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님이 보고계셔 3 - 억수씨 만화 연옥님이 보고계셔 3
억수씨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정수는, 엉겁결에 집회현장에 투입되고 만다. 부조리한 것들과 노동자에 대한 고민보다는 그저 자신의 주머니에 없는 돈이 먼저 더 걱정되었던 나이, 여자친구와 함께 아무것도 모른 채 집회에 나갔던 정수는 결국 붙잡혀 구속되었다가 풀려난다. 그리고 무엇을, 왜, 라는 질문이 남았지만 이내 잊혀지고 만다.

 

 

이윽고 동현과 함께 치킨집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겨우 받은 반액장학금이 채우지 못한 나머지 등록금을 채우기 위해,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비오는날 갑작스런 사고에도 돈 먼저 찾는 사장을 보며 정수는 말도 없이 일을 그만둔다. 세상과 돈에 대해서 실망과 분노를, 그리고 그렇게 도망친 자기 스스로에게 무엇보다 큰 실망을 한 정수, 그럼에도 그에게는 여전히 동현이란 여자친구가 옆에 있었다.

 

 

 

 

 

동현은 진심으로 정수를 아껴주고 챙겨주고 사랑해주었다. 정수의 생일날, 정성스레 준비한 여러가지 선물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던 것은, 거의 반년동안 하루 이틀을 제외하고는 꼬박꼬박 적어놓은 편지들. 여전히 많은 것들이 불안한 정수에게 동현은 빛과 같은 존재임에 다름 없었다.

 

 

 

 

그리고 정수의 친구 고석을 통해서 이 나라의 구조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다. 선거때만 서민을 챙기는 척 하고 결국은 상위 1%만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정치인들, 국가 및 사적인 모든 혜택에 있어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상위 1%와 그외 계층과의 괴리, 그리고 그것을 알기에 더 적극적으로 자식에게 상위 1%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들... 분명한 하위 서민층인 정수와 진수의 고민과는 반대로, 상위계층에서 자신의 길을 강요당하며 살아야만 하는 고석이를 통해 계층에 관계없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상대적 상위 계급에 대한 동경과 모순을 말해준다.

 

 

 

 

정수네 집엔 아버지가 돌아왔다. 첫째이자 아들인 정수에게 많은 책임과 의무를 느낀 것과 달리, 둘째에 딸에 스스로 잘 해왔던 진수에게 오히려 기대야만 했던 엄마, 그런 엄마를 딸에게 의지하게끔 만들었던 아버지가 돌아왔다. 진수는 그런 아버지가 돌아온 것에 대해 바로 기쁜 내색을 하지 못하지만 천천히 아버지에게 다시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정수는 우연히 태백산맥이란 책을 읽기 시작하며, 분배와 평등을 외쳤지만 결국 빨갱이로 몰리거나 하며 죽거나 도망쳐야만 했던 비극의 시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뼈아프게 느낀다. 꿈을 꾼다는 것, 이상을 꿈꾼다는 것이 결국은 유/무형의 죽음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미친 정수는 어딘가 부유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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