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 - 비밀스러운 종교의 역사
에두아르 쉬레 지음, 진형준 옮김 / 사문난적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1889년에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이며 작가인 에두아르 쉬레에 의해 출간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28년이나 전이다. 출간 직후 대중들에게 은밀히 전파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전장에 임한 병사들에게 경전처럼 읽혔다고 한다.

 

 한데 한국에선 왜 이제서야 출판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의아하게 생각하게 되어 한 번역자에 의해 한국에 알려진 이 책은 시대적 상황이 현대의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작가의 서문을 빼고 대신 번역자의 서문을 시작으로 대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기록된다.

 

 

 종교의 시작이 어디서 기원되었고, 어느 나라에서 먼저 시작되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점, 마술, 예언들이 가장 힘이 강하게 발휘되었던 때..  지금은 흥미와 미신꺼리로 여겨지는 이런 것들이 역사속에서의 인류들에겐 어떤 역할과 어떤 의미를 두고 있을까. 또 인류의 시작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항상 예언자하면 '노스트라다무스'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 책속에서 수많은 신비주의의 선각자들은 예언은 곧 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자였고 신적인 세계를 체험한 통과의례를 거친 사람들이었으며, 모든 정신적 최고의 선을 추구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면서 곧 그들이 예언자이자 선지자이며, 신의 사자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신화와 역사와 종교가 모두 어우려져서 서술되어 있는 이 책에서 사실을 어디까지 확신할 수 있으며, 과연 사실의 증거는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 마지막장쯤에 나와있는

'만일 우리가 그러한 생생한 증언을 믿지 않는다면 역사에 대한 온갖 증언들도 모두 거부해야 하며 역사에 대한 기술 자체를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이란 말을 보며 문제는 어디까지 믿고와 어디까지 믿지 않음을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셈 문화는 지상의 원칙. 즉, 최고 권위의 원칙으로서 단일성과 보편성을 신뢰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인간이라는 종족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리안 문화는 지상, 초지상의 온갖 영역 속에서 단계적 진화와 상승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해 자연의 풍요로움 혹은 인간 영혼의 열망의 무한한 복수성과 다양함을 인정하고 있었다.

 

 달리표현하자면,  셈 문화의 정령이 신으로부터 인간으로 내려온다면 아리안의 정령은 인간으로부터 신으로 다시 올라간다. 이 두 정령을 우리는 우리들 안에 지니고 있으며 신비주의자, 비교주의자는 각자의 존재 안에 그 두 정령이 존재하고 있음을 믿는 자이며,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정령의 발현과 조화가 우리 각각의 존재에게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자이다.(본문)

 

 따라서, 이 책에서 펼쳐보이는 광활한 인류의 역사는, 우주의 역사는, 우리 각자가 겪을 수 있는 내면의 역사이기도 하며, 이 책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 책의 위대한 선각자들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밝힌다.
 

 

 피비린내 나는 종교는 어디서부터 부패를 가져왔을까? 왜 종교가 믿는 그 신념보다 우위의 자리에 섰을까? 이런 부분은 책의 이 부분을 보면 이해가 된다.

 

 

 '백인종의 여예언자들은 드루이드교의 여승려들처럼 하나의 단체가 되었으며, 그 단체는 교양 있는 원로들이나 승려들의 감시하에 있었다. 그녀들은 처음에는 아주 유익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직관과 점술과 열정으로, 수백 년간에 걸친 흑인종들과의 싸움 초기에 접어들어 있는 종족에게 커다란 도약이 가능토록 해주었다.

 

 

 하지만 급속히 부패가 뒤따르게 되었고 그 직관이 크게 남용되는 일이 벌어졌다. 스스로 백성의 운명의 조종자가 되었다고 느끼게 되면서, 드루이드교의 여승려들은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백성들을 지배하려 들게 되었다. 그런 타락은 영감의 저하를 가져오게 되었고 공포에 의한 지배 방법을 택하게 되었고 종국에 그녀들은 사람을 제사의 제물로 바치도록 강요하게 되었다. 이 제물로 받쳐진 사람들이 사자로서 죽은 자들에게 보내지고 그렇게 해서 조상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본문)


 
 부패는 바로 인간 본연의 변화에서 시작된 것이다. 순수한 뜻은 변질되고 유물론과 제물론, 물질론이 정신적인 요소를 망각해 버림으로써 그 모든 폐악과 잔인함, 고통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인간의 지니고 있는 고결한 본성이 현자의 권위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드높은 의식에 의해 선으로 이끌리지 않을 때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타락의 예를 우리는 거기서 본다. 개인적 야망과 정열에 무턱대고 내맡겨진 채 고귀한 영감은 미신으로, 용기는 사나움으로, 희생의 고결한 생각은 잔인한 압제의 도구로 변질되는 것이다.'(본문)

 

 

 요즘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점술과 예언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되며 지배자들의 욕심과 백성들의 잘못된 맹목적인 믿음으로 한 인간의 운명과 더불어 정의가 묻혀지는 일들을 볼 수 있다. 문제가 미신이라고 비난하기 보다 순수한 뜻의 변질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에서 말하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역시나 '예수'였는데, 신의 본질을 종교의 교리 자체에서 찾지 않고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라는 그의 말씀이 특히나 가슴에 남았다. 완성을 위하여 희생을 한 그의 순교자다운 모습에서 나는 내 안에서 움틀대고 뻗어가는 믿음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는 책이 아니고 여러가지 복잡한 관념과 사유에 대한 사상들이 많아 단번에 이해하기 다소 힘들어 몇번 고씹어 보았던 부분도 많았다. 또, 종교에 대한 상식도 풍부하지 않고 역사와 신화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것도 모르는 것이 많았던 터라 나는 이 책을 정말 상상력을 총동원하고 이런 저런 물음과 생각들을 마음에 두면서 읽어내려갔다. 그렇게 나름 열정을 가지고 책장을 덮은 결과 이 책은 진리와 내면의 믿음을 이끌어내주는 의미가 깊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슴이 없는 맹신자를 비난하며 절대선과 절대진실, 절대 미를 추구했던 예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내 자신도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되 악에 유혹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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