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넘어서
프랭크 칼스턴, 커렐 베크만 지음, 구미화 옮김 / A북스(에이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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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제목만 봐서는 다소 과격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을까 미리 짐작이 되었지만 저자가 서두에 밝히듯 누구나 쉽게 이해할 만한 쉬운 문장으로 작금의 민주주의에 대한 비평을 담은 글입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 따라서는 반응이 엇갈리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책을 집필한 사람은 두 명으로 네덜란드 출신의 리버테리언입니다. 여기서 리버테리언은 쉽게 풀이하자면 자유주의자라고 말 할 수도 있겠군요. 다만 이들이 무정부주의적인 완전한 시스템적 자유주의자라고 해석할 필요는 없는 듯 보였습니다.

무언가 선언처럼 저자는 15년전까지는 의회 민주주의를 믿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철회한 입장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책에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수에 의한 지배, 투표를 통해 선출한 우리의 대표자가 우리의 의지대로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는 부분, 많은 규제와 복지제도, 교육제도 등 의회 민주주의 하에서 정부가 행하는 많은 개입에 대해 반대를 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반대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인의 삶에 밀접한 부분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과연 긍정적이었는가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하는 입장이더군요.

특히 냉전시기라는 특별한 시기에도 유럽과 미국이 번영하게 된 것은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 때문이 아니라 진보의 측면에서 그렇게 번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꼬집어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하겠더군요. 물론 다수의 지배가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반대의 소수에 속한 이들의 권리가 무시될 가능성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하지만 저는 개인의 사익추구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사회 시스템의 붕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제도가 개인의 안전한 삶과 토대를 위해서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고 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그 대안으로 밝히는 것이 스위스에서의 내밀한 분권화입니다. 인구 800만의 유럽 소국이 지방 분권화를 성공적으로 장착해 전세계에 수위에 꼽히는 번영된 국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스위스가 다수의 유럽 국가로부터 중립화 되어 굳이 큰 정부가 필요해지지 않은 이유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중립국이 되어 반대급부로 금융 시스템이 발전한 것도 이 나라의 번영에 큰 계기가 된 것이죠.

글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는 매우 상반된 개념입니다. 흔히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 진보는 점진적인 평등과 복지를 위해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지만 양쪽 다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중시하고 존중합니다. 자유주의자들이 강조하는 민주주의가 자유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개인의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가하지만 완벽한 자유주의는 인간 사회에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인간의 이기심‘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들이 항상 정의롭지는 않으며, 그 때문에 헌법을 통해 소수에 속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최대한 개인의 삶을 제한하지 않게 하기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권력의 남은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념대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시민이 그것을 위해 정의로운 권력에 자신의 의지를 보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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