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수박설탕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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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6일 리독 일지

#오늘의 리뷰 서적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작년"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 이어 두번째로 이도우작가와의 북토크에 참여하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책은 450페이지 분량이고 강원도 북현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은섭이와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하다가 고향으로 온 동창 해원의 이야기이다.

P16
삼각형같은 느낌이었다.평화롭다...싶으면서도 어딘가 좁고 기운듯하고 동시에 안정적이기도 하고 서로 챙겨주면서도 어느 하나가 예민할 때는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기도 했다.넓지도 않은 집안에서 저마다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려고 애썼던 것 같았다.

관계를 도형에 비유한 대목이 신선하게 느껴졌다.나와 가족은 원일까? 사각형 혹은 육각형일까?

P208
그의 사랑은 ...눈송이 같을 거라고 해원은 생각했다.하나둘 흩날려 떨어질 땐 아무런 무게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덮고 지붕을 무너뜨리듯 빠져나오기 힘든 부피로 다가올 것만 같다고.

얼마전 남편이 나와 둘이 가는 산행보다 산악회에서 여럿이 가는게 더 재미있다는 말을 했었다.어찌나 서운하던지...나는 말없이 걷기만 해도 가끔은 남편과 가고 싶은데 말이다.우리 사이엔 눈송이가 날리고 있는건지...

P396
"올 겨울 책방에서 일하게 해줘서 고마웠어.여기가 나한테 어떤 느낌이었는지 알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스노우볼 같았거든.흔들면 눈이 내리는...아늑한 공간.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나에게 스노우볼같은 아늑한 공간은 어디일까? 창가인거같다.아침에 일어나서 해뜨기전 하늘을 바라보고 낮에 일하다가 한두번은 창문믈 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어제는 포천 산정호수 주변 둘레길을 걷고 왔다.엄청 큰 사과대추들을 바라보며 걸었다.어쩌면 길일지도 모르겠다.

이 가을 설레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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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 - 바오 가족과 함께한 기적 같은 나날들
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지음, 류정훈(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진 / 시공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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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강철원 사육사가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만나고 그들의 사랑의 결실로 푸바오가 태어나 함께 지내게 되는 일들을 다룬 에세이다.언젠가 TV에서 푸바오의 탄생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과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었다.책은 340쪽 분량이지만 중간 중간에 사랑스러운 판다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읽을수 있었다.

P55
사육사의 생각과 행동은 곧 동물의 복지로 이어진다.사육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배려하느냐에 따라 동물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해도 사육사만은 동물의 편이 되어야한다.이는 사육사가 절대 게을러서는 안되는 이유이자 동물에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찌 동물뿐일까......나는 늘 아이들 편에서 남편편에서 응원해주었나 생각해본다.칭찬에 인색했고 표현에도 많이 인색했던거같다.

P79
판다의 배란은 1년에 단 한 번뿐이다.

P92
억지로 되는 일도 없지만 그냥 되는 일도 없으니까.

독립생활을 하던 판다들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현지 연수를 다녀오고 죽순을 계속 공급해주기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다.

센타 중등관 오픈한지 3개월....잘해보려는 시도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냥 되는 일은 없으니 상처받지 말고 개선책을 찾아나가야겠다.

P313
우스갯소리로 46가지 직업을 합친것만큼 일하기 때문에 사육사란다.

P337
고난과 위기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마음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직장맘들은 가정도 잘 돌봐야하고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해야한다.나만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동글동글 귀여운 판다를 보며 힘을 내본다.이번 추석에는 판다가족을 만나러 용인에 다녀올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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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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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회원의 소개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브로콜리 색을 닮아 콜리라고 이름붙여진 기수 휴머노이드 이야기이다.만들어지는 마지막 과정에서 실수로 학습 휴머노이드 칩이 삽입되어 콜리가 탄생하게 된다.콜리는 5시간 훈련을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경기장에 우뚝 서서 하늘과 경기장 외벽 너머로 보이는 나무를 관찰하는데 몰두한다.

P21
다양한 하늘이 존재했지만 콜리는 그중에서도 구름이 선명한 날을 좋아했다.여기서 '좋아했다'는 더 자주,더 오래도록 하늘을 바라봤다는 뜻이다.

요즘 내가 자주,오래도록 바라보는건 누구일까? 무엇일까?
가족과 나무,꽃들 그리고 하늘인거같다.
부쩍 커버린 아이들...힘들어보이는 남편...관매도에서 보고 온 500년된 후박나무...노을지는 하늘...

콜리에게 배정된 말은 흑마로 이름은 투데이였다.한국신기록을 경신하고 1등을 유지하던 투데이가 2등,5등 심지어 9등까지 밀려났다.콜리는 관절이 아파 걷기 힘들어하는 투데이에게 적절한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이대로는 죽을거 같다고 생각한 콜리는 경기 도중 스스로 낙마한다.

