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작가가 한 권에 모였다고 해서 가볍게 집어 들었는데, 읽고 나서 한동안 책을 덮지 못했습니다.각자의 문체도, 이야기의 형식도 전부 달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는 내내 하나의 감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라져버린 존재를 붙잡으려는 마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섯 작가의 글 안에 각자의 방식으로 스며있어서였던 것 같아요.특히 김숨의 글이 오래 남았어요. "집 못 간 지 7년 됐어", "세 살 아들 열 살 됐어"라는 짧은 문장들이 아무 설명 없이 이어지는데, 그 단순함이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정영선의 호미질 서너 번에 까만 흙이 나타났다는 장면도, 박솔뫼의 나는 너에게만 말하고 있어라는 문장도 읽고 나서 한참 머릿속에 맴돌았고요.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단 한 사람을 향해 조용히 건네는 말들인데, 그게 결국 나에게 닿는 느낌이었습니다. 읽고 나면 오랫동안 잊고 있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