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나이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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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석좌교수이자, 케네디행정대학원 학장을 역임했던 조지프 S. 나이의 꽤 논쟁적인 제목의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2015년 국내에 출간되어 꽤 많은 판매고를 올린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우연잖게 초판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때늦은 이제서야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좀 늦은 감이 들기도 합니다.

잘 알려지지는 않은 부분이지만, 나이 교수는 국가들의 관계와 국제 무대에서의 소위 ‘스마트 파워’ 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학계에서 외교 분야에 관련되어 꽤 온건적인 인물로 저는 기억하는데요.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에는 이른바 네오콘 무리들과 그들의 ‘예수’라고 일컫는 교조 레오 스트라우스와 밀턴 프리드먼의 붐이 일어 그들 말고 다른 학자들의 의견이 무시당하는 시절이 있었는데요.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용납되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뭐 그 원인이야 다들 아시다시피 2001년 9월 11일 테러 때문이었죠.

나이 교수는 앞으로 2030년경 까지 현재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만한 국가로는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중국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일본이나 독일, 인도,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는 가능하지 않고, 다만 중국은 근 20년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토대로 군사적 측면에서도 노후화 된 장비와 전력 증강에 효과적으로 증대되어 경제력 및 군사력 양 측면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국가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선적으로 중국에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은 남미의 브라질과는 달리 중국의 주변 국가들이 첫번째로 중국의 팽창에 의구심을 갖고 있고, 둘째로 미국과 양자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포위되어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역외 균형 전략을 고수하는 미국에 맞어 지역 강대국으로 발돋움 하게 되거나, 그러한 노력을 기울일 때 그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가 지역 질서와 세계 안보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이 교수도 이러한 불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만은 않은데요. 클린턴 정부 말기부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전반을 통틀어 극심한 쌍둥이 적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 막대한 전비, 이로 인한 국방비 감축 등이 특히 동아시아 지역 내의 미국 영향력 감소로 이어졌고, 이에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시켜 나가는 쪽으로 입장이 선회되어 중국의 부상, 일본의 지렛대 역할,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 등 여러 복합적인 불안 요인이 연쇄 반응을 일으킨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라고 봐야겠죠. 미국이 현재의 기축통화국의 지위가 없었다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자체의 자본 잠식을 막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반민주주의 체제의 중국의 부상도 문제지만, 2차대전이 종식된지 70년이 넘은 시점에도 과거사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지역 국가들의 신뢰성 결여 상태에 나이 교수는 여기에다 “일본은 편협한 인종주의적 태도와 그런 태도에 입각해서 만들어지는 정책들이 보유하고 있는 많은 강점들을 상쇄시킨다”고 진다하며 일본이 어떤 역할을 원하더라도 내외적인 문제로 인해 한계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입니다.

꼭 국제정치학계에 민주평화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민주 체제가 아닌 중국의 공산당 일당 독재에 의한 정치가 미중 양국간의 리스크 관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국내의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원료 수급을 위해 말라카 해협과 남지나해 일대의 끊임없는 영유권 시도를 벌이고 있는 중국의 행로를 봤을 때, 아무리 양국이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매우 큰 불안 요소임에 틀림 없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최소 2025년 까지는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뮤얼 헌팅턴이나 니얼 퍼거슨은 앞으로 중국의 대두가 필연적으로 보는 모양입니다만, 존 미어샤이머가 언급한대로 중국이 평화적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언급한 부분에 저 역시 동의하게 됩니다. 나이 교수도 미중 양국간에 전쟁을 염두해두고 대비 정책을 마련해두면 전쟁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언급한 것처럼 이 중국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부분과, 중국을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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