극 정성에 조왕할멈도 대견해 했지요.
그리고 손녀딸 봄이가 오면 아궁이 앞에서 이것저것 구워 먹이며 대견해 했던 모습을 생각하며 즐거워 합니다.
봄이 할머니가 세상을 뜨기 전 밥상을 차려 놓고 조왕할멈에게 이야기 건네던 것들을 들려주며 밖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봄이네 식구들이 모여 다시 집 안에 토닥토닥 도마질 소리, 부글부글 된장 끓는 소리, 구수한 밥 냄새가 나니.. 이제 조왕할멈은 어디로 가야할지 알거 같다 합니다.


온 가족이 건강하게 맛있게 먹을 음식을 장만하고.. 집 안에서 가장 온기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부엌이지요.
예로부터 부엌은 안주인이 가장 많이 머물면서 또 가장 정성껏, 늘 깨끗이 하였던 곳입니다.  
그래 부엌의 모습은 많이 바뀌어가도 예나 지금이나 안주인의 마음은 그대로이지 싶은데요,,
[부엌 할머니]는 봄이 할머니가 갓 시집온 새새시 시절부터 돌아가신 직후까지 부엌에서 지낸 이야기와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봄이 할머니의 마음을 조왕할멈이 들려주는 이야기 책으로, 우리 전통의 부엌 새간과 우리 고유의 민간신앙 조왕신 그리고 조왕단지 모시기와 복토훔치기, 섣달 그믐날 엿 붙이기 등 우리나라 부엌문화와 풍속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종종걸음으로 살림을 시작해 의젓이 살림을 도맡아 하고  할머니가 되어선 장성해 떠난 자식들과 손주의 안녕을 바라는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은 조왕신을 모시는 모습에서 잘 느껴집니다.
그리고 부엌 할머니가 들려주는 지난 이야기들에는 조왕할멈 당신의 시기와 즐거움이 솔직하게 드러나 신이기 이전 가족같은 정감이 드는 존재로 여겨지네요.

어릴 적에 보았던 아궁이며 가마솥, 부지깽이, 사발과 체를 보자니 구수한 밥냄새도 나는 듯 하고 군불내도 나는 듯 했어요.
낯익은 세간살이들을 보자니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도 봄이처럼 아궁이 앞에 쪼그려앉아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누룽지도 긁어보았더랬는데...
아이들에겐 이 예전의 시간들을 글과 그림으로 알려주는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글을 읽으며 그림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추억해 그 아쉬움을 달래도 좋을 듯 하네요.

옛 부엌이니 만큼 아이들이 처음 보는 부엌 살림살이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책에  그려진 세간과 제가 생각나는 것들을 그려서 책으로 만들어보자 했어요.
(컴퓨터에서 자료 사진을 찾아 출력해 붙이면 더 좋았을텐데 저희집 프린터기가 요즘 그림의 떡이라..^^)
그림은 제가 그려 오렸고.. 이름을 알려주면 규현이가 국어사전(보리 국어사전) 에서 찾아 적었어요.


묵직한 가마솥이 첫 시작,, 다행히 가마솥은 외갓집에서 봐서 알고 있다 합니다.
그런데 다음 소반부터 살강, 옹배기, 조리, 체, 보시기, 종지, 함지박은 다 모르는 옛날 물건들..
그중에 '보시기'는 '거시기?', '뭐시기?' 해가며 장난을 쳤어요.

중간중간 제가 대신 국어사전을 찾아 주었는데도 글씨가 너무 많아 어렵다고 또 글을 많이 써서 손가락이 아프다고 핑계를 대며 뺀질거리는 통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모두 마치고 표지에 책 제목을 적어넣자 할 적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규현이는 '옛날에 쓰던 부엌의 물건들'로 하자 하고 저는 '물건' 이란 말 대신 '살림'이 좋다 하며 결국 가위바위보로.. 제목이 정해졌어요.ㅋㅋ


표지는 한지 모양의 벽지로, 속은 도화지를 접어 실로 꿰매 주었어요.
다 만들고 나니 책에 나온 '삼태기'를 빠뜨린 것이 생각났고 늦게 '키'와 '채반', '밥주걱'도 생각났어요.
시골에선 아직 키와 채반을 쓰시는데... 외갓집에 가면 직접 눈으로 보여 주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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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도깨비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1
홍영우 그림, 서정오 글 / 보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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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오 글 / 홍영우 그림 / 보리

