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중국을 움직이는 브레인
샹장위 지음, 박영인 옮김, 지해범 감수 / 린(LINN)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근래 미국과 유럽의 ‘중국위협론‘에 대한 글들을 접하면서 문득 시진핑 주석에 대한 좀 더 깊은 독해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마땅한 글을 물색하던 중에 중국의 제법 유명한 언론인인 샹장위가 쓴 이 책을 먼저 잡게 되었네요.

아시다시피 시진팡 주석에 대한 글은 많이 출판이 되었는데요. 저는 그의 개인사적 측면 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의 정치 문제에 관한 다각적인 부분에서 따로 나뉘지 않은 시진핑의 개인사와 그의 정치 이력 및 그에 바탕을 둔 전체적인 중국 정치의 분석을 다룬 글을 찾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샹장위의 이 책은 제 마음에 들었는데요. 전체 분량은 480페이지가 넘지만 번역도 나름 잘 되어 있어서 정말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의 다음 주자로 확정되어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정점에 오른 시진핑의 그러한 승계 과정은 익히 알려진 바대로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전략적 거래로 이뤄진 일종의 합의적 성격이 컸습니다. 후진타오는 리커창을 그 자리에 올리고 싶었지만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내포할 문제를 수면 아래로 정리하기 위해 이 노회한 두 과거 정치가들이 합의를 했다고 봐야겠죠. 물론 시진핑 개인이 아버지 시중쉰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절의 시련과 시험을 잘 견뎌내어 현재의 외유내강의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중국 공산당과 고위층의 인사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이러한 성공의 요인일 것입니다.

그러한 시진핑의 중국과 관련해 저자인 샹장위는 중국 내부의 빈부격차, 도농격차, 지도층의 부패 문제는 매우 심각해서 중국의 당국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경제발전에 올인해 왔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의 독기를 빼내기 위해 민족주의적 발현을 당국이 조장하며 미국과 일본과의 산발적 분쟁을 이용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내부 갈등이 중국의 정치 안정에 크나큰 장애로 대두될 것임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중국 사회는 이미 갈가리 찢어졌다.‘ 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가 앞으로 민족주의 노선을 걸을이 아니면 세계 모든 민족을 평등하게 대하는 보편주의적 가치관을 내새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 논의한 시진핑과 중국 군부의 관계 뿐만 아니라 당과 군의 이해 관계들을 놓고 봤을 때 간혹 군부와 당의 강경파의 목소리에 중국의 노선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지난 2009년 시진핑은 멕시코에서 화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혁명을 수출하지도 않고 기아와 가난을 수출하지도 않으며 국제 사회를 괴롭히지도 않는데 배부른 소수의 외국인들이 중국 내부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문제라고 발언하자 중국과 해외에서 큰 반응이 일어 났습니다. 이제 세계는 경제 성장과 인권이 반비례하는 소위 베이징 모델이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 요인이라고 평가하며 한동안 건드리지 않았던 중국의 인권 문제에 다시금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2위의 경제를 바탕으로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과 군사력 투사를 거리낌없이 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이 어떤 식의 노선을 걸을지 주의깊게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중국과의 대외 관계에서는 대만이 포함된 양안관계에서 과연 미국이 중국의 강제적 무력 통일 기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문제와 센카쿠/댜오위다오에서의 중일간 충돌 가능성이 이 지역 뿐만 아니라 전세계 평화와 관련하여 주시해야 될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과거 재차 중국은 평화로운 부상을 원한다고 했던 시진핑의 호언장담이 중국 내부의 문제와 군내의 강경파들을 관리하는 과정에 달려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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