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뒤표지에 적힌 체크리스트를 보다가 멈췄어요. 쇼핑은 평평 하고 점심은 편의점에서 때우는 직장인, 앱테크로 알뜰살뜰 모으지만 배달앱에 중독된 솔로, 유튜브 재테크 강의 들으려다 쇼츠만 보다 끝내는 사람. 전부 저 얘기였거든요.이 책이 다른 재테크 책들과 달랐던 건 독자를 몰아세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반성하게 만들거나 대단한 각오를 요구하지 않고, 지금 이 현실에서 5만 원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통장 쪼개기부터 ETF, ISA, IRP, 연금저축펀드까지 어렵게 느껴졌던 것들이 읽다 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정리되더라고요.재테크는 원래 적은 돈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진짜로 이해됐어요. 1억이 대단한 능력의 결과가 아니라 작은 습관의 결과라는 게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로 느껴졌거든요.돈 공부 해야지 하면서 두꺼운 책 앞에서 번번이 포기하셨던 분들, 이 책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글쓰기에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챗GPT가 쓴 글이 내 글보다 매끄러운 걸 보면서 슬슬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이 책을 만났고, 내가 완전히 방향을 잘못 잡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독자의 뇌는 0.017초 만에 스크롤을 멈출지 넘길지 결정한다고 저자는 말해요. 챗GPT 글이 매끄럽고 논리적인데도 밋밋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거라고요. 정보는 정확한데 독자의 본능을 건드리는 자극이 없다는 것. 읽으면서 내가 멈췄던 콘텐츠들을 떠올려봤는데, 전부 맞는 말이었어요.이 책은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반드시 읽히는 글, 스크롤을 멈추게 만드는 글을 설계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읽으면서 계속 실감했어요. 사례들도 구체적이라 바로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있거나, SNS 콘텐츠로 뭔가를 해보고 싶은 분들께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책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 저한테는 지금 딱 필요한 책이었어요.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표지부터 뭔가 달랐어요. 구겨진 종이 위에 손으로 쓴 듯한 제목, 그리고 그 아래 작게 그려진 그림 하나. 펼치기 전부터 이미 어떤 감각이 전해졌습니다.머리글이 이미 시였어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인 것들을 꺼내 들여다봤더니,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것도 있었고, 무거운 것도 있었고, 가볍고 산뜻한 것도 있었다는 고백. 잘 쓴 척하지 않는 그 솔직함이 오히려 책 전체를 믿게 만들었습니다.한상경 시인의 문장은 조용해요. 크게 흔들거나 극적으로 치달아가지 않는데, 그 조용함 속에 꽤 오래된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있어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 한쪽이 슬며시 무거워집니다. 선물이라면 선물, 아니라면 아닌 퇴적물들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시인의 시선이 담담하면서도 깊었어요.김보근 작가의 그림도 시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설명하거나 꾸미려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조용히 있어주는 느낌이랄까요.시집을 덮고 나서도 한참 그 무게가 남아있는 책이었습니다.
비트코인에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표지에 적힌 "단 한 장도 놓칠 수 없었다"는 마크 맨슨의 추천사 한 줄에 이끌려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단 한 장도 놓칠 수가 없었어요.2008년 금융위기 한복판에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백서 한 장이 세상에 등장했고, 그가 만든 시스템은 지금 전 세계의 금융 판도를 바꿔놓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은 흔적만 남긴 채 조용히 사라졌어요. 벤저민 월리스는 그 흔적을 15년 동안 쫓았고, 이 책은 그 추적의 기록입니다.암호화폐 책이라고 해서 딱딱한 기술서를 예상했는데 전혀 달랐어요. 이메일 한 줄, 코드 한 줄, 포럼에 남겨진 흔적 하나하나를 따라가는 방식이 스릴러 소설처럼 읽혔습니다. 비트코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힐 것 같아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 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거든요.사토시는 과연 누구이고 왜 사라졌는가. 책을 다 읽고도 그 질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여운이 이 책을 더 오래 붙잡게 만들어요. 21세기 가장 기막힌 미스터리, 직접 확인해보세요.
다섯 작가가 한 권에 모였다고 해서 가볍게 집어 들었는데, 읽고 나서 한동안 책을 덮지 못했습니다.각자의 문체도, 이야기의 형식도 전부 달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는 내내 하나의 감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라져버린 존재를 붙잡으려는 마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섯 작가의 글 안에 각자의 방식으로 스며있어서였던 것 같아요.특히 김숨의 글이 오래 남았어요. "집 못 간 지 7년 됐어", "세 살 아들 열 살 됐어"라는 짧은 문장들이 아무 설명 없이 이어지는데, 그 단순함이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정영선의 호미질 서너 번에 까만 흙이 나타났다는 장면도, 박솔뫼의 나는 너에게만 말하고 있어라는 문장도 읽고 나서 한참 머릿속에 맴돌았고요.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단 한 사람을 향해 조용히 건네는 말들인데, 그게 결국 나에게 닿는 느낌이었습니다. 읽고 나면 오랫동안 잊고 있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