옛날 남의 집의 품을 팔아 먹고 사는 가난한 농사꾼이 있었어요.
하루는 남의 집 일을 해주고 돈 서푼을 받아 오는데 난데없이 도깨비란 놈이 나타나 품 판 돈 서 푼을 꾸어달라 하지요.
내일 갚겠다던 약속대로 도깨비는 다음 날 저녁이 돼서 찾아와 돈 서푼을 두고 갑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 날에도.. 날이면 날마다 이 정신없는 도깨비는 돈 서푼을 갚으러 오지요.
저녁마다 공돈이 서 푼씩 생기자 농사꾼의 돈괘엔 돈이 철철 넘치고.. 그덕에 금방 농사꾼은 잘 살게 되었어요.
하지만 한 서너 해 그렇게 살다보니 돈이고 뭐고 다 귀찮아져서 농사꾼은 도깨비를 떼어낼 궁리를 합니다.
세상에서 말 피가 제일 무섭다는 도깨비의 말에 농사꾼은 집 문 앞에다 말피를 잔뜩 뿌려 놓고 .. 이에 화가 난 도깨비는 농사꾼이 제일 무서워한다는 돈을 사흘 동안  밤마다 마당에 돈을 던져 넣습니다.

옛이야기책에 도깨비가 많이 등장할 만큼 도깨비는 우리에게 제법 친근한 존재입니다.
생김새가 좀 괴팍해보여 처음엔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착한 이에겐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는 벌을 내리는 권선징악의 수행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지요.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돈을 꾼 것은 알고 갚은 줄은 모르는 그야말로 '정신없는'도깨비라지요.
어젯밤, 오늘밤 그리고 내일도 찾아오는 도깨비.. 이런 어수룩한 도깨비를 저라면 미워하지 않을거 같은데요..
몇 년째 매일같이 찾아오는 도깨비에게 돈이 제일 무섭다 하는 농사꾼의 말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붉으스름한 몸에 더벅한 머리, 부리부리한 왕눈과 짐승처럼 큰 발을 가진 도깨비, 농사꾼을 중심으로한 담백한 배경 그림들은 볼거리를 주고 구수한 구어체의 글들은 그야말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 우리 옛이야기 답습니다.

시골에서 옥수수가 와서 쪄먹고 구워 먹고.. 원없이 먹고 있는데 유주가 옥수수대로 도깨비를 만들어보자 하더군요.
그래서 허수아비처럼 '인형을 만들까?' 했더니 옥수수대에 물감을 찍어 해보자 합니다.

전지 위에 유주가 눕고 규현이가 모양을 본 따 그렸어요.
물감을 풀어 붓으로 옥수수대에 칠을 해 찍었는데.. 나중엔 붓없이 곧장 물감에 토닥여 찍더군요.
피부가 울퉁불퉁해 보이는 추남도깨비..^^ 

더벅머리는 옥수수 수염을 놓아 꾸미고.. 책에 없는 도깨비 뿔은 옥수수 속깡 끝 뾰족한 것을 올려 꾸몄어요.
규현이가 옥수수 껍질을 잘라 눈썹을 칠하는 동안 유주는 옥수수껍질로 도깨비의 옷을 만들어 주고 도깨비의 코는 규현이가 옥수수 깍지 끝을 잘라 놓았어요.
활짝 웃고 있는 도깨비의 입에는 옥수수 이빨들이 듬성듬성 붙었습니다.

"도깨비는 원래 좀 치렁치렁해~~" 하며 유주가 도깨비 귀에 귀걸이를 그리려고 하는 참에 규현이의 결사반대로 귀걸이는 생략되었어요.
대신 도깨비의 맨발엔 신발을 신겨 주어도 좋다고.. 그래서 껍질로 만든 신발이 놓여졌습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방망이로 두드리면~~♬
노래를 부르다가 방망이를 빠뜨렸다며 도깨비 손에 옥수수대를 주었고
'소원을 이뤄주는 방망이가 있다면?' 유주는 예쁜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이 되게 해주면 좋겠다 했어요.
규현이는 숙제를 대신 해주면 좋겠다고요..^^

팔 다리는 늘씬한데 배가 볼록나오고 얼굴도 좀 어리숙해 보이는 도깨비입니다.
어쨌든 이 정신없는 도깨비,, 언제 한 번 저에게도 좀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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