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닮은 목소리 - 소프라노 고민지의 융합보컬 에세이
고민지 지음 / 담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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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음악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고 나서 이게 음악을 넘어선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목소리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몸을 빌려 쓴 편지라는 첫 문장이 책 전체를 압축했어요. 좋은 목소리란 잘 훈련된 소리가 아니라 자기 삶을 견디고 이해하며 마침내 받아들인 사람이 내는 소리라는 것. 읽으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떤 사람의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가 기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이 조용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해줬어요.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정원사의 마음으로 남겨두는 장면이 특히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각자의 목소리가 각자의 시간에 피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켜보고 돌보는 일.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목소리가 자라날 수 있도록 지켜보는 일이라는 말이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머릿속에 머물렀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따라왔어요. 나는 지금 어떤 숨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목소리는 나를 닮아있는가. 이런 질문을 남겨주는 책이 오랜만이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분만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살아가고 싶은 모든 분께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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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언제나 이긴다
안말례 지음 / 마음의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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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먼저 봤을 때는 그냥 대단한 사람의 성공 스토리겠거니 했어요. MDRT 27회, TOT 25회 연속 달성. 상위 0.01%의 보험설계사.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숫자들을 다시 바라보니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숫자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보였어요. 흔들리면서도 버텼던 날들, 포기하고 싶었지만 고객 앞에서 진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던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들이라는 게 느껴졌거든요.

조르지 않고 스며들었고, 설득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말이 읽는 내내 마음에 걸렸어요. 영업을 숫자와 실적으로만 바라봤던 시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고객이 준비됐을 때 비로소 다가가는 것. 역지사지가 그냥 좋은 태도가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식이라는 걸 30년의 삶으로 증명한 사람의 이야기라 더 묵직하게 와닿았어요.

이 책에는 화려한 성공 공식이 없어요.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흔들리고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가장 현실적인 위로가 있습니다. 나도 그랬다는 것,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는 것. 그 말이 공허한 격려가 아니라 30년의 삶으로 쌓인 진실이기 때문에 읽는 내내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영업을 하는 분,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 분, 지금 포기하고 싶은 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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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이코노미 - 비트코인에서 밈까지, 오늘의 경제를 말하다
카일라 스캔런 지음, 서정아 옮김, 정승혜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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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책은 늘 첫 챕터에서 포기했어요. 용어가 낯설고 수식이 나오면 그냥 덮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은 달랐습니다.

60장의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말이 그냥 마케팅 문구가 아니었어요. 국가부채가 많으면 정말 위험한 건지, 집값은 왜 자꾸 오르는 건지, 물가와 일자리는 어떤 관계인지. 뉴스에서 매일 듣는 말인데 정작 제대로 이해한 적 없었던 것들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진짜로요.

가장 좋았던 건 경제를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이었어요. 금리 하나가 수백만 가정의 주택 문제와 직결되고, 노동시장의 흐름이 누군가의 생계와 연결된다는 것. 경제가 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삶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이야기라는 걸 읽는 내내 실감했습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건 연준도 대통령도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말이 처음엔 그냥 문구처럼 들렸는데, 다 읽고 나서는 그 말이 진짜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오늘 내린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경제라는 시스템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요.

경제 공부 시작하고 싶은 분들, 이 책부터 펼쳐보세요. 이보다 친절한 시작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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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는 인간
심현희 지음 / 이든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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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기자가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했다고 해요. 읽기 전엔 저도 그 말이 이해됐는데, 읽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도전기가 아니에요. 차가운 이성으로 세상을 보면서도 뜨거운 감성으로 노래할 줄 아는 사람이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저널리즘과 음악이 사실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 세상을 정확하게 보고 그것을 사람의 마음에 닿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 하나라는 것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어요.

읽는 내내 뭔가 각성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칼럼과 음악,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문장들이 정체된 삶에 짜릿한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어요. 정해진 틀을 깨고 스스로 장르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동시에 얼마나 자유로운 일인지가 문장마다 살아있었습니다.

지금 하는 일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분들, AI 시대에 나만의 목소리를 찾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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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구름은 서쪽으로 흐르니
김형원 지음 / 마음연결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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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진짜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어요.

목차 소제목부터 달랐습니다. 매화 향기는 봄바람에 날리고, 현 위에 떨어진 꽃의 숨결은 흔들리고, 꽃의 그림자는 물결에 사라지고. 이 문장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어떤 소설인지 감이 왔어요. 그리고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그 예감이 맞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정조의 총애를 받던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독기를 품고 장악원으로 향하는 설의 이야기예요. 복수극으로 시작하는데 읽다 보면 그게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설의 손에 쥐어질 것이 칼이 될지, 가야금 줄이 될지 모른다는 그 한 문장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었어요. 복수와 음악, 원한과 구원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정조 시대 장악원이라는 배경도 탁월했어요. 권력과 음악이 공존하는 그 공간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져서 읽는 내내 조선의 어느 봄날 장악원 안에 함께 있는 것 았습니다. 매화 향기가 나는 것 같고, 가야금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그 몰입감이요.

한 장도 건너뛰고 싶지 않은 소설이었습니다. 강력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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