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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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약국의 딸들 > 을 처음 만난 것이 그러고보니 장작 20여년 전이다.

그 당시,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그 후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 20권 전집을 구매해서 완독했을 정도로, 박경리 작가님의 작품의 세계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또한, 그 후 통영하면 ' 김약국의 딸들 ' 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한다.

 

이번에 다산북스에서 박경리 작가 타계 15주년을 기념해서 박경리 작가의 < 토지 > 를 비롯한 작품들을 새롭게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그 첫 스타트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장대한 기획 시리즈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그리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 김약국의 딸들 > 을 다시 읽게 되어서 무척이나 가슴 설레기도 하고..

 

흔히 같은 책이라도 나이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고 하고 나 또한 그런 경험을 많이 겪곤 했는데, 이 책만큼은 20년 전에 읽었을 때나 지금이나 그 느낌에 큰 차이가 없다. 세세한 내용은 가물가물했지만 읽다보니 조금씩 기억나기도 하고, 그 때나 지금이나 이 책이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과는 다르게 상당히 어둡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김약국 집안 3대가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박경리 작가님의 작품 특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등장인물이 참 많이도 나오는데, 그 인물들 가운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리고 시대가 시대인만큼 주체적인 여성인 아닌, 억압받고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야 했던 여성의 한이 어느 정도 녹아있다. 그래도 마지막에 희망을 조금은 기대해봐도 좋을까?

 

사실 이렇게 불행하고 마음 아픈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예전에도 그랬고 재독하는 지금도 그렇고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이야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 점이 바로 박경리 작가님의 필력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암울한 내용의 소설이지만 전국민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일컬을 정도이니, 이 책은 꼭 한 번은 읽어보길 추천한다.

기회가 된다면 < 토지 > 에도 도전해보면 좋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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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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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비채에서 출간되는 중남미 소설 < 엘레나는 알고 있다 > 를 프리뷰로 만나보게 되었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파이널리스트, 리베라투르상 수상작, 넷플릭스 개봉 예정작? 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 책은 쉽게 접하기 힘든 라틴아메리카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관심이 간다.

 

이 소설에서는 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3세의 엘레나, 그녀 곁에서 손과 발이 되며 병수발을 드는 딸 리타, 그리고 20년 전 리타의 도움으로 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하게 된 이사벨.

소설은 리타가 교회 종탑에 목을 맨 채 발견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경찰조사에서 자살로 마무리된 딸의 죽음을 자살로 인정할 수 없는 이사벨이 리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보면서, 혼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엘레나는 리타가 떠난 지금부터 어떻게 홀로 살아갈까..내가 더 참담한 마음이 들고 너무 측은한 마음이 든다.

 

리타는 왜 아픈 엄마를 홀로 남겨두고 갑작스레 죽음을 선택하게 된 걸까? 아니..자살이 아니라 정말 엘레나의 의혹대로 타살일 수도 있는걸까? 그러나, 한 명 한 명 주변인물들 리스트에서 용의자 대상이 지워지면서 결국 의심스러운 인물은 아무도 없게 되면서,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이사벨이라는 여성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그녀와 엘레나, 리타와의 관계가 설명되어지는데, 엘레나가 20여년 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하나의 사실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든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준다.

 

결론에 도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홀로 남겨진 엘레나가 불쌍하다는 초반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서 젊디 젊은 리타는 자신의 앞날이 얼마나 끔찍하게 여겨졌을까..리타의 입장이 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지금 엄마의 간호를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앞으로 더 끔찍한 상황들이 벌어질 거라는 의사의 말은 리타에게는 너무도 가혹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병간호를 당연시 여기는 엘레나를 포함한 주변의 반응이란....

 

책소개에서는 추리소설이라고 언급되어 있고, 어느 부분까지는 나 또한 리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에 촛점을 맞췄었는데, 뒤로 갈수록 추리소설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냥 이 소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색깔있는 작품으로 남는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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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4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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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읽고 있는 시리즈 '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 과의 4번째 만남이다.

후속편이 엄청 빠르게 나와서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재미난 시리즈가 이제 1권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프기만 하다.

 

앞서 3권에 비해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는데, 역시나 책을 받자마자 표지의 인물이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누군지 당최 기억이 안난다. 책을 읽고 나서 표지의 인물이 ' 알렉산드르 3세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편에서 잠깐 등장했던 이 알렉산드르 3세의 아내 마리아 표도로브나는 이번 편에서 다시 보니 정말 미인이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동시대 엘리자베트 황후의 미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다른 버전으로 그린 이 황후의 모습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책에 담긴 초상화와 비교해보니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 보통, 화가들이 왕가의 초상화를 그릴 때는 미화해서 그린다고 하던데, 역시나 미인은 미화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미모가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구나 !!!!

