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모임에서 늘 따뜻한 글로 위로해주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이 쓴 책이라 읽게 되었다.첫 표지를 넘기면 왼쪽에 있는 작가소개에 "날마다 날마다 책을 읽고 글 쓰는 이"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이 책은 고객의 요청이 있어야 인쇄되서 다른 책보다 배송이 느리다.요즘같은 시대에 기다리는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었다.연주와 규영의 이야기가 #은 연주의 시선에서 ##은 규영의 시선에서 전개된다.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의 재미가 있다.연주는 해바라기처럼 규영만 바라보며 애태우다가 다른 나라로 숨어버린다.규영이 뒤늦게 자신을 살게 해주는 존재가 연주임을 깨닫고 연주를 찾아 나선다.빛과 그림자같은 존재가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조바심내며 읽어나갔다.P35"어떻게 알아? 난 사랑한다고 말 한 적이 없는데......""그냥 알아.""부럽네.난 사랑한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어도 모르겠는데......"난 표현을 잘 못한다.얼마전 산악회 번개모임에 남편과 함께 소요산에 갔는데 남편이 밀키트 떡볶이를 만들어주고 뒷풀이 식사비용을 계산하고 내가 맡은 북한산둘레길 깨알홍보를 해 감동했었다.다음날 수줍게 카톡으로 고마웠다고 하니 남편도 기분이 좋은듯했다.그냥 알기도 하지만 표현해줘야 더 아는것같다.P172"변해서 좋은 것도 당연히 많지만 이 쿠키 맛은 변하지 않아서 더 좋아.오래전 같이 먹었던 사람들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떠오르거든."봉천역 근처 지하에 있었던 바지락칼국수집이 그랬다.아이들이 어릴적 아기띠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엄마와 동생이랑 ......때로는 동네 엄마들이랑...... 언젠가는작은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교복 사들고 들렸는데 "아유,아이가 벌써 커서 교복을 입나보네요"하고 인사를 건내주셨는데......코로나가 끝나갈 무렵 사라졌다.가끔씩 우리 가족들은 해캄이 잘 된 통통한 바지락이 일품이었던 그 집의 바지락 칼국수와 속이 꽉찬 직접 빚은 왕만두를 그리워한다.P184깨어보니 내 손은 빈 손이 아니었다.그의 두번째,세번째 손가락을 꼭 쥐고 있었다.내가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으니 그가 웃으며 말했다."놓지마,절대로.그렇게 계속 잡고 있어."첫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서 진통이 있을때 잡았던 남편의 손은 큰 힘이 되었다.덜 아프고 안심이 되고 두렵지가 않고.....P281맞지 않으니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했었다.나 또한 나와는 너무 다른 남편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던거같다.요즘은 침식,운반,퇴적작용을 거친 느낌이랄까......큰 문제 아니면 웃으며 넘어가기도하고 나는 이런거는 별로인데 이런거는 좋네하고 솔직하게 표현도 한다.#으로 넘겨가는 내 일기장에서 때로는 ##가 어떤지 들여다봐주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