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중산층입니까 - 서울대 교수 5인의 계층 갈등 대해부
강원택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서울대 한상진 명에 교수가 한국 사회의 중류 계급 내지는 중산층에 대한 정치사회적 함의를 거의 처음 밝힌 이후, 그동안 한국 사회에 소위 ‘중산층‘ 논쟁이 심도 있게 있어 왔습니다. 바로 그런 측면에서 이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라는 책이 출간된 것이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더욱이 여기에 참여한 집필진들은 서울대 출신의 학자들이더군요. 각기 맡은 전공들이 다르니 좀 더 다각도의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정치학 관련 학자들은 다소 권위주의적이고 비 민주주적인 국가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성장하는 중산층들이 이런 국가들의 민주화에 키를 쥐고 있다고 평가해 왔습니다. 1980년대 이후를 거쳐 미국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이제는 실로 ‘중산층의 시대‘ 라고 주장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에 닥친 금융위기로 IMF 금융 구제를 받으면서 사실상 그동안 고용안정이 종말을 맞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한국 내의 다수 중산계층이 몰락하게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이 중산층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작지 않았던 것 만큼 오늘날 이러한 중산층의 의미 변화가 어떤 함의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 처음부터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 한국 사회의 행복의 조건은 과연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일종의 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하는데요. 한국인들은 경제적 측면에서 행복의 편차가 있는 듯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행복 척도에 대한 여러 사례와 분석을 토대로 이 책에서는 집의 자가 여부와 월소득 및 여가 활동 등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고 대체로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꽤 상세한 자료로 객관적 평가로서의 중산층 분류도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는 주로 주관적 평가로서의 귀속적 계층 분류를 좀 더 의미있게 언급하고 있고, 이 두 가지 분류는 사로 상이한 결과가 도출되는데요. 그래서 거의 ‘주관적 중산층‘ 이 글 전체의 전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여러 국가들중 다소 생소한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분단 국가에 처해 있는 관계로 정치 사회에 오랫동안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해 왔고, 정치 이념적 측면에서 이런 반공 이데올로기가 여러 사상적 스펙트럼을 제한해왔던 관계로 한국 사회에서 계층간의 층위 토대가 두텁지 못합니다. 즉, 유럽의 노동자 계층들이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에 충실하고 이를 정치 세력화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상황은 그것과는 매우 차이가 나죠. 이 책에서도 이 점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것 말고도 몇가지 특이한 결과라면 자신의 주관적 계층적 속성이 중상위 계층이라고 여겨질때 사회내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결여되고 하위 계층으로 갈 수록 정치적 관심은 높아집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그 반대의 상황이죠.
또 한 가지는 국내 정치에 있어서 이른바 ‘계급 투표‘ 및 ‘계급적 정치 지지‘ 가 거의 없는데요. 하위 계층의 많은 수가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꽤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특히 이 ˝계급 배반 투표‘는 우리 나라 정당 정치 지형이 오랫동안 지역주의와 이념, 세대 차이에 매몰되어 와서 그동안 정당들이 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고, 국민들 또한 자신들의 상황과 거의 상관없는 투표와 정치적 지지를 해온 게 아닌가 분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학력층과 소득 하위 계층의 보수 정당 지지 현상은 조금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단편적인 차원에서 저자들이 이처럼 분석하는 것에는 일견 동의하지만 조금 더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은 부동산과 금융자산 모두 합쳐 평균 6.6억. 4인 기준 가족 기준으로 세금과 4대 보험을 제외한 평균 가구 소득이 515만원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한국인들은 중산층을 일종의 중간소득계층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중산층 개념은 거의 경제적, 소득적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에 미쳤는데요. 단순히 소득 기준의 중산층 규정이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민주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랄까요. 단순한 경제 및 소득적 기준으로 중산층을 결정한다면 단순히 다른 계층보다 소득이 나은 계층이 정치를 비롯한 민주주의 의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소득이 상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의식이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신의 안락하고 만족스런 윤택한 생활에 만족하고 그야말로 개인적 삶에만 충실해 그가 속한 사회나 현실에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죠.

이런 점은 아직 우리 민주주의가 그다지 성숙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87년 체제로 불리우는 민주화 과정이 우리에게도 있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저변 자체는 아직 의식적인 측면에서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만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광화문의 촛불로 일어난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축적되어온 시간과 과정의 역사가 아직 미흡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는 복지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전면적인 민주주의 사회라고 평가되고 그와 동일하게 자본주의 시스템의 국가이지만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이 사회 구조와 시민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전제하고 그것을 쉼없이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과 이 자본주의 주변의 ‘송파의 세모녀 자살 사건‘ 과 같은 약자들과 스스로의 복지를 해결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한 공생의 복지를 위한 인식의 전환이 우리에게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논의된 글이 현재 우리 사회의 실상이라 볼 수 있기에 개인의 사고로서 사회 전체를 개략적으로 조망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를 하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