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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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몬드"로 등단한 손원평 작가의 소설이다.
카밀리아 레드너는 해양 폐기물 매립지였던 섬을 사서 획기적으로 개발한다.해양플라스틱 제거장치가 개발되서 대규모 정화작업이 가능해지고 캐나다에서 들여온 단풍나무를 중심으로 숲이 조성된다.단풍나무가 많아 시카모어라는 이름이 붙었다.유나라는 돈이 생기면 시카모어 섬의 메타버스인 시카모리아에 입장한다.손님이 아닌 정식 입도민이 되어 극단 단원이 되기를 꿈꾼다.유카시엘 상담사 업무에 지원하고 무작위 전산추첨으로 특별채용된다.유카시엘은 최고등급인 유닛A부터 돈이 거의 없는 노인들이 머무는 유닛F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되어있다.유카시엘이 시카모어 섬과 MOU를 맺고 있기 때문에 유카시엘에서 근무한 경력이 시카모어섬 입도에 도움을 준다.유나라는 시카모어섬에 입도할 수 있을까?

P25
내 나이에 대해 생각해본다.스물 아홉.누군가는 한없이 젊은 나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조차 자신이 스물 아홉 살이었을 때는 결코 스스로가 젊다고 여기지 않았을거다.나는 밀려나고 있다.나보다 더 젊고 어린 사람들에게.그리고 기계에게.

56세에 대해 생각해본다.100세 시대에 한창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P150
꿈을 좇은 사람은 물감 한 통 살 여력이 안 될 만큼 비참해지고 꿈꾸지 않는 자는 기세등등하게 남들을 짓누르며 인생살기 쉬웠노라 돌이키는 것이 맞는 걸까.내 눈 앞에 앉은 이 노인은 무엇을 빨아들여 자신의 에너지로 쓴 것일까.

"월말에 학습중단 얘기하면 선생님이 곤란하다는 얘기 들었는데 아니죠? 말이 안되잖아...환불해주세요..."
아이가 잘 모르는 부분들을 성심성의껏 가르치지만 가끔씩 이런 일이 있으면 기운이 빠진다.

P235
-엄만 항상 그렇게 혼자 잘 살아서 좋지? 남이 어떻게 되건, 무슨 감정을 느끼건......엄마가 내 마음에 들어와 본 적이 있을까?
-넌 열어준 적이 있고?
엄마의 항변은 침착하고 조용했다.
-아무리 두드려도 닫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이제는 문을 두드리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까봐,문밖에서만 서성이고 있는데.

나는 아이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지......
커버렸다고 소홀히 하고 있는건 아닌지......
가끔은 혼자 집안일들을 하다가 지치기도 하지만 따뜻한 집밥 해서 함께 먹으며 서로의 마음을 두드려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드론택배가 주문한지 5분뒤에 물건을 배송해주고 택시콥터가 날아다니는 세상이 나온다.우리의 미래는 어떤 나라일까.꿈을 꿀 수 있어서 마음이 젊은 나라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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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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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독서동아리에서 읽고 있는 책이다.300쪽 분량이고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책의 제목은 Love Hurts 노래 가사중에 I'm young,I know부분을 들으면서 안녕이라고 들린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따온것이다.

첫번째 단편 <홈 파티>에서는 이연이 성민이 초대한 홈 파티에 참석하면서 그 안에서 오고 가는 대화를 다룬다.
고아원 원장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만18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가야하는데 500만원씩 자립정착금을 준다고 한다.그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아이들은 명품가방을 산다고 한다.

P40
그게 꼭 그 아이들이 철없거나 허영심이 세거나 금융문맹이어서가 아니라요.제 생각에는 ......밥은 남이 안 보는 데서 혼자 먹거나 거를 수 있지만 옷은 그럴 수 없으니까.그나마 그게 가장 잘 가릴 수 있는 가난이라 그런 것 같아요.가방으로.

40대의 나는 월급을 받으면 탠디에 가서 구두를 샀었다.방문학습지교사를 18년째 해오고 있는 나는 회원집에 가서 신발 벗고 들어가는데 회원어머니들이 가끔 신발을 신기 편하게 돌려주신다.그럴때 누추하게 보이기 싫어서 신경썼던거같다.족저근막염이 오면서 쿠션감 있고 발편한 신발을 신게 되었지만...