 

 


 


 

마리 앙트와네트의 화가로 유명한 프랑스의 여류화가 비제 르브룅이 이 책에서 잠깐 언급이 되는데, 그 당시 프랑스의 왕비를 비롯해서 고위귀족여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 화가가 프랑스 혁명을 피해 유럽을 전전하다 러시아를 방문, 예카테리나 2세를 알현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예카테리나 2세는 그녀에게 초상화를 일절 의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만약 비제 르브룅이 예카테리나 2세를 그렸다면 어떤 초상화가 탄생되었을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로마노프 왕조며 그 이전의 류리크 왕조라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어보고, 러시아 역사 하면 기껏해야 떠오르는 인물이 예카테리나 여제, 니콜라이 2세, 그리고 그 유명한 라스푸틴 정도?

그래서 이번 편은 읽는데 유독 시간이 더 오래 걸렸는데, 의외로 몰랐던 역사와 인물을 처음 알게 되는 이 시간들도 굉장히 흥미롭다.

 

또한, 책 속에 담긴 명화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수많은 미술관련서적을 읽으면서 만나봤던 작품에서조차 만난 적이 없는 새로운 명화들이 대거 등장해서 그 부분 또한 참 좋았고, 덕분에 새로운 화가들도 많이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넒은 영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가 러시아 역사를 접할 기회는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책을 계기로 러시아 역사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번 편 역시 너무 재밌게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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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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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알게 되었고, 몇 작품 읽진 않았지만 바로 나의 최애작가가 된 '이케이도 준' 의 소설을 오랜만에 만나보았다.

표지의 분위기가 상당히 밝아서 책을 받는 순간 기분이 매우 좋았던 느낌 그대로, 이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내용 또한 술술 읽힌다. 전원 추리 소설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듯이 시골의 느낌도 만끽할 수 있고, 그 평화로움 속에서 연속 방화라는 사건을 두고 살짝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읽었던 이케이도 준의 도시남, 냉철하고 살벌한 인간관계 등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사람냄새 풀풀 풍기며 여유자적하는 시골 전원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시골에서도 인간의 이기적 행동, 이해타산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평화로운 이 시골에도 사건이 터지고 범인을 찾기 위한 추리는 필수이지만..

사건을 파헤치는 중심인물은 형사도, 경찰도, 기자도 아닌 미스터리 작가인데, 그러고 보니 미스터리, 스릴러물 작가들도 사건을 파헤치는데는 꽤나 일가견이 있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시골과 소방단이라는 연계성도 다소 독특하게 다가오는데, 이렇게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소방단이 정말 있을 것도 같다.

이 작품 올해 일본 드라마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이 소방단의 복장이며 분위기며 어떻게 표현될지 꽤나 궁금해진다.

 

이케이도 준의 글은 역시 재미있고 너무 진지하지 않지만 또 가볍지 않아 좋다.

이번 책 역시 700 여페이지가 전혀 부담되지 않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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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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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의 니쿠코짱 ! > 몇달 전 우연히 영화 포스터를 보고 참 귀엽고 해맑은 애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바로 그 영화의 원작이 소미미디어에서 영화 개봉에 발맞춰 출간되었다.

처음 보는 작가인가 싶어서 표지에 소개된 작가이력을 살펴보는데, 어머 아주 예전에 너무 좋았던 영화 < 노란 코끼리 > 의 원작을 쓰셨네. 왠지 반가운 맘이 드는걸 !!!

 

이 책을 읽는 내내 애니 속 니쿠코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151센티에 67.4의 몸무게의 니쿠코짱은 남자 보는 눈이 너무 없어 매번 속고, 버림받고..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인건지 아님 나쁜 남자들이 이 니쿠코짱을 이용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사춘기 소녀의 눈에 비친 이런 엄마의 모습은 한심하기도 하고, 때론 부끄럽기도 하다.

 

엄마와는 정반대의 외모와 성격을 가진 딸 기쿠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신의 엄마와 자신의 일상이 소소하고 담담하게 묘사된다.

홀로 딸을 키우며 여기저기 전전하며 쉽게 터전을 마련하지 못했던 니쿠코짱, 그녀의 삶을 뒤돌아봤을 때 어찌보면 눈물과 애환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법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어둡고 불행한 과거를 지닌 니쿠코짱을 전혀 불쌍한 캐릭터로 탄생시키지 않았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고 사람을 잘 믿는 니쿠코짱을 보고 있으면 얼핏 조금 모자라는 캐릭터라는 느낌도 들지만, 독자를 기분좋게 만드는 캐릭터이다.

 

통통 튀는 니쿠코짱과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끄럽기만 한 딸 기쿠린 !!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또 이런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음을 중간중간 느낄 수 있다.

 

밝고 유쾌하면서도 따스한 감동을 안겨줄 힐링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특히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니쿠코짱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살아 숨쉬는 대화를 읽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이 원작을 읽고 나면 애니가 분명 궁금해질듯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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