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신시대와 동아시아 국제정치 - 제1권 국제정치분과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논문집 1
하영선.오코노기 마사오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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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라는 한일 양국 13명씩의 총 26명의 멤버가 모여 2009년에 첫 모임이 열렸고 이를 바탕으로 총 3권 분량의 책이 출간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 교수인 하영선 선생이 편역을 하였고 출판은 도서출한 한울에서 맡았습니다.

이 책에는 총 8편의 논문이 실려있는데요. 일독을 하고 나서 잠시 고민해보니 일본측 학자들의 주장이 반영된건가 하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한일협력과 중국의 대두에 대한 한일 정부의 대책 및 북한 핵문제, 그리고 한일 군사협력 가능성 등 지금 당장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더군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역사 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위안부 문제 입니다. 책의 대 전제가 한일 신시대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서로 얼굴 붉힐 일은 논의하지 않는 것으로 타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에 이곳을 통해 리뷰했던 ‘질곡의 한일관계 어떻게 풀 것인가‘ 도 그렇고 문정인 선생이 엮은 ‘일본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의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가장 큰 이해상황이 안보 문제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점차 지역내에서 대두하고 있는 중국과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하는 듯 했습니다. 즉 ‘너희들 우리 일본과 협력해서 중국의 굴기에 대처해야하지 않냐.‘ 사실 2010년 경부터 지금의 한일 관계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일본의 책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독도 문제도 그렇고 위안부 문제와 역사 문제는 한일 관계에서 매우 뿌리 깊습니다. 이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 실려있습니다. ˝누구라도 납득할 ‘유일 사실의 역사‘는 없다는 지적 관용이 요구된다.˝ 저 짧은 한 줄에 저는 말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소개되는 일부 논의들은 충분히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비서구 국가로서 성공적인 시장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양국의 경험은 서로 협력과 대화에 좋은 기반임에도 미국이 자랑하는 아시아의 민주주의의 두 국가가 이런 상황인 것은 확실히 정상은 아닐 겁니다.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성장과 그에 따른 군사적 팽창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며 중국 대응에 골몰하면서도 근래 계속 터지고 있는 북핵 문제에 우리의 협력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내비치고 있는 일본의 행태는 이웃 나라의 국민들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데 아직도 일본 내의 지식인들은 내편 아니면 말고 식이니 정말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앞서 지난 책들에서 미중관계를 설명할 때 반복적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적지않은 전략적 불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데요.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삼각 동맹의 긴밀한 협력 체제를 추진하고 싶겠지만 미국의 압력 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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