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세계 - 21세기 세계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장궈칭 지음, 허유영 옮김 / 이론과실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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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국제전문가이며, 중국내에선 뛰어난 오피니언으로 평가받는 장궈칭입니다.

미국의 9,11 테러와 일본의 3,11 지진이 현재의 세계 지형을 바꾸었다고 판단을 하고 있지만 완독을 하고 난 지금에도 저 주장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직 이해가 안됩니다. 아마도 저의 짧은 머리를 탓해야겠죠.

전체적인 이 글의 형태는 근 20년 동안 세계의 굵직한 사건들을 일종의 칼럼 형식으로 풀어나가며 주장을 내세우는 식입니다. 사실 제가 간과하고 있던 것은 소위 중국내의 어떤 권위의 전문가라든지, 싱크탱크 연구원, 대학 교수 등의 지식인 계층들은 다소 애국주의와 민족적 배타주의에 다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여태 읽어본 이러한 범주안에 들어가는 저자들의 저작물들이 그런 경향들이 있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을 내새울 수 있지만 그러면 글이 장황하게 될 듯 싶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석유 쟁탈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프랑스의 리비아 반군 지원과 푸틴으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내정,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개입, 테러와의 전쟁, (거의 내용이 없다고 봐야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해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흥미로웠던 점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국내에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독재자와 다름없는 정권에 매우 긍정하는 의견을 보태고 있습니다. 과거 오바마 정권이 대 중국 정책도 실패했으며 마찬가지로 대 러시아 정책도 크게 실패했다고 여기고 있더군요. 이 부분과 관련된 구절중에는 ‘러시아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확대보다는 강한 러시아를 원한다‘ 는 표현을 들어 현재의 중국의 일당독재를 운운하는 듯한 모습과 눈앞에 겹쳐졌습니다. 어차피 두 나라는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유사하니, 최근에 베이징 컨센서스를 강조하는 중국의 정치권처럼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민주주의를 채택할 필요는 없다고 여기는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했군요.

이와 별개로 글 대부분이 미국에 대한 상세한 정치, 경제적 혹은 외교적 비판으로 되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란에 대한 미국 개입을 꼬집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미국이 인도에 대한 무분별한 핵 보유국 인정에 대한 비판도 인도의 핵은 용인하면서도 왜 이란의 핵은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중국 내 지식인들의 주장들과 오버랩이 되는데요. 사실 중국측이 이런 말을 할 건덕지가 없죠. 파키스탄의 핵무장에 관여한 국가는 아시다시피 중국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저자의 주장에 수긍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만 일본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서 ‘일본이 2차대전 당시에 심대한 고통을 준 주변 국가들에게 마음으로 부터 우러나오는 사과와 진심어린 화해에 힘쓴다면 북미의 캐나다 처럼 존경과 신뢰, 경제적 번영으로 자리매김하는 지역내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에 지극히 수긍되더군요. 끝으로 덧붙여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 여겨질 만큼 많은 부분을 그것에 할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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