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호랑이 - 중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려 하는가
피터 나바로 지음, 이은경 옮김 / 레디셋고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인 피터 나바로는 무역정책 자문기구 국가무역위원회 NTC의 초대 위원장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전공자답게 이러한 국제 정치적 주제를 관련 전공자나 연구자들과는 달리 알기 쉽게 주장하는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과연 미중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라는 탐구 주제를 놓고 자신과 독자들과의 현명한 해답찾기에 나서는 일종의 게임같은 설정으로 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이러한 평가는 책의 앞머리에 미 코넬대 출신의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이 ‘지정학 추리 소설‘을 썼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연유라고 생각하고 싶군요.

물론 나바로의 이 책은 허구나 상상이 섞인 소설은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전쟁으로 치달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 어쩌면 불행한 가정에 있기 때문일겁니다.
일독을 하고 보니 근래 미중 관계에 관해 출간된 여느 글들보다 저와 같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쉬운 논거와 주장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소주제별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잠시 생각해볼 질문들을 던지는 것은 기발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번역 또한 딱히 나무랄데가 없더군요. 미국에서는 2015년에 출판된 것으로 나오는데요. 미국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더군요. 그만큼 미중을 둘러싼 국제 정치적 요소들이 최신의 정보와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저자인 나바로의 노력이라 하겠습니다.

제일 처음을 장식한 의미심장한 주제는 ‘투디키데스의 딜레마‘ 입니다. 요약하면 부상하는 패권국과 기존의 패권국이 충돌을 일으킨다는 내용인데요. 이것과 관련해 민주주의 국가는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평화론‘과 더불어 중국은 독재 상태의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필연적이라는 주장을 한 학자들이 있습니다. 꽤 많은 글에서 이런 논점을 찾아보실 수 있을겁니다.

중국은 소위 말라카 해협에 거의 대부분의 해상 물동량이 집중되어 있어 이곳을 봉쇄당한다면 국내 경제는 물론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 명약관화해 그런 상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해군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 항공모함 대함 미사일 개발이나 랴오닝 함과 같은 항공모함 취역에 온 국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지난 1994년 필리핀으로부터 탈취한 남사군도 지역의 미스치프 암초 사건에도 기만과 역정보를 동원해 점유했고, 센카쿠/댜오위다오 지역의 영유권 주장과 그로인한 몇가지 사건, 이를테면 일본측에서 불법 조업중이라던 중국인 선장 억류와 관련된 일본측의 굴욕적인 외교 실패와 베트남과의 해양영토와 관련된 분쟁, 인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악 사이친과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의 갈등 등 근래 중국이 벌인 주변국과 관련된 심각한 영토 분쟁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인 중국의 행태가 주변국들에게 매우 우려를 안기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연구원인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이 다른 나라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며 다른 국가가 중국과 중국의 행동을 어떻게 볼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설명하며 이것이 중국의 국제 행위에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겠죠. 그러니까 자국의 이익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아주 강압적이고 비타협적인 노선을 보이는 것 말입니다.

이런 중국의 행동이 전략적인 것인지 아니면 국력의 배타적 투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시간이 계속 될수록 미국에게는 더이상 지금의 아시아 태평영 지역에 대한 영향력에 대한 중국의 침탈과 간섭을 불러올 것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두 강대국은 어쩌면 원치 않은 충돌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특히 대만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내의 동맹국들에 의한 연루의 문제도 상당하고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제적 상호보완이 무조건 전쟁을 예방해주지는 않는다고 저자는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가능성과 미국이 택할 선택은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베이징이나 평양이 핵으로 서울과 도쿄를 위협했을 때 미국은 로스엔젤레스를 버리며 이 양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그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 특히 일본은 중국의 세력권에 편입하거나 독자적인 핵무장에 나서거나 할텐데 양자 모두 미국을 포함해 주변에 불행한 결과만을 안길 것입니다. 비대칭 동맹 관계인 이런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책임져야하는 연루의 딜레마에 미국이 자신들 내부의 고립주의적 주장에 굴복하여 동맹을 파기하는 결과로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앞서 소개한 고든 창이 말한대로 미국의 안보 최전선은 하와이나 알래스카가 아니라 서울과 도쿄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간혹 주변의 지인들에게 대화 도중에 가끔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한국과 일본, 괌 등지에서 군사력을 철수 시키면 과연 중국은 어떻게 나올것인가. 중국은 어떤 식으로 이 지역에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가정은 그 결과가 매우 부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도 이 점을 언급하며 실제로 미군이 철수해봐야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알겠으나 그러한 결과를 직접 겪어봐야 알 정도로 중국이라는 국가의 행위는 계산할 수 없는 불예측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미중간의 이러한 전략적 불신관계‘는 해소하기 힘든 부분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소리높여 미군의 아시아에 대한 군사 주둔에 비난해왔지만 이들이 보기에 역설적이게도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대만은 30년이 넘도록 번영을 누려왔습니다. 물론 역대 미국 행정부가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고 칠레의 민주정부를 전복시키고, 그라나다 침공 및 최근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도 느낀 바지만 아직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영향력이 쇠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중 사이에 대결과 충돌은 더욱더 발생해선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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