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로스트 2 : 검은 파도 - 시즌 1 닥터 프로스트 2
이종범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재미를 갖추면서도 심리학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내었던,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한 개인의 심리에 대해 밀도있고 흥미진진하게 추적했던 <닥터 프로스트> 2권, '검은 파도' 를 읽었다.

(닥터 프로스트 1권 리뷰 : http://blog.aladin.co.kr/764223194/5641774)

 

프로스트 교수가 있는 학생심리상담소의 조교 윤성아가 한때 아르바이트로 가르쳤던 한 고등학교 여학생의 증세를 프로스트-윤성아 콤비가 풀어가는 이야기가 바로 2권이다.

 

고3 여학생인 최나리는, 상위권의 성적이다. 하지만 고3으로 올라가고 부터는 종종 등교를 거부하고 하루종일 인터넷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반대로 또 새벽 일찍부터 학교를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 이 종잡을 수 없는 증상에 대해 일단은 '은둔형 외토리'로 접근하지만, 윤성아가 직접 최나리를 대면하고 질문지를 작성한 결과로는 그렇게 간단히 문제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프로스트 교수가 잡은 단서로는, '불안 민감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이 모호한 최나리의 증상은, 프로스트를 자극하고, 

 

상담을 꺼리는 나리, 이에 대한 프로스트 교수의 접근은

1권에서 내담자의 방에 몰래 '잠입' 한 것보단 신사적이지만...

 

 

그리고 외국에서 돌아온 미모의 송선 교수는 프로이트가 상담소에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내담자와 함께 있으면 안된다는 말 끝에, 살인마라고 까지 말하는 그녀. 아무래도 그녀가 갖고있는 불신으로 미루어 본다면, 분명 프로스트 교수는 과거에 어떤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쨌거나 프로스트 교수에 대한 퍼즐조각이 하나 추가되는 셈인데, 과연 진실은, 무엇이, 언제쯤, 어떻게 밝혀질지..

 

 

 

어쨌거나, 맹목적 질투만을 갖고있거나 하는 등의 가벼운 캐릭터가 아닌, 무언가를 쥐고 있는 중요 인물로 보이는 송선 교수는 프로스트 교수가 내담자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경솔한 조치로 오해받아 경찰서까지 가는 상황에서의 만남서 다시금 날선 대립각을 보이지만, 내담자를 위해서 서로를 뒷받침해주는 파트너쉽을 발휘해준다...

 

 

 

 

꽤 오래전에, 지금보다 훨씬 책을 멀리 할때, (그러니깐 한마디로, 심각할때) 도서관에서 책정리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잠시 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 잠시 남는 시간에 내 흥미를 끌어서, 결국 잠시 빌려가 다 읽은 책이 있었다. 제목은 잊어버렸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도시에서 일상에 찌들어서 심리적인 병세가 있던 환자가, 자연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때의 난 그 실제 인물에 대한 낭만적인 극복의 과정에 매료되었었는데, 여기서 중요한건 그때 그 주인공이 겪던 증상이 바로 '공황장애' 였던 것. (기억이 흐릿한지라 사실 틀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주인공은 운전을 하던중에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증상들로 말미암아 도로 한가운데서 목숨이 위태로울 뻔 했었던 것이 분명하다.

 

공황장애의 증상과 정의에 대해 <닥터 프로스트>에 소개된 부분의 일부를 발췌해 가져오자면, [공황장애는 그 중에서도 '이유없는 강렬한 공포와 불안'이 마치 파도와 안개처럼 밀려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환자들이 공황발작을 일으킬 때에는 현기증, 답답함, 식은땀과 강렬한 심장박동 등의 증세부터 시작해 죽음에 대한 공포나 미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공황장애에 대한 더 구체적인 설명과 증상들은.. 언급을 생략하겠음!)

 

 

나는 여기 이 <닥터 프로스트 : 검은파도>에서 최나리가 겪는 공황장애를 생각해보며 그때의 책의 내용이 떠올랐고, 이런 공황장애 같은 불안장애 들이 현대사회에서 점점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반드시, 혹은 최소한 이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거나, 이것은 해야한다는 사회적인 통념, 압박과 같이 행복에 대한 공통적인 충족조건들의 무조건적인 강요와 세뇌, 그래서 그것들을 충족하지 못한 삶에 대한 무시 혹은 비난이 점점 더 많은 이들을 불안장애로 물아세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깐, 비정상적인 사회의 모순들이 병을 늘리고 있는 셈 아니겠는가. (사실 뭐 이건 새로운 주장도 아니지만)

 

한국사회, 그 중에서도 특히 어린 나이에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들이 간단한 상담을 통해서 나아질 수 있는 질환들을 혼자서 안고 살아간다고 말하는 작가는 심리, 정신분석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이런 문제 감추기가, 상담사로 하여금 문제해결을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에 대한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마지막으로 상기시키며 이야기를 마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심리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금씩 바로잡는 동시에 일정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이 만화의 역할은 앞으로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본편이 끝나면, 단행본만의 부록이 약 30페이지에 걸쳐 수록되어있다. 1권에서 이어지는 구성인데, [하얀방의 심리학자](위 사진)는 프로스트를 비롯해, 프로스트에 대한 과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소개되는 천상원 교수의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프로스트 에 대한 궁금증과 실마리를 건넨다.

 

그리고, 조금은 묵직한 분위기를 단번에 환기시키는 네컷개그만화, [노란방의 심리학자] (아래 사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별한 설명은 필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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