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시진핑 - 시진핑의 국가경영 리더십
케리 브라운 지음, 도지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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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케리 브라운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라우 연구소 소장이자 중국학 교수이고, 채텀하우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아시아 담당 수석 및 과거에는 베이징 주재 영국 대사관 1등 서기관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그의 다른 책 ‘현대 중국의 이해‘가 2014년 번역 출간되어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제19차 공산당 당 대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시진핑은 집권 2기를 위한 견고한 자신의 권력 체제를 구축했고, 해외에선 그가 장기 집권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예측하는 데는 자신의 사상을 홍보하고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하고 이는 과거 마오쩌둥 식의 사상화 내지는 우상 작업의 일환이라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수단을 사용할 만큼 그의 권력 의지가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총 7장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마오쩌둥 시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공산당과 중국 권력의 상황을 언급하고 2장부터 결론까지는 시진핑의 일생과 가족사 그리고 그의 정치적 행적, 이후 권력의 정점에 올라 앞으로 보일 행보에 대해 분석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1장의 중국 공산당과 중국 권력에 대한 미시적 접근과 유사한 분석 방법이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6장 시진핑이 구상하는 향후 20년은 주의깊게 보기 시작했으나 딱히 별다른 내용은 없더군요. 중간에 할애되어 있는 시진핑과 그의 아버지 시중쉰을 비롯해 자신의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는 근래 여러 책으로 소개되어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사는 부친인 시중쉰의 여러 정치적 고초, 그리고 한때는 자신보다 유명세를 탔던 아내 펑리위안과의 두번째 결혼에 이르는 과정도 담겨 있는데요. 그의 가족사는 익히 알려진 바가 많습니다. 저자인 브라운은 이렇게 시진핑의 가족사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소위 그의 인생 역경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느끼게 하는 전략은 전임자였던 후진타오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후진타오는 자신의 부인이나 가족사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그에 비하면 시진핑은 여러 경로를 통해 소개되어 현재 국민들에게 이해되고 인식되는 모습이 꽤 흥미로운 점이라 분석합니다.

시진핑 자신의 가족사와 연관이 깊기도 한 1978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와 덩샤오핑이 비로소 정치적이로 일어선 그 이후를 구분하여 1978년 이전과 이후로 분리해 중국 정치사를 해석하는 방식과 분석에 대해 그는 전면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자신의 부친인 시중쉰을 정치적으로 고난을 당하게 한 원인이었던 마오쩌둥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의 여부를 떠나 1978년 이전의 마오쩌둥 통치 시기를 다시 재조명하고자 하는 의도에 대해 시진핑 그 자신도 마오쩌둥과 비슷한 정치적 행보를 걸으려 하는 것으로 브라운은 예측하고 있는데요. 즉, 덩샤오핑의 전면적인 개혁 개방으로 일종의 공산당 내부에서 이념적 수정주의가 주류가 되면서 과거 마오쩌둥 시기의 극도의 이념 투쟁적이고 1인 권력 시기에 대해 다소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에 이런 시진핑의 마오쩌둥 재평가에 대한 의도는 여러 측면에서 의심을 살 만하기도 합니다. 그 스스로 상하이 등지에서 경제 발전과 국민들의 생활에 관심을 보이며 개혁 개방을 지지했던 입장을 기억하는 우리로서는 권력의 정점에 서자 가깝게는 마오쩌둥과 멀게는 북한의 김일성 부자와 같은 비타협적인 우상화와 같은 방법으로 장기 권력을 획책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그야말로 기우에 지나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시진핑의 정치적 라이벌이라 불리우는 리커창과 리위안차오가 과거 성급에서의 작은 실수가 2000년 중반까지 국내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진핑이 이들을 제치고 권력의 우위에 서게 된 원인이라고 분석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시진핑은 자신이 원하는 권력에 다가가기 위해 가급적 몸을 낮추고 실수를 하지 않는 매우 신중한 접근으로 불필요한 해석이나 적을 만들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아마도 부친인 시중쉰의 정치적 부침을 몸소 곁에서 느꼈던 경험이 그러한 신중함의 원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전임 통치자였던 장쩌민의 후계라고까지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중국 공산당의 핵심부의 정치와 중국 권력에 정점에 있는 정치 행위들이 오늘날까지도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확실하지 않은 예측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더불어 브라운은 중국 공산당이 흡사 기업과 유사한 행태를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치의 특수성인 여러 인맥들에 의한 모호한 관계들로 인해 발생되는 구조적인 부패 문제를 사실상 필요악 내지는 쓰레기 처리장의 필수적인 존재성으로 해석해 일정 부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식의 이해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더욱이 시진핑이 그렇게 강조하는 권력층에 대한 부패 해소에 대한 의지에 상반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검소한 관리로 알려졌던 원자바오 총리의 일가의 재산이 어마어마한 것으로 드러났을때, 공산당 특권 계층과 엘리트 일가들의 다소 도가 지나친 경제적 부 문제는 중국 내부에서도 중국 공산당의 권력의 정당성에 큰 해가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외에도 시진핑의 권력과 공산당의 지배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이 고위층들의 부패 문제 뿐만 아니라 티베트로 설명되는 중국내 소수민족 문제, 홍콩과 타이완, 심각한 빈부격차와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배타성 등입니다. 선거를 치르지 않는 중국 공산당의 독재 권력체제가 여러 내외에 문제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다만 이러한 국내적 문제를 외부로 돌려 주변국과의 물리적 갈등 등으로 해소하려는 매우 손쉽고 이해타산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 내의 불안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 서구 열강에 의한 굴복을 최대의 수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것만이 제일 중요한 선결과제로 취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분열과 갈등 요인이 앞으로 2025년 이후의 중국과 그들이 속해있는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상황의 불안한 요소 자리매김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자신들이 강대국 지위와 그에 수반되는 대접을 받으려 몰이해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지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래 호주의 학자인 휴 화이트를 비롯한 조너선 펜비, 로버트 케이건 등의 오늘날 중국 관련 분석은 그만큼 해외의 전문가들이 중국의 행보를 유심히 보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읽은 니시무라 시게오와 고쿠분 료세이의 ‘중국의 당과 국가‘와 같이 읽으면 좋을 정도로 브라운의 이 책은 나름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권력 체계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진핑의 집권 2기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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