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경제학 - F16은 세계를 어떻게 빈곤에 빠뜨리는가
비제이 메타 지음, 한상연 옮김 / 개마고원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The Economics of Killing 이라는 원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인도와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반전 평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적인 인지도의 비제이 메타입니다.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인 메타에 대해 잠시 검색을 해봤습니다. 여러 TV 프로그램의 영상과 꽤 많은 기사들이 나오더군요. 더불어 인권 운동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행동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더군요.

일전에 미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임 대통령은 퇴임을 하면서 소위 군산복합체에 대한 경고를 하였습니다. 그의 연설은 후에 많은 학자들로부터 대단한 선견지명의 변이라고 평가되어 왔는데요. 마찬가지로 이 책의 큰 주제도 바로 군산복합체와 그 시스템과 영향력에 대한 것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글을 읽고 난 소감은 얼마전에 리뷰한 론 서스킨드의 ‘전쟁중독‘ 과 그 궤가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세계대전을 통해 태생한 군산복합체는 소위 전쟁을 먹고 산다는 표현처럼 미국의 엘리트 정치 권력에 많은 부분 편승해서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돈을 소비하며, 현재에는 노엄 촘스키의 표현대로 ‘미국은 거대한 군산복합체 국가‘ 라고 해석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즉, 저자가 이런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해 설명하는 것은 대략 이렇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본질적으로 석유를 좀 더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으며, 원유와 산업에 핵심적인 천연자원에 대한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동, 남아마메리카 등 권위주의적이고 부패한 정치권력을 지원하고 이러한 미국과 유럽의 제어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선출된 정부를 작전으로 전복시키려는 행태가 수없이 있어왔는데, 이것은 궁극적으로 군산복합체의 내포된 힘의 지향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몇 곳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여겨질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2009년 뉴욕발 세계 금융 위기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중국의 군산복합체가 직접적으로 겨룬 결과로 여기는 듯 했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대만과 일본, 한국, 사우디에 무기를 팔듯이 중국이 미국과의 막대한 무역 흑자를 투자할만한 것을 제공받았다면 부동산 붕괴로 인한 당시의 금융 위기는 어쩌면 대응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더군요.

중국은 전방위적인 불법 해킹을 통해 미국의 첨단 기술과 군사 기술에 대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꼭 미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중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사냥한다던가 이를 통해 국방의 현대화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중국은 자체로 거대한 군산 복합의 형태로 해석하는 듯 합니다. 화웨이의 예를 통해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메타는 전쟁과 자원 확보를 통한 이런 비도덕적인 침탈은 아프리카의 권위주의적 정부와 중동의 가혹한 인권 탄압 정권을 입맛에 맞게 지원하는 미국과 서구 유럽에 대해 매우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정치가들의 배만 불리는 이런 행태에 해당 국민들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패턴은 2등 국민 취급하는 각국의 소수 민족들의 인권을 도외시하게 되는 결과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원과 관련된 문제로 내전을 겪고 있는 상당수의 국가들이 이에 해당하는 거겠죠.

이렇듯 한쪽의 가난과 한쪽의 부유함은 동시대의 모습입니다만, 이러한 현실적 차원의 괴리는 더욱더 고착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심하게 표현한다면 국제적인 군사 산업 권력이 뒤에서 세계 무대를 조정하고 있는 듯한 현실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알려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정보를 접하지 않는 분들은 꽤 흥미로운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의 이론적 국제 정치학을 한편의 첩보물 같이 글을 이끌어 나간 것은 나름 장점이라고 여겨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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