P43
'작가로서 당신이 누군가에서 뭔가 뺏고 싶다면 그에게 먼저 그걸 주어라'라는 법칙이었다.그래서 이연은 지금도 소설이나 연극,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면 사랑이나 어떤 성취 혹은 명예 앞에서 너무 벅찬 감정을 표할 때면 어김없이 '저 사람 곧 저걸 잃어버리겠구나.'예감하곤 했다.

지난주 목요일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렸다.방문수업을 하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눈이 많이 내려 차를 그냥 두고 갈까 잠깐 고민했다.수업이 한 집 더 남아있고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차를 가지고 출발했다.급경사도 아닌 완만한 오르막길을 차가 못올라간다.다른 차들도 못올라가 후진으로 내려온다.내려가서 큰 길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려가는데 거의 다 내려가는 순간에 갑자기 차가 미끄러진다.브레이크를 밟아도 멈추지 않는다.내 차는 삼거리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멈췄다.오토바이가 옆으로 쓰러지고 가게에서 아저씨들이 나온다."오토바이에 타고 있었으면 어쩔뻔했냐?"......보험사에 전화해 사고접수를 하고 무슨 정신으로 집에를 왔는지......

두번째 이야기<숲속 작은 집>은 은주와 지호라는 부부가 외국여행을 떠나 교외 단독주택에 머물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룬다.

P58
지호에게는 뭐랄까 어려서부터 몸에 밴 귀족적 천진함이 있었다.남으면 버리고, 없으면 사고,늦으면 택시 타는 식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 가진 무심한 순진함이.학부땐 그게 귀엽고 가끔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당당해 보여 끌렸는데,결혼 후 같이 살다보니 결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는 걸 알았다.이번 여행 계획을 세우며 내가 예산을 맞추려 전전긍긍할 때도 지호는 "그냥 대충대충 해.별 차이 없어."라고 말했다.그리고 그'별 차이'에 대한 감각이 지호와 나의 큰 차이였다.

나의 옆지기도 이 책의 지호와 비슷하다.아깝다고 먹지않고 불편하면 사고 택시도 자주 탄다.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책이랄까......때로는 남편에게도 말하기 불편한 자존심이 상하는 것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읽어 나가면서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내지는 이 부분은 굉장히 예민한거같네 라고 느끼기도 하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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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피버 - 긴 겨울 끝, 내 인생의 열병 같은 봄을 만났다
백민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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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애소설 동아리 회원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윤리교사 윤봄은 유부남과 모텔 앞에서 찍힌 합성사진으로 서울을 떠나 신수읍에 교환교사로 내려가게 된다.2년째 되던 해 2학년2반 담임을 맡게 되고 선한결이라는 아이의 보호자인 삼촌 선재규를 만나게 된다.

P146
장난이라는건 상대가 받아주리란 완벽한 확신이 있을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재규는 그런 확신을 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장난을 친 적이 있나 생각해본다.하루중에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30분이상 얘기해본 적은 있다.남편은 리액션이 좋은 편이다.

P572
"나중에 늙고 몸 아프고 할 때 당당하게 내한테 이거저거 부려 먹고 ,어? 또,못 볼 꼴 다 보여도 창피스럽지 않을 정도로 맘 편하게 해 주는게 남자가 할 일이지,알겠나?"

수업에 열중하다보면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고 가끔 엉덩이에 종기가 난다.내가 붙이기 어려운 부위에 종기가 나면 조금 망설여지긴 하지만 남편에게 고약을 붙여달라고 한다.

P701
"남들이 사랑 이야기를 해도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내 그런 거 받아 본 적이 없어서......그러다 봄이씨를 만났죠.좋은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알리고 싶고,나쁜 일이 생겨도 일러 바치고 싶고.내 모든 걸 말해 주고 싶고,봄이씨 모든 걸 알고 싶고......이게 사랑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랬었지......나도 ......표현을 잘 못하는 내가 원태연 시를 읊게 만든 남자.......지금의 남편이다.

P704
눈이 녹아 사라지듯 지금의 순간 역시 찰나에 불과하겠지만 아무려면 어떨까.

남편이 낚시로 쭈꾸미를 잡아와 샤브샤브를 해먹었다.쭈꾸미가 야들야들하고 배추 맛이 달다.지금 이 순간도 달달하다.

700페이지가 두껍게 느껴지지않고 장면 장면이 드라마처럼 펼쳐져 재미있게 읽었다.내년 1월 TV드라마로 방영되면 책과 비교해가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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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치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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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까지 살아남아 '마치'라는 이름을 갖게 된 60세 은퇴한 여자배우의 이야기이다.9월말 작가와의 만남을 앞두고 읽게 되었다.이마치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가상현실 치료를 받게 된다.가상공간의 아파트 60층에 살며 43층에 방문하면 43살의 자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바쁘게 살아오느라 살피지 못했던 딸을 43살의 자신과 다투고 뛰쳐나가는 고등학생 딸을 자신의 집 60층에 데려온다.

P120
"부부 사이가 끝나는건 돈이나 사랑이 아니라 농담이 마를 때야.부부끼리만 하는 우스갯소리 말이야.서로를 조금은 두려워하고 조금은 동정하고 조금은 경멸하고......그런 마음을 웃기는 얘기로도 내뱉지 않게 되면 ......그땐 정말 끝이 나는 거지."

오래전 남편과 다투다가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라고 소리쳤을때 남편은
"다......전부 다......"라고 말하고 시댁으로 가서 잔 적이 있다.
그때의 다툼의 원인은 생각도 안나지만 "다......전부 다......"라는 말은 기억에 남아 있다.비슷한듯 다르고 익숙한듯 낯선게 부부 사이같다.

P277
자식을 잃은 여자들은 유령을 긴 양말처럼 질질 끌고 다닌다.신지도 못하고 벗지도 못하고 그것이 점점 커져 자신을 삼킬 때까지 기다린다.

주인공 이마치의 아들은 21년전 실종되었다.당시 7세였다.남편과의 결혼생활이 빛 바래고 헤어지려 했는데 아이가 사라진것이다.남편은 전단지를 들고 아들을 찾아 돌아다니고 이마치는 생계를 위해 이런 저런 배역을 가리지않고 도맡아하며 바쁘게 지낸다.10년전 남편은 죽고 딸은 독립해 나가고 텅빈 아파트에 이마치만 있다.어느날부터인가 환청이 들린다.병원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가방 안에는 지갑도 휴대폰도 없다.

세탁물을 들고 냉장고를 열기도 하고 약속시간에 임박해 약속이 떠올라 당황하기도 했다.가상현실 치료를 받게 되면 나는 몇 층으로 가게 될까 생각해본다.마지막장에는 잃어버린 아들이 유령이 되어 잃어버릴 당시의 상황을 얘기해준다.너무나 안타까운 진실을..,..엄마이기에 50대중반의 나이이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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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 각본 - 당신을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김현지 지음 / 포르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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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3년 11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의 각본이다.다큐멘터리 영화가 감동적이라는 얘기를 듣고 보았는데 워낙 잔잔하게 흘러가서 보다가 잠이 들기도 했다.우연히 도서관에서 각본을 보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다시 영화를 찾아 보았다.영화와 책은 김주완 기자가 김장하 선생과 김선생의 주변 사람들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P28
기자로서 또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나쁜 사람을 찾아내서 고발하는 그런 것도 기자의 중요한 역할이긴 하지만 또 좋은 분을 찾아내서 널리 알리는 이것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유용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먼 분......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고 학교 이사장 재직 당시 모의고사 끝나면 선생님들 소갈빗집에서 회식시켜주시고 절대로 학부모에게 손벌리지 말라고 하시는 분......

뉴스를 잘 안 본다.좋은 얘기보다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내용과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서이다.좋은 분들이 뉴스에 많이 소개되고 선한 영향력이 펼쳐지는 사회를 꿈 꿔 본다.

P48
이사장님이 훌륭한 분이시고 우린 졸업생이니까 든든한 백을 가지고 있는 거죠.그게 돈이 아니고요.그런 큰 힘이 되는 거죠.그래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고 떳떳하게 할 수 있고.

돈이 아니고 힘이 되는 것들......나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백이 되어줄 수 있을까......

아프고 괴로운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서 함부로 쓸 수 없어서 모아 다시 사회에 환원했다는 김장하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1,000명이상에게 수십 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도 지역의 인권,문화,역사를 위해 헌신하고도 돋보이려 하지 않고 늘 끄트머리에 앉아 계시는 모습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어떤 어른일까......말은 아끼고 행동으로 어른다워져야겠다.영화와 함께 읽어보면 좋은 어른을 만나게 되고 우리들의 모습도 조금은 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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