P95
연재는 잠시후 리어카에 전원이 꺼진 콜리를 싣고 채굴에 성공한 광부처럼 승리의 웃음을 가득 띤 얼굴로 등장했다.연재가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았다.물론 은혜가 모르는 연재의 행복한 순간은 훨씬 많았을 것이다.은혜는 은혜라서 연재가 행복한 순간을 모르는건 당연했다.연재가 알려주지 않으면 은혜는 알 수 없었으므로.

문득 요즘 딸들과 남편이 무얼 할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내가 알고 있나 생각해본다.말을 안하면 모르는거고 물어봐주고 함께 나눠야하는데 그러지 못한거같다.2박3일간의 휴가를 다녀왔다.날씨도 더웠지만 에어컨튼 방에서 안나가려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였다.결국 굳은 얼굴로 남편과 둘이 산책을 나가고 저녁먹을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좋은 얼굴로 대화 나눴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3%생존율을 포기하지않고 보경을 구한 소방관 아빠,은행원이었다가 휴머노이드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엄마 보경,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언니 은혜,콜리를 고친 연재...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게 펼쳐진다.우리가 살면서 놓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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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색 인생그림책 14
리사 아이사토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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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쪽 분량의 그림책이다.노르웨이에서 베스트셀러1위를 차지해 2019년 노르웨이 북셀러 상을 수상하였다.
작가인 리사 아이사토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예술가이다.
책은 아이의 삶,소년의 삶,자기의 삶,부모의 삶,어른의 삶,기나긴 삶으로나누어져 있다.책장을 넘기며 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여름이 얼마나 푸르렀는지 기억하나요?》

아이들과 아까시꽃을 따 먹으며 뒷산을 누비고 다녔었다

《크리스마스는 얼마나 더없이 신비로웠는지 기억하나요?》

크리스마스날 일어나보면 제과점 쿠키와 캔디가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우리는 저녁밥을 먹으러 집에 갈 생각이 없던 무당벌레들이었어요.》

고무줄놀이,스카이콩콩,팽이치기...
골목에서 함께 뛰놀던 그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어느 날에는 다치고 상처를 입었어요.》
큰 아이가 눈이 아프다고 칭얼대다가 잠이 들었는데 밴드를 눈에 붙이고 잠들어 있던 모습이 생각난다.

《당신이 그 시절에 사랑받았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나의 아버지는 과묵하신 편이었지만 책상도 만들어 주시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달력으로 교과서를 싸고 이름을 예쁘게 적어주셨었다.연필도 깎아주셨었고...'나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구나'생각하게 되는 책,나의 아이들도 많이 사랑받았다라고 느끼게 더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지난주에 산악회 운영진 워크샵을 다녀왔는데 잠깐 이 책을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엄마생각이 났다는 회원도 있었고 민들레때문에 미국에서 애를 먹었던 일이 떠올랐다는 회원,손주들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는 회원도 있었다.

아버지가 3일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셨다.새벽4시30분이면 뒷산에 올라가 운동을 하시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셨는데......
전립선암검사가 간염우려도 있고 위험해서 자식과 함께 오라고 했다는데 아무 말씀 안하시고 어머니와 두 분이서 병원에 가셨었다.
나중에 어머니와 통화하고 속상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어제는 동생이 아버지 모시고 가서 보청기를 바꿔드렸는데 소리내서 읽고 듣고 하는 활동들이 청력이 떨어지는걸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큰 글씨책을 갖다드렸으면 해서 오늘 도서관에 다녀왔다.

삶의 색은 저마다 다르겠지요?
오늘 하루는 어떤 색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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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지음, 류승경 옮김 / 수오서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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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1860년에 태어나 12세부터 15년간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버지니아에서 농장생활을 시작했다.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다.그때 그녀의 나이는 76세.한번도 배운 적 없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녀만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들이 어느 수집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공개되었다.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280쪽 분량이고 어린시절부터 삶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눈이 내리는 날 커다란 썰매에 이불을 가지고 올라타 숲을 누비는 기분이 최고였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요즘 아이들의 플라스틱썰매에 비교할 바가 못되는 즐거움이었을것이다.

P202
나는 우리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때로는 의문이 듭니다.내가 어렸을 때는 여러모로 지금보다 느린 삶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지요.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더 행복해했어요.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32일째 나를 위한 1시간 산책 겸 걷기운동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여의치않으면 퇴근길에 걸어서 집에 오면서라도....정말이지 행복할 시간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는거같다.개복숭아열매가 붉게 물들어가고 매실이 제법 굵어졌다.모지스 할머니의 그림들을 보며 나의 어린시절도 회상해보고 나의 70대도 상상해보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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