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 고궁에서 장인까지, 아주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서헌강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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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읽는 내내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고, 무엇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저자의 열성과 혼, 사명감에 탄복하게 된다.

그가 긴 세월동안 일군 우리의 문화유산을 위한 공헌을 생각하면 ' 30여 년간 국내외 여러 유무형 문화유산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 사진작가 ' 라는 단 한 줄의 소개는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5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종묘 정전의 밤을 찍을 수 있었고 표지와 같이 황홀할 정도로 멋진 종묘의 사진이 탄생했다.

그 외에도 궁궐, 조선왕릉, 한양도성, 수원화성 등의 대표적 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인간문화재), 종가의 제례, 전통 가옥, 읍성, 비석, 사리장엄구 그리고 국외 소재 문화유산 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화유산이 그의 손길을 거쳐, 누구나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는 대상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안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해는 어느새 높이 떠올라 있거나 져버리고, 구름도 흩어져 버리기 때문에 원하는 장면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정말 찰나에 불과하다. 이 모든 자연현상이 저자가 구상하는 포인트에 정확히 들어맞는 그 순간, 적어도 2,000여 장의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딱 한 장만이 선택지어지는 것이다.


신들린다 !! 고 할 정도로, 주변에서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는 한 치의 양보도,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중학교 때 막내누나가 사준 카메라를 처음 접한 순간 사진에 매료된 그는 인복도 많고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도 할 수 있지만, 언제 어떤 요청이 들어와도 바로 대응할 수 있는 그의 철저한 준비성과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런 운도 끝까지 그를 지탱해줄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라는 말은 바로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나의 유물을 촬영하기까지의 과정, 셔터를 누르기까지의 숨막히는 과정을 저자의 글과 함께 따라가다보면 과연 어떤 사진이 탄생했을까 내심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음 장을 넘기게 되는데, 그 결과물을 마주하는 순간 매번 감탄이 절로 난다.

무엇보다, 과거의 유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자의 가치관 덕분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촬영되는 사진들은 매우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책 소개글 중에서," 우리는 종종 화려한 유럽의 건축물이나 예술품 앞에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정작 우리의 문화유산은 익숙하다거나 오래되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깎아내리고는 한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 말에 백배 공감하고 나 또한 그랬기에 부끄럽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70여장의 우리의 문화유산은 그 어떤 외국의 건축물에 견주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그러한 자부심과 관심을 심어준 저자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이다.


저자는 오랜시간 카메라로 담아온 궁궐의 사계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총망라한 책, 즉 한국의 궁궐을 집필중이라고 하시는데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얼마나 멋진 궁궐사진들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문화유산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절로 자긍심이 생기게 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아주 깊이 느낄 수 있어 청소년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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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근심
마리아나 레키 지음, 장혜경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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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느낌의 책이다.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소설이고, 그런데 읽다보면 소설보다는 또 에세이의 느낌이 더 강하다.


불안, 불면, 공포, 실연, 상실, 고독같이 인간이 느끼게 되는 다양한 근심, 걱정에 관한 39편의 연작소설인데 역설적이게도 너무도 유쾌하고 따스하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온갖 근심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저자의 메시지인듯도 싶다.

읽다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사소하고 갖가지 근심을 달고 사는지, 그럼에도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춘기 대륙이동, 노화의 덜커덩과 덜덜에 대하여, 10종 경기 무릎, 지옥의 눈빛을 가진 남자 와 같이 제목에서부터 유쾌함이 묻어난다.


주인공인 나의 윗집에 사는 비제 여사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

밤에 잠을 못자면 흔히 숫자를 거꾸로 세워보라거나, 5분만에 잠드는 음악을 들어보라거나 등등 그럴싸한 방법들이 많이 제기되곤 하는데, 나는 오히려 이런 방법을 쓰면 눈이 더 말똥말똥해지는 경험을 하곤 했다.

비제여사 역시 양을 세보기도 하고 호흡에 집중해보지만 그 어느 방법도 통하질 않는다. 오히려 호흡곤란에 빠지고, 옆에서 잘 자는 사람한테 괜히 질투도 난다. 그리고 쓸데없는 걱정이 계속 떠오르면서 점점 정신은 맑아진다.

비제여사의 상황이 참 힘든 건 분명한데 저자의 글을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상황에 자꾸 웃음이 난다.


첫 실연을 겪은 16살 소녀 리자를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도 분명 이겨내지 못할 실연의 아픔을 겪었을 거라고, 리자가 "지나갈꺼야" 라는 단어를 꽉 붙들기를 바라면서 직접적인 위로보다는 그저 그런 소녀를 다정하고 따스한 눈으로 바라본다.


돌봄이 필요한 나이가 된 카미유 이모는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모의 안전을 위해 결국 간병인을 고용하게 되는데, 카미유 이모는 단순히 돌봄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반대로 그녀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게 된다. 그러면서 간병인 시그리트는 도움이 필요한 인물이라 자신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그러면서 스스로 아직은 쓸모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내비친다. 왠지 짠한 감정이 밀려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듯이 근심 걱정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이런 근심걱정을 일부러 없애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 은근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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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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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독서모임은 한 번도 참여한 적 없는 내가 요즘 괜시리 북클럽, 독서모임 이야기에 기웃거리고 있다.

