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민주주의 - 정치인.관료들은 왜 사익만 추구하는가?
이몬 버틀러 지음, 이성규.김행범 옮김 / 북코리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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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국의 권위 있는 정책 싱크탱크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 연구소’의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몬 버틀러의 이 책 ‘나쁜 민주주의’를 접했는데요. 2012년 영국에서 출간된 원제 ‘public choice a primer’를 번역 출간한 것인데요. 이러한 한국어 제목이 배치된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다 읽고 나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치인 관료들은 왜 사익만 추구하는가?’ 라는 부제도 조금 자극적으로 느껴지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민주주의 체제의 정치 개념을 경제학으로 해석하여 제도하의 발생되는 문제점과 행위자들간의 논리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분석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기대와는 달리 흥미로운 부분도 제법 있었습니다.

공공선택학은 정치와 정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구하기 위하여 경제학의 방법과 수단들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는데요. 특히 이러한 관점에서 사익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러한 동기의 이행을 (자유로운) 시장제도에서 찾고 있는데 공공선택학에서 분석하여 우리의 민주주의 정치를 판단하는 느낌은 사익과 이익추구는 각각의 행위자들에게 아주 명백하게 보여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각 제도내의 행위자들의 ‘소위 정치적 결정들이 비용과 편익들간의 선택’이며 좀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들의 정치적 행동이 크게 보면 이익이 오고가는 부분으로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다분한 이익 거래로 볼 수 있는 투표 거래인 로그롤링과 소수의 강력한 이익집단이 출현하여 정치 행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로비 제도와 그것에 적극적으로 편입해 정치적 행위를 양산하고 있는 의원 및 입법부의 모습이ㅕ 정치 이상적인 측면에서 다수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보다는 정치인들에게도 사익은 분명 존재한다고 규정짓고 그러한 일상적인 면을 부정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따라서 이렇게 정착된 시스템 전체를 면밀히 분석하고 좀 더 개선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서 논의되는 정부의 역할과 입법 사법, 행정 간의 관계 문제, 관료제에서 관리들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의 측면에서 개인이 서로간의 이익을 교환하는 것이 합리적인 상황인가에 대한 의문 등이 나오는데 엄밀히 따지면 그에 대한 적절한 해답은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면은 이 책의 한계라고 볼 수 있겠군요.

1960년대 이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공공선택학’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자본주의하의 경제학이 날로 발전되면서 정치학 전반의 이러한 경제 수단의 분석은 제법 효과가 있었는데요. 민주주의 제도와 시스템의 설정은 유럽과 미국의 것을 따르고 있어서 저자의 글에서 보여지는 평가가 우리에게는 조금 맞지 않을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의사와 변호사 등의 소수 엘리트 층의 이익단체 등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과 이러한 소수 집단의 영향력이 시민 일반의 이익에 부합되기 어렵다는 측면의 평가는 이해할 만합니다. 한가지 이 책에서 보이는 한가지 불확실한 점은 시민 일반의 이익을 소수의 편파적인 이익 단체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개인의 사익 추구가 사회에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저자가 받아들인다면 기본적인 인식에서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제도하의 정치적 문제를 두고 벌이는 행위자들의 이익 갈등에 정부의 개입이 마냥 마땅하다고 여기지는 않겠죠.

하지만 공공선택학에서의 제도와 정치속의 개념들의 설명이 아주 명료하고 정치인들이 사익을 추구한다고 명확히 규정한다는 점, 투표로 선출된 정치인들이 대의적인 정의를 위해 일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단체의 권력과 이익을 보편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평가 등은 실로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이상적인 이해는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 제도의 명암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시민들이 정치를 균형있게 받아들이게 하는 수단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지막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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