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스웨덴 출신의 기자로서 1995년부터 아시아에서 머무르며 이 지역에 관련된 현장취재를 통해 쓴 기사들이 세계 여러 유수의 언론사들에 실렸습니다. 아시아 정치와 역사에 관련된 책도 여러권집필할 정도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사람이라고 봐야겠죠.차이나 브라더스라는 제목에 중국의 신 인해전술이 세계를 집어삼키다 라는 다소 자극적인 부제로 장식한 이 책에 저는 저자의 현장 답사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태평양 거의 전지역을 아우르는 배경지식에는 이러한 체험이 바탕이 되어 있더군요.극동 지역에 사는 러시아인의 47%가 진심으로 극정 지역 영토가 중국에 합병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문조사가 말하든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가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중국인들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현지 권력과 이권으로 결탁하고 여러 경제적 사업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을 고용하지 않고 중국내에 노동자들을 수입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가 있더군요. 중국인들의 사업 구조적인 폐쇄성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패턴은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9.11 사태 이후로 중동에 신경을 뺏긴 미국이 자신들의 앞마당과 다름없는 태평양 지역에 점차 중국이 침투하는 상황 또한 현지에서 직접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설명이 뒷받침 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소규모 도서국가들에게 원조 공여와 경제적 투자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정책이 원래는 대만과의 외교적 경쟁이 시초였으나 점차 어족자원을 비롯한 현지의 자원 수입과 동맹 내지는 협력국을 확대시키면서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호주의 세력추이를 자신들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러한 제 추측을 부인하겠지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중국의 대 ASEAN 외교가 이런 형태입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이미 외교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의 충실한 협력국이고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도 최근에 말라카해협에 인접한 몇개의 항만에 개발을 명목으로 지원을 함으로써 인근 인도의 매우 심각한 우려를 일으키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최근에 발생한 남중국해의 영유권 확대는 이러한 사전 작업이 오랫동안 작용한 결과로 아세안 내부에 불화를 일으켜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한 미국의 상대적 영향력 감소가 원인이 되었습니다. 뒤늦게 지난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 회귀 내지는 재균형 정책을 다시금 채택하며 지역내의 동맹국들과 안보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을 시의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 당국은 자신들의 원조 공여가 상대국의 내정에 개입할 의도가 전혀 없는 순수한 목적이라고 강변하지만 아프리카 사례를 보았을 때 이러한 주장에 즉각 수긍하기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태평양 지역 소국들에 대한 중국의 이해관계가 단지 대만과의 외교 대결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민간 측면에서도 근래 이 나라들에 중국인들의 이민이 확대되어 전방위 적인 중국의 침투에 놓여 있는 것도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호주나 뉴질랜드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중국계 이민들이 시민권과 국적을 취득한 해당 국가에 대한 충성보다는 모국인 중국이 자신들의 나라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이미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인 한국과 일본, 호주 등지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단순한 인종적 적대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간 중국 정부의 행동이 우려할 만한 부분이 있었고 경제적 발전으로 자신들의 강화된 국가 위상에 걸맞는 대접과 동시에 영향력을 투사해 미래에 미국과 경쟁하려는 의도가 안보적인 측면에서 여러 국가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끝에서 저자가 밝힌바와 같이 태평양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의 중국의 침투가 과연 어떻게 어떤식으로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