최근에 읽었던 책이 독서모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라면, 이 책은 어르신들의 독모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딱 제목만 보고 왜 나는 당연스레 에세이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로도 꽤 재밌게 만나볼 수 있었다.


소설 속 어르신들의 평균 연세는 85세. 최고령자가 92세 최연소자가 78세.

내가 생각했던 주인공 어르신들의 연령대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 연세에 책에서 손을 놓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독서 모임에까지 참석한다는 사실이 그저 존경스럽기만 하다.


독서모임의 장소인 카페의 점장이자 소설가인 28살의 야스다라는 인물은 얼떨결에 이 독서모임의 명예고문을 맡게 되는데, 6명의 멤버들은 이런 젊은이가 함께 해주니 참으로 든든하시겠다. 반대로 야스다는 초반에는 어르신들의 산만하고 잘 안들려 딴소리 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의 행동이 익숙치 않아 당황해 하곤 하지만..

이 모임에서 멤버들이 낭독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인데, 백발의 어르신들이 한 분씩 각자의 목소리와 스타일에 맞춰 낭독하는 장면을 읽으니 그 모습이 쉽게 상상되고 절로 미소가 난다. 좀 어색할 것도 같고 집중도 안 될 것 같은데, 이 모임이 벌써 20년이 되었으니 멤버들한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익숙한 패턴의 하나일 꺼라는 생각도 든다.


당장 내일 모임에 안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멤버들도 죽음을 가까이 여기며, 항상 상대방의 내일을 기원하신다.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중년에서 노년의 삶을 함께 하셨으니, 어쩌면 가족 이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이 강할 꺼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도 어딘가 이런 어르신들의 독서모임이 있을 것만 같다. 분명 있겠지 !!!


요즘은 오디오북이 조금씩 인기를 끌면서, 20-30년 후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오디오북을 듣는 게 더 익숙해지려나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여전히 종이책을 끼고 사는 할머니가 되었음 좋겠다.

또 문득, 책을 좋아하시는 엄마랑 이런 독서모임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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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미라 초상 - 저승으로 떠나는 죽은 자의 여권 사진
김욱진 지음 / 주류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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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 모자인문학 >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주류성 출판사. 찾아보니 꽤 흥미로운 책들이 눈에 띈다. 

두 번째로 만나보는 책은 제목에서부터 확 끌려버린 

< 이집트 미라 초상 > 이다. 


이 미라 초상화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액자나 캔버스에 그려진 초상화가 아니라, 미라에 실제로 부착되어 있었다고 한다.

최초로 발견된 것은 1615년이지만 그 당시 발견된 2개의 초상화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고, 그 후 200년이 지나서야 파이윰이라는 지역에서 대거 발견되면서 다시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된다.


한 시대에 대한 역사는 거대한 기념물이나 위대한 지도자의 이야기가 아닌,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의 기록인 것처럼, 미라 초상화 역시 단순히 한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당시 이집트가 겪었던 격동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라 초상화를 통한 로마시대 이집트를 굉장히 세분화하고, 소소한 부분까지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내용 안에는 초상화를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초상화 속 사람들의 일상과 삶, 초상화가들의 이야기, 초상화에 새겨진 다양한 상징들의 해석, 그리고 이집트 장례문화 등까지 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마지막장인 장례문화이다.


로마 시대 이집트에서 사후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에서도 이 죽음을 다루는 일은 중요한 행정 업무로 여겼는데, 사망신고, 인구 조사, 유언장 작성, 청원서, 재산 분할, 상속 관련 파피루스까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사망신고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었다고 한다. 

분명 고대의 이야기임에도 읽으면서는 마치 현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미라화 작업은 장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는데, 특히 방부 처리 기술은 가족 기업 형태로 이루어졌고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했으며, 묘지 관리도 이들의 몫이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회적 지위는 높지 않았지만 경제적 지위만큼은 꽤 높았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미라화 작업은 무려 70일이 걸렸는데, 시리우스 별이 하늘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기간과 일치한다.

미라화 작업이 끝났어도 많은 미라가 곧바로 매장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길게는 6년 동안이나 묻히지 않은 기록도 있고, 매장 전까지는 안뜰이나 현관에 안치하거나 혹은 별도의 보관 공간의 가능성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고대 이집트만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였던 미라 초상화는, 서기 3세기 로마제국의 위기 속에서 고대 이집트 신앙이 점차 약해지고 기독교가 급부상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단순히 미라 초상에 관한 이야기만을 기대했었는데, 그 이상으로 폭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꽤나 흥미로운 시간여행이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게 씌여져 있어서 이해하기도 쉽다. 


역사 특히 이집트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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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미라 초상 - 저승으로 떠나는 죽은 자의 여권 사진
김욱진 지음 / 주류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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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의 가면만 알았지 이런 독특한 초상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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