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아가리 - 홍세화, 김민웅 시사정치쾌담집 울도 담도 없는 세상 2
홍세화.김민웅 지음 / 일상이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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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 선생과 ‘보이지 않는 식민지‘의 김민웅 선생이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그 즈음에 이 ‘열려라 아가리‘ 라는 정치 대담집을 출간했습니다. 당시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먹고 사는것에 바빠서 저만치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저는 홍세화 선생님을 예전에 김규항씨가 주축이 되어 출간했던 잡지 ‘아웃사이더‘로 더 깊이 기억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지식인들중 거의 최초로 ‘상식적 톨레랑스‘를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우리 사회에 이른바 요청하셨죠. 그리고 김민웅 선생님의 책들중 삼인에서 나온 ‘보이지 않는 식민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도 저의 이십대 시절에 여러번 정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삼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좋아했는데요. 지금도 서가에 여러권이 있습니다.

두 분의 대담을 총 네 분야로 나눠 실었습니다. 비교적 편집이 잘 되어 있다고 느낀게 읽는 도중 중간에 두 분의 실제 사진이 흑백으로실려있는데 꽤 어색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독해를 그렇게 방해하지도 꼭 두 분이 나누는 대화의 현장에 저도 같이 있는 느낌이랄까요.

첫장에는 당시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기념(?)으로 정신적으로 우울해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적잖은 위로로 시작됩니다. 이것을 위로로라고 해석한 것은 오로지 제 개인의 따름인데요. 내용인 즉슨, 박근혜 정권의 거짓 공약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써 전 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체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지 않는 이상 그(박근혜)가 공약한 복지 분야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것은 자명했습니다. 더욱이 박근혜 정권이 전 정권의 이런 정책을 부정하고 뒤엎기란 거의 가능성이 없었죠. 이를테면, 정부가 주장한 기초노령연금을 실행하려면 결국 가진 자에게서 가져와야 하는데, 과연 박근혜 정부가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답하기란 이처럼 어려운 일입니다.

즉, 박근혜 정권의 근본적 문제는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민주화가 동시에 실패했는데, 이것이 제반 여건이 어려워 그런건지, 아니면 애초에 그럴 생각이 없었는지에 대해선 저로서는 후자에 더 의심을 둘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당시의 정치는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오로지 치안과 행정만이 남았고, 경제는 여전히 기득권층의 요구에 정권 자체가 함몰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기득권층들은 학벌로 강하게 연결되고 거기에다 과거 개발 독재 세력과 친일을 옹호하거나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지난 10년의 민주 정권인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를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크게 생각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목소리를 내어야 될 진보 세력은 ‘통진당 해산‘ 사태로 지리멸렬해졌으며, 여기에는 이석기씨의 엄연히 잘못된 언사와 행동 그리고 내부의 파벌 문제로 그런 상황에 없지 않아 부채질을 한 요인이 있으며 이러한 근본적인 상황에는 더이상 공부하지 않는 진보 계층에 책임이 있다고 홍세화 선생이 언급합니다. 학습해서 사고하고 더 자신을 성찰해야하는데 20대 수준의 의식으로 현재의 사회와 정치적 상황을 해석하려고만 하는 모양새라 홍 선생은 이것이 큰 문제라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거기에다 기존의 공약을 뒤엎고 대선 당시 일부 경제 민주화 인사들을 도태시키고 전정권의 언론 장악을 유지하여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정권에 사실상 희망이 없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언론인들도 마찬가지로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전혀 읽지 않으니 정권의 입맛대로 언론을 세운 것도 있지만 분명 언론인들 스스로 학습하지 않고 성찰하지 않는 부분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해야겠죠.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사회 시스템이 건전한 상식 조차 정권의 지대한 불순으로 생각해 엄정히 관리해 왔습니다.

이렇게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치-경제-사회-복지-교육 을 주제로 두 분의 대화가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줍니다. 읽는 사람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두 분의 대화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화속에 인용된 여러 지식인과 학자들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고 저도 몇몇의 책은 추후에 구해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첨예하고 날카로운 정치 사회 비판서 라기보다는 편하게 일독을 할 수 있는 교양서의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마도 민주 정부가 들어선 즈음에 읽는 것이어서 제 마음이 제법 편해져서 그럴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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