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차이나 -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와 대담한 선언
쑹샤오쥔 외 지음, 김태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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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앞으로 중국이 가야 될 정치 경제학적 방향에 관해 쓴 글인 이 책은 2007년 이후 ‘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 에 관한 꽤 도발적인 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다분히 중국 국내의 민족주의적 시선을 염두해 두고 쓴 글이라 판단될 정도로 주장도 그렇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거 또한 꽤 공격적입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참고로 읽어야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현재의 중국인들은 자신의 역사를 아편전쟁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판단하는 듯 합니다. 저의 적당한 의문을 섞어 추측하는 표현으로 조심히 썼지만 많은 중국 관련 학자나 전문가들이 아편전쟁 후의 서구 열강이 침탈한 중국 역사를 매우 굴욕적이라고 여긴다고 평가합니다. 사실 아편 전쟁 전의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내지는 중화는 비록 주변국들을 억압하지 않고 군림하는 형태로 조공국의 이데올로기적 시스템이었지만, 현재에도 이러한 과거 역사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에게는 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통해 자신들의 국가 지위와 그것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싶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현재의 국제적 시스템에서 번영을 누리고 있는 중국이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서구 유럽이 일방적으로 만든 체제라고 해석하며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죠.

바로 그러한 중국 지식인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에 실려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세계에 대한 지배권이 약화되었다고 판단하며 이제 중국이 지도적인 위치에 서서 국제사회에 할말을 해야한다는 취지의 입장과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1959년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쫓겨나고 중국 본토의 공산당 정부가 UN에 가입하고 나서 그동안의 중국 정부의 국제 정책적 기조는 소련 정부와 의견을 같이해 미국과 서구 유럽의 대항하여 전략적 반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것을 꺼낸 이유는 그 당시에도 제3세계에의 지도국의 위치를 자처하며 미소 냉전의 사이에서 그러한 국제 사회에 고유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에도 소극적으로 나선 것은 당시 중국 정부의 선택이었습니다. 안보리 거부권을 잘 사용해 미국과 유럽의 정책을 무산 시킨것이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정치 행위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해석이죠.

현재까지도 중국 정부는 암암리에 내부의 민족주의적 주장을 묵인하고 있으며 그것의 실제 증거는 일본과의 관련된 사소한 갈등에서 아주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역사 해석 문제는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만 특히 중국 정치권의 이런 민족주의적 카드 선택은 주변국에게 우려할만한 시선을 주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외에 남중국해의 영유권 갈등, 댜오위다오/센카쿠 문제 등 다소간 민족적 속내를 건드리는 문제에 있어서 비정상적으로 대응하는 중국인들의 언동과 행위는 정말 우려될 정도입니다.

어차피 중국이라는 국가가 일당독재 하의 일사 분란한 국가 체제로 돌아가고 있기에 중국인들이 이러한 중국 정부의 묵인 없이 국제 갈등을 일으킬 만한 행동을 일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겠죠. 대충 그림은 그렇게 그려집니다. 이제 앞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이 조금이라도 더디게 된다면 중국 정치권은 이러한 민족주의적 발현을 통해 빈부격차 및 도농격차 같은 잠재해 있는 내부 갈등을 돌리려고 할텐데요. 그것이 어쩌면 중국 정부에게 주변국가들과의 갈등에서 출구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원천봉쇄하는 결과를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접받고 싶어하는 중국인들로서는 앞으로 그것의 시험대가 될 여러 문제들이 도처에 깔려있는 상황입니다. 모쪼록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중국인들과 중국 정치권의 속내를 좀 더 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참고할 만한 글이라고 해석하신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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