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대의 중국 - 중국은 과연 세계의 지배자가 될까
사토 마사루 지음, 이혁재 옮김, 권성용 해제 / 청림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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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정치부 기자인 사토 마사루는 총리실을 비롯한 자민당, 민주당, 외무성, 방위성을 취재하고 과거인 2007년 부터 2011년까지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이런 그의 책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일독했습니다. 우선 제 개인적 경험의 소산이랄까요. 그것은 일본인이 쓴 중국에 관한 글은 주의를 요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약간의 정치, 역사적으로 치우친 의견을 개진한다든지, 확대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를 객관화해서 보는 것을 기본이고 당연히 해야하는 당위성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인들의 기질을 생각해보면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어쩌면 자신들의 정치와 역사와 같은 기존의 관념체계를 건드리는 것들에 대한 일종의 생태적 거부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총 6장의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구분된 형식은 그렇구요. 1장과 2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들을 간단히 해석한다면 앞으로 중국이 어떤 식으로 나올것인가에 대한 분석과 이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국은 과연 세계의 지배자가 될까‘ 라는 부제가 본디 일본 원서에도 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의 대두는 어떤식으로 귀결되든 간에 일본인들과 일본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이해와 영향력의 쇠퇴를 답보하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부정할 수 없겠죠. 그런 기본적인 입장의 이해를 갖고 이 책을 보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대충 틀이 잡힙니다.

처음 1장과 2장은 후진타오 정권부터 요즘까지의 중국 정치의 간략한 소개와 정보를 제공합니다. 수월하게 읽힐정도로 내용은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시진핑의 중국이 과연 어떤 형태로 국제무대와 세계 경제 시스템에 나오게 될지에 대한 약간의 분석과 예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외 많은 언론과 여러 책들을 통해 많이 논의가 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만 여기에 몇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데요. 2010년 3월 미중간의 협의에서 중국측은 대만이나 티베트 문제에 사용되는 ‘핵심적 이익‘ 이란 표현을 남중국해에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국제 외교 무대에서 이 시점이 거의 처음일테죠. 2008년 이후에 중국은 본격적으로 유소작위로 나오게 되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2010년은 중국의 외교가 주변국에게 매우 놀랄만하게 배타적이었던 시기였습니다. 일본과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에게 그간 보지 못한 우려를 끼쳤고, 이 시점으로 싱가포르가 미국에게 좀 더 군사 외교적으로 가까워지는 반대급부를 만들었습니다.

며칠전에 리뷰한 ‘베이징의 애덤 스미스‘ 에서 아리기는 중국의 돌이킬 수 없는 군사 외교적인 흐름이 이어지면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등 주변의 미국 동맹국들이 일제히 대 중국 봉쇄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변국에 심히 우려를 안겨주는 중국의 군사 외교적인 흐름이라는 것은 아마도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댜오위다오/센카쿠 같은 현안일텐데요. 이처럼 현재의 중국이 국제 무대에 외교 역량과 경제력을 자랑하면서도 분란의 씨앗이 적지 않은 관계로 중국과 주변국들이 특히 미국을 포함한 경우죠. 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경우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책에는 중국을 포함한 태평양 지역의 지도를 거꾸로 그려 넣은 지도가 있는데요. 확실히 이렇게 보니까 중국의 (약간의) 해양 지리적으로 포위 당한 느낌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인지되더군요. 아마도 그런 측면에서 자꾸 남중국해와 오키나와 등지로의 태평양 연안의 연결을 꿈꾸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해석은 결국엔 미국과 중국의 국가 이해와 이익이 서로 상충되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중국 공산당을 포함한 정치권과 정부가 기본적인 무력을 전제로 한 외교 및 경제 분야의 지원을 확대할 것 입니다. 중국 정부가 군사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바로 이 점에 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국제 체제의 변환을 시도한다거나 미국과 유럽이 기초해 온 세계 시스템의 전환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란과 수단의 예에서 중국이 특유의 일방적이고 국제 환경을 무시하는 외교적 행태를 보여왔기에 국제 무대의 많은 자유진영 국가들이 앞으로 중국이 보일 외교적인 측면에 우려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마사루도 지금은 작고하고 없는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관련하여 워싱턴과 베이징의 세력으로 나뉘어 잠시 대립한 경우를 들며 겉으로는 민주주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속은 전제주의적 독재 정권들이 이 노벨평화상 사태에 중국을 두둔한 것은 이런 측면의 연장선상이라 해석해도 무방하겠죠.

리커창과 시진핑이 거듭 소위 ‘베이징 컨센서스‘의 수출과 확대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제가 몇번 언급했듯이 민주화가 없는 이 베이징 모델은 전세계의 독재 정권과 무늬만 민주주의인 정부에 매우 좋지 못한 신호를 보낼 것임은 아주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인 일본인 특유의 역사 정치관을 볼 수 있었는데요. 과거 일본군이 벌인 난징대학살과 관련해 ˝중국이 역사를 인식하는 방식은 일본과 다르다‘ 언급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감을 느꼈습니다. 한국의 일개 개인이 이런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이 역사를 제대로 대하지 않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일 테지만 일본제국 시절의 잔제를 극복하지 않고 부정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시라이 사토시가 말하는 ‘일본의 영속패전론‘의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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