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와 권력 - 자기-경영적 주체의 탄생과 소수자-되기
사토 요시유키 지음, 김상운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신 자유주의와 권력’ 이라는 책을 쓴 사토 요시유키는 일본에서의 경제학 분야의 박사 과정과 프랑스로 유학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약간 특이한 이력의 학자인데요. 과거 경제학을 공부했고, 최근에 알튀세르와 데리타, 푸코 등을 연구한 바탕이 관계되어 이 저작이 나오지 않았나 추측해 보게 되었습니다.

1부에서 요시유키가 분석한 ‘신자유주의에 의한 권력’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자유주의 권력도 규율 권력처럼 규법의 내면화를 통해 순종적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원리의 내면화를 통해 자기-경영의 주체를 형성하고, 그런 주체 모델에 적응할 수 없는 개인들을 가차없이 사회 바깥으로 내던지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참으로 직설적이고 명확한 개념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 신자유주의의 권력은 어떻게 보면 이중 개념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해설과 사회에 주입된 ‘그 신자유주의에 의한 권력’ 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면밀하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분석의 방법으로는 케인스주의적 경제 해법에 대칭되는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을 바탕으로 1980년대 대처와 레이건이 자신들의 국가들 뿐 아니라 세계의 전반적인 이데올로기로 추대한 이유와 결과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푸코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에서는 경제적인 것이 정치적 주권을 생산한다”고 밝히며, 신자유주의적 통치에서는 사회에 리스크 보장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간주하고, 민간 보험이나 공재에 가입하는 등의 ‘자조’ 노력이 권장되는데요. 여기에 과거 대처는 “사회 따위는 없다” 며 크게 일갈을 했습니다.

1부에 일관적으로 주장되는 논지와 이를 보완하는 수단들이 너무나 일목요연하여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읽는 ‘견고한 논리의 글’이었는데요. 다만, 2부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권력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의 주체화와 들뢰즈가 최종적으로 목표한 ‘복종화를 침식하는 과정’에 이르는 길에 대한 데리다의 ‘법의 힘’ 들뢰즈, 푸코, 프로이트, 라캉 등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이론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라도 허투르게 이해하면 전체의 본질을 이해하기 힘들어 꽤 난해한 글이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조만간 데리다의 ‘법의 힘’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2부는 그 실질적 난해함으로 인해 이책을 읽었던 많은 분들이 이 책에서 1부만으로 만족하고 2부는 해석과 이해, 다소 장황한 서술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푸코의 여러 글들을 인용하며 신자유주의 사회에 침투되는 그 권력에 대한 이해와 분석 그리고 비판은 참으로 참신하고 창의적이어서 몇번이라도 읽고 싶은 기분이 들더군요. 시장경제학적인 측면에 국한되어 신자유주의를 해석한다면 2008년 뉴욕발 금융 위기로 인한 뒷처리와 최근의 도널드 트럼프의 TPP 무력화 진행으로 사실상 미국이 자유무역과 신자유주의적 시장 경제를 철회를 한 것으로 봐야하지만 아직도 사회에 내린 기조는 꽤 끈질긴 편입니다. 요즈음의 시대는 평범한 개인에게 정치학적인 배경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의 상황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므로 그 파급이 크다고 후자가 더 크다고 봐야겠죠. 정치와 경제는 서로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의 깊은 이해와 본질을 이 요시유키의 글이 다소간 제공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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