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왜 실패하는가
일레인 카마르크 지음, 안세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원제가 Why Presidents Fail 로서 한국에는 ‘대통령은 왜 실패했는가‘ 로 출판된 눈에 잘 들어오는 노란 표지의 작은 양장본인데요. 저자인 일레인 카마르크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거버넌스 스터니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이자 효율적 공공관리센터의 설립이사로 재직 중인데, 겸직으로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 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식인으로서 과거 대통령 선거 켐페인에 참여한 경력도 갖고 있습니다.

제목에 실패하는 표현되어 있어 글 전체 내용에 대한 선입견이 생길까봐 걱정을 했는데요. 전체를 일독하고 나니 생각보다 만족도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인용되고 있는 행정부는 지미 카터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 기간까지의 사건과 대통령들의 주요 행적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체제하의 대통령 책임제는 선거와 여론의 측면에서 성공과 실패가 제법 극명하게 갈리는데요. 특히 대통령의 통치 실패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안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그런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이 책은 잘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 행정부와 연방 대통령에 대한 분석이죠.

연임을 준비하던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 해결 실패로 2선을 자신하던 그가 거의 무명이라고 봐도 될법한 한 배우 출신의 정치인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주게 됩니다. 당시에 카터 행정부가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긴 했습니다만 저자인 카마르크는 이 ‘이란의 대사관 인질 사태‘ 실패가 정권을 일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민주주의하에서 여론과 언론의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되는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굵직한 문제에 대한 결과가 중요한 법인데요.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측면에서 검토하고 집해해야 하는 문제에도 남보다 더 주의와 이해가 필요한 법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 책은 오바마 행정부의 ‘오바마 케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카마르크는 이러한 대통령과 행정부가 유념해야 될 부분으로 ‘정부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조언하는데요. 어쩌면 판에 박힌 주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꽤 의미심장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부‘제왕적 대통령‘ 이 국내외에 산적한 문제를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관료들로 해결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대체적으로 국가를 위기로 끌고 가게 됩니다. 여기에다 대통령 개인의 도덕적 자질 문제가 비롯되면 더 심각해지죠.

지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 전임인 클린턴 대통령이 2001년 초에 부시 대통령에게 알 카에다 제거가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쉽게 묵살되었습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보이는 전임 정부 지우기는 부시 행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소위 ‘백악관 섹스 스캔들‘ 로 인해 그의 많은 면에서 신뢰성이 떨어졌고 그런 연유로 클린턴 대통령의 중동 테러 단체에 대한 언급은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물론 2001년의 9/11 이 클린턴의 경고를 무시해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지만 당시 부시 대통령이 CIA를 비롯한 정보 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죠.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은 잠시 뒤에 숨기고 ‘전문가‘로 불리우는 조언 그룹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한데 그동안 출간된 여러 책들로 보았을때 부시 대통령은 이 부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뒤이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라크에 파병된 군 병력 때문에 주 방위군의 인력과 장비가 제때에 도착하는데 애를 먹어, 현지 주민들이 ˝캐나다의 지원이 더 빨랐다˝ 면서 방송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카마르크는 오바마 시절의 예를 들면서 소위 ‘측근들에 의존하는 내각 정치‘ 에 대해 돌려 말을 하고 있는데요. 당선된 대통령이 그 동안 함께한 정치적 동반자들에게 백악관에도 함께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으나, 정무적 능력과 행정적 기반을 갖고 있는 실무자들을 곁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과거 ‘보훈 병원‘ 사태에서 측근들이 제대로 보고 하지 않아 나중에서야 언론을 통해 이 스캔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때 크게 격노했던 것으로 이 책에 나와 있습니다.

책 전체의 논조가 쓸데없이 치우치지 않아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는데요. 마찬가지로 번역도 꽤 나무랄데 없었습니다. 다만, 오바마 행정 시절의 오바마 케어에 대한 분석은 조금 자료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민간 의료 보험을 증권화 형태로 시장에서 거래하자는 부분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그 부분의 설명이 조금 아쉽더군요. 차후에 오바마 케어에 대한 좀 더 상세한 글을 구해 읽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 시스템 하에 삼권분리의 한 형태인 행정부의 대표인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이 다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거의 결과로 국가의 통치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은 자신이 도덕적 자질도 중요하지만 관리와 정부 조직의 균형적 분리와각 정부 조직의 깊은 이해와 관료들을 잘 관리해서 필요할 때 조직을 잘 사용할 수 있게 매사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점이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읽기에 너무 이론에 치우치지 않아 좋았는데요. 이 뿐만 아니라 미국의 현대 정치를 한번 훑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꽤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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