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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의 잠 못 이루는 밤 - 미국은 왜 북한을 두려워하는가
곽동기.문경환 지음 / 615(육일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펜타곤의 잠 못 이루는 밤‘ 은 두 명의 KAIST 출신의 학자가 북한 핵과 미사일, 및 전자전 능력에 대해 분석을 해 놓은 글입니다. 이 펜타곤의 잠 못 이루는 잠이라는 제목은 아마도 2012년 4월 19일 리언 파네타 당시 미 국방장관이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CNN방송과 가진 인터뷰중에서 나온 ˝유감스럽게도 요즘 내가 잠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는 표현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파네타 국방장관은 북한 미사일에 관한 질문을 받고 위와 같은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찌됐든 제목은 절묘하고 자극적인 배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마도 전체적으로 이 책은 공저의 형태로 집필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관련되어 출판된 많은 저서들은 거의 정치학자나 외교를 전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제가 일독한 글은 온전히 이공계 계열을 전공한 학자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들이 제법 있더군요.
먼저 북한이 핵개발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제법 설득력이 높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NPT를 탈퇴해서 핵을 개발한 것은 당시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선제공격 검토로 인해 더이상 NPT 체제가 비핵보유국이었던 북한의 안보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입으로는 거의 반세기 동안 미국으로부터 안보 불안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는 북한으로서는 꽤 자기모순적인 입장이긴 합니다만 그 진위 여부를 떠나서 꽤 흥미로운 해석이더군요. 북한이 우리에게 가한 안보 압력이이라는 부분을 배제하고 자신들의 체제 불안에 대한 입장만 주장하는 것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뒤이어 이러한 북한의 핵개발에는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무능이라기 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 이 큰 원인이며 부시 2기 말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한 몇번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지만 그것은 이미 북핵 문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너무 시기가 늦었다고 봐야겠죠. 즉, 이런 부시 행정부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위 전략적인 입장으로 인해 북한의 핵개발이 수행된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에는 저도 동의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6자 회담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어떤 실질적인 제스처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배경은 갖고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의지가 부족했다는 부분에서 평가하는 것입니다. 당시 미 행정부를 장악한 네오콘 세력이 아마도 북한과 같은 깡패국가에 대해 대화라는 선례를 남기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물리학을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의 인력이 우리가 추측하는 것보다 더 고도화 되어 있고, 그 기술 수준이 무시 못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물리학자들의 면면을 저자들이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초기에 구 소련의 과학자들이 북한 핵 개발에 도움을 준 이래로 일종의 자생적으로 연구 인원을 키워냈다는 것인데요.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더군요. 다만, 압둘 카디드 칸 박사와 같은 파키스탄의 핵기술 제공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세적인 북한 봉쇄에 있는 상태에서 그것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것은 동의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미 여러 책들을 통해 압둘 카디드 칸 박사의 북한 커넥션이 이미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파키스탄은 북한에 핵 기술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미사일 기술을 받았으리라는 평가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정보기관의 판단입니다.
끝으로 핵기술의 개발로 습득하게 되는 EMP 기술과 관련해서 보다 상세한 분석과 함께 러시아 과학자의 ˝북한이 독자적인 EMP기술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취지로 인용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사뭇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하겠더군요. 광화문 상공에 EMP탄이 터질 경우에 대해 간단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10월 한반도 위기설이 간혹 보이는 기사들을 보며, 요즘 이 시점에서 읽어보면 꽤나 의미심장한 글이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낙 온라인이라든지, 대형 서점에 북핵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와 있긴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정치권에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내용들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내용과 관련하여 반농담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만큼 꽤 비교적 상세하고 객관적으로 북핵과 미사일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김정은의 북한 정권이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