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원전을 폐기해야 하는가 - 지구 곳곳이 후쿠시마다
게르트 로젠크란츠 지음, 박진희.정계화 옮김 / 시금치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뮤명한 독일의 유력지 슈피겔에서 편집장을 지내고 현재는 베를린의 독일 환경단체에서 정치와 언론 부서를 이끌고 있는 게르트 로젠크란츠는 해외에도 유명한 반원전주의자 입니다. 자신의 개인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원전에 대한 가감이 없는 현실적 정보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는데요. 세계의 여러 언론들로부터 인용과 인터뷰 제의를 받는 유명인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크게 여덟 부분에서 전세계가 시급히 원전을 중지해야만 하는 지상 명제에 대한 대체로 현실적인 이유들을 통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이 곳을 통해 리뷰한 헬렌 칼디코트의 ‘원자력은 아니다‘와 다소 중복되는 부분과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제가 이러한 점을 비판하려고 두 책의 비슷한 부분을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여기에서도 일관되고 동일한 반대 이유가 있다고 설명 드리기 위해 첨언을 했습니다.

로젠크란츠의 책을 통해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은 전세계 국가 내의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단체들이 미국의 방위산업체와 맞먹는 위상과 권력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의 원전 이익 단체가 정부에 생태에너지로 설명되는 친환경 발전 에너지에 대한 확대 의도에 로비와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확실히 이 원전과 관련된 이권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더욱이 원전 가동과 관련해서는 여러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면밀한 감시와 여론 환기가 원전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실례를 독일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것에 대해 원전론자들과 원전과 관련된 이익 단체들은 이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 원전 건설 비용에 대한 정보는 오로지 발전소를 짓는 원전회사에 일임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원전을 짓는 회사가 제출하는 비용을 해당 정부나 당국이 전부 수용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그외에도 원전 발전을 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 중에 폐기물 처리장을 짓거나 설치하고 있는 국가는 오로지 핀란드 1개국 밖에 없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대다수의 민주주의 체제에 있는 국가들의 시스템 하에 여론이 비등하게 되면 사전 조사마저도 하기 힘든 상황을 꺼내며 그만큼 원자력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을 대변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부합하는 사실입니다만, 문제는 폐기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각국의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죠. 그리고 전세계에 가동되고 있는 원자로들 중 4분의 3이 체르노빌 사태의 그 원자로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것들이라고 하니 이 부분도 경악할 만합니다. 사실 1960~70년대에 지어진 원전의 원자로가 지금의 시대에서 최신의 것이자 안전한 것으로 주장하기에는 미흡한 것이겠죠. 설사 원전 회사들과 원전론자들이 말하는대로 그동안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원자로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시스템들을 개선시키고 안전화에 박차를 가했다는 홍보성 발언들이 전부 믿겨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4세대 원자로도 그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도 않았고, 최신이라 일컫는 3세대도 확실한 안전을 답보할 수 없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세계의 4분의 3이나 되는 원자로들이 최신의 것과는 거리가 멀어 많은 사람들이 안전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입증하는 데 원전론자들과 원전 회사들이 노력을 해야겠죠. 그런 홍보성 이벤트를 제외하고 말이죠.

짤막하게 우리나라와 관련된 우려 사항은 지금 현재 중국 서해안에 건설되고 있는 20기의 원전들입니다. 중국 정부는 건설 기한을 6년으로 잡고 있다고 하는데요. 통상은 8년 정도라고 합니다. 과거에 2001년 9.11 테러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의 원전 시설에 대한 항공기 충돌을 감행하려고 했는데 타격하려는 원전 주위에 미국의 미사일 등 방어 시설에 자신들이 타고 있는 항공기들이 격추당할까봐 그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처럼 전세계에 원전들은 언제나 테러 단체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우리 나라도 원전 주위에 대공 미사일 같은 방어망이 구축되어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끝으로 원자로에 들어갈 원료용 우라늄의 고갈 문제도 큰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농축 상태가 빈약한 우라늄 광석을 아주 대량으로 채굴해야 될 판인데 그것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비용 상승 등 시간이 가면 갈수록 원전의 주변 여건이 안 좋아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장 하나 갖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전을 확대하고 원자로 구동을 연장하고 하는 것들이 과연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는 환경에 도움이 될런지는 심각하게 생각을 해봐야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