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키
존 윈덤 지음, 정소연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다.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천재스런 능력을 가지게 되어 어려운 수학공식을 저절로 알게 되고 복잡한 기계도 뚝딱 고치며 새로운 것들을 발명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남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와 사건들이 점점 정점에 이르면서 여러 감정들로 울고 웃다가 감동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다. 남자 주인공 배우가 존 트라볼타였던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또, 한 남자아이가 독신남에게 입양되어 키워지는데 암만해도 아이의 행동들이 보통에서 벗어나 특이한 점이 많이 보인다. 손가락을 허공에 대고 외계인과 교신중이라고 하질 않나 상자 안에 숨어 나오지 않고 높은 곳에 올라가 사람을 놀래키는 등 편안한 날이 없어보인다. 이것도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 영화의 내용이다. 아이는 눈썹이 거의 없고 창백한 맥컬리컬킨을 닮은 외모이고 독신남은 존 쿠삭이 연기했다.

 

 이 두 영화의 묘한 소재가 섞여 있는 작품이 '초키'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키를 읽으면서 왠지 익숙했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으리라. 그런데 '초키'가 출간된지는 꽤 오래전이었다. 1985년 TV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었다고 하니 벌써 25년이 넘었는데 인제서야 한국에서 출간이 된 것도 놀랍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한다는 이슈 때문에 아마 다시 주목을 받게 된게 아닌가 싶다.

 

 

 사실 본문 내용 중 번역되는 과정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원래 원문이 그랬던 것인진 모르겠지만 다소 유치한 부분이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대충 넘어가면서 미스테리로 남긴다.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내용 또한 그동안 여기저기서 본 듯한 장면의 데자뷰처럼 익숙해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흥미를 끄는 요소와 매력 때문에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매튜의 행동을 보고 걱정하는 부모와 주변의 반응에 대한 드라마틱한 구성과 정신과 의사들의 판단은 여러모로 혼란스런 상황을 만들어내고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상처를 받는 매튜의 성장기 또한 평탄치 않다.

 

 

 '초키'라는 미지의 상대는 지구에 대해 인간들의 이기심을 비판하고 어리석음을 탓한다. 그러면서 내놓는 우주론과 자연론의 시각은 자연스럽게 독자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지구를 잘못 다루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초키가 가져서는 안되는 감정이다. 그가 지구에 온 목적은 확연히 정해져 있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장 소통이 원활한 매튜를 택하게 된 것이다. 매튜를 통해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했지만 초키가 하려던 것은 아마 인간이 한정된 자원을 다 사용하고 나면 끝나버린다는 것을 깨닫기 전에 의식을 바꾸고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의 필요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이 시대에 스필버그가 '초키'를 영화화했을 때 과연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제작하게 될지 궁금하다. 요즘처럼 자극적이고 별의별 것들이 다 나온 시대에 어떤 새로움을 입혀 초키를 